김지운에 대해서는 그냥 평균 이상은 하는 재능있는 감독이라는 느낌.

근데 영화들을 보면 언제나 2% 정도 모자라는 느낌이었어요.

뭐 항상 평균 이상을 유지하기도 어려우니 나쁜말은 아니죠ㅋ

 

이번 영화도 괜찮긴 했어요. 긴장감도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고. 근데 언제나처럼 약간 아쉽긴 하네요.

장르를 바꿔가면서 외면적인 구성은 정말 완성도있게 만들어놓는건 감탄할만한데

알맹이 면에서 조금 아쉬워요.

 

이슈가 되었다시피 표현이 좀 잔인하긴 한데, 그래도 스너프라고 표현할 정도로 막가진 않았더군요. (심의때문에 잘려나간 것도 감안을 해야겠지만요.)

근데 제가 좀 불만이었던건 그 고어 묘사 자체가 아니라 그 "섬뜩함"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너무 장면묘사에 의존한게 아닌가 하는 거에요.

비슷한 류의 스릴러에서 섬뜩한 느낌을 주는건 고어 장면이 아니라 상황이나 연기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잖아요.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긴장감이 모자라다는 건 아니고, 시각적으로 끔찍한 장면들을 집어넣으면 그 장면들에 압도되어서 인물간의 심리묘사나 상황이 만들어내는 섬뜩함에 집중이 되질 않죠.

 

최민식의 연기는..그냥 악독한 연쇄살인마 그대로, 감독이 원했던 바를 100% 보여준 것 같고

이병헌은.. 이부분이 좀 아쉽긴 한데,

이병헌 연기가 별로였다는게 아니라, 그 캐릭터 자체가 심리묘사 면에서 좀더 섬세하게 다뤄졌으면 더 괜찮았을 것 같네요.

 

제가 김지운에게 항상 아쉬워하는 부분도 그 부분인데,

놈놈놈에서나 달콤한 인생에서나 구성을 깔끔하게 만들어놓는것 외에 좀 집중해서 파고들어야할 것 같은 부분은 파고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특히 이번에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악한의 대사로 처리되어버린 게 좀 불만이었는데,

그렇게 하는 대신 이병헌 캐릭터의 내면적인 갈등이나 상황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서 좀 쉽게 간 느낌이 들어요.

 

암튼 좀 아쉽긴 하지만 근래의 한국영화 중에서는 괜찮게 본 편이고,

그럼에도 팝콘 먹으면서 즐길만한 영화는 아니라 함부로 추천은 못하겠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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