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감상:

 

미친 놈에게 장단 맞추면 패가망신한다.

 

 

어제와 오늘.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를 연속해서 보았습니다.

아저씨는 좀 웃겼어요. 특히 원빈이 자꾸 최민수 성대모사(?) 할 때는 자꾸 피식피식 웃게 되더군요.

악마를 보았다는 아저씨보다 몰입도는 있었지만 마지막 1시간 동안에는 시계를 좀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약혼녀 집 찾아가서 패악질 하겠구나 라는 게 너무 쉽게 예상되어서 장인과 처제의 죽음에도 별로 감흥이 안생기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끔찍했던 최민식의 악마짓은 간호사를 상대로 한 것이었어요.

한 낮에 병원인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무섭더라고요. 그 반말하던 의사 아저씨는 진작 죽었었겠죠.

 

사실 보기 전에는 조금 걱정도 했는데 별로 그렇게 못 견디게 잔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비현실적이고 "영화" 같아서 오히려 긴장이 안되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악마같은 인물은 판의 미로의 그 대령(인지 장군인지)이었어요.

거울을 보면서 자기 입술을 꿰메던 장면이 그 사람의 악마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죠.

그 사람이 고통과 공포 자체에 무감각하다는 게 느껴졌었거든요.

 

아마 최민식 캐릭터도 그런 점을 노렸던 것 같기는 해요.

근데.........

행위에 자기 맥락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그냥 폭력적인 사이코 같아서 별로 감흥은 없더라고요.

단순 무식하고 멍청한 사이코와 진지하게 대화하려고 하는 국정원 요원을 대비시키려고 한 의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드러났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잘려나간 1분 30초 때문인지 원래부터 영화가 놓친 구멍인지 확신이 들지는 않습니다.

 

저한테는 정말 와사비가 덜 들어간 초밥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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