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문제점이 터져 나옵니다, 그 문제점들이 드물지도 않고

해결이 잘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가정 폭력도, 젊은 층의 저소득 고실업 多비정규직少정규직 문제도.


OECD 나라들과 비교한 한국의 삶이라는 짧은 정리를 보아도 그렇고

인간개발지수 이야기로 들여다 본 것도 그렇습니다.


자조적으로 '노답이다' , '노답 노퓨처'(이건 제가 좋아해서 자주 쓰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라고

하는 말도 흔히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그렇게들 한국만 좋으세요? 한국에서만 살고 싶으세요?

왜 떠나볼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적을까요?


전 이게 참 신기해요.


여자들 많은 게시판에서,

만날 남자 욕 시댁 욕 늘어지게 하는 글들이 날마다 봇물 터지는 거 보다가,

하루는 제가 이렇게 물어보는 글을 써 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도 시댁이 싫고, 그렇게도 남자가 싫다면서,

그런데도 참 남자 좋아들 하시네요, 결혼 하고 싶어 하시고요.

정말 그렇게 좋으세요?'

라고요.


그러니까, 그 글에는,

그래 좋다, 좋아 죽겠다, 행복한 사람들은 말을 안 하니까 그런 글은 없는거나

그런 리플들만 줄줄 달리더군요.


근데 그 글이 페이지도 넘어가기도 전에,

다시 나이든 주제에 좀 고스펙이라고 젊고 이쁜 여자 밝히는 남자 욕,

개천용이 내 부모님 돈 황송해 하고 날 잘 받들어 모실 줄 알고 결혼했더니

나더러 시댁 잘 받들어 모시지 않는다고 불평한다면서 개천용 남편 욕,

전화 안한다고 불평한다는 시부모님 욕,

내 맘에 드는데 나보다 더 이쁜 여자 좋아한다는 남자 욕 등,

평소 욕하던 욕들이 다시 줄줄 이어지더군요.


어쩌다 한번씩, 남자한테 남들한테 바라지 않고 나는 내 능력으로, 내 힘으로

당당히 산다, 느이들도 그리 해 보는 것이 어떠냐? 라는 글도 올라오지만,

그러면 한국의 남녀 임금차, 출산 뒤 한국 여성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경력 단절,

좋은 직장에서 으례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구성 노동자들의 성비차 등을 또 줄줄

이야기하며

그러니까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밝힐 수밖에 없는 거야~ 라고 하는 리플이 줄줄줄.


한국 남자 어쩌고 저쩌고 하다더니, 내가 겪어보니 실로 그러하더라.

그래서 난 외국 남자랑 결혼했다, 근데 그랬더니 생각지도 못하게 이러저러한 것들이 안좋다.

뭐 이런 글 올라오고, 그럼 또 역시 그러니까 고스펙 한국남이 한국녀한테는 낫다느니,

외국남은 서로 좋을 때만 좋고 마음 식거나 외도하게 되면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니

여자한테는 위험하다느니, 여자가 손해본다느니(그놈의 여자가 손해본다 소리는 참 어디에도

그리 잘 갖다 붙이는지)...


정말,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서 바라는게 뭐야!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할건데?!!


소리가 터져나오는 일들이 사방이네요.

뭐 그런 곳들 구석구석에 재미있는 면도 있고 웃기는 면도 있고,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관음증스러운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면도 있으니 물론 저도

그런 데 다니고 그런 글들 보기는 보는 건데요.


남자들은 오히려 적응책, 해결책들을 찾아가고 있는 걸로 보이거든요.

욕심 줄이기, 직포연포결포하기, 결혼했어도 애포하기, 적게 먹고 가늘게 싸기,

2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거리를 잠자코 받아들이기 등등.


오히려 욕심을 포기하지 못하고 적응 거부하고 해결책 찾는 것도 거부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것이

한국의 젊은 여성층 가운데 다수인 것 같아요.

40대에도 장동건이랑 결혼한 건 그 여자가 고소영이었으니 그랬던 거고,

30대에도 원빈하고 연애하는 건 그 여자가 이나영이니까 그런 건데,

자기는 고소영 이나영하고 안드로메다보다 더 멀면서 여전히 욕심을 꺾지 못하고

눈을 낮추지 않으려고들 하고...


이런 글 여기다 왜 쓰냐고 할 분도 계실거 같으니, 그 이유도 쓸께요.

그나마 듀게가, 이런 글에, 날이 서 있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진지하고 납득이나 이해를 해 볼

생각이라도 들만 한 의견을 받아볼 수 있는 곳이라서요.


그래서 좋은 소리 못 들을 줄 알지만, 여기다 씁니다.


뭐 안전장치로서 설명 드리자면,

위에 줄줄 이런 경우 저런 경우들을 예로 들었지만,

어느 하나도 '누구는 전부 그렇다' 는 이야기가 아니며, 어디에 설사 전부 그렇다는 듯이 써 있는

곳이 있다고 해도 그건 전부 그렇다고 쓴 것이 아닙니다. '대체로 그런 듯 하다' 라는 겁니다.


대체 는 그럼 어느 만큼이냐? 라면, 40~60% 정도 라고 해 두겠습니다.

절반 이쪽저쪽 정도라는 거죠, 압도적 다수 도 아니고 압도적 소수 도 아닌 정도요.

예시에 따라 20~30% 정도인 것도 있을 수 있고, 예시에 따라 70~80% 정도인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오직 그 예시에서만 그렇습니다.


의견이 대립될 만한 글을 쓸 때는 가능한 한 자세하고 길게, 이유도 밝히고 배경 설명도 넣는 편이

쓸데없는 싸움거리를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 글에서는 최대한 그리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하려고 하니, 글이 제가 하려던 이야기보다 두 배 세 배 정도로 길어지는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6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18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701
121191 여자친구가 자신의 바뀐 모습에 너무 힘들어해요(게슈탈트 붕괴현상?!) [13] 잠시만 익명 2011.06.27 5347
121190 문명 3일 후기 [18] purpledrugs 2010.10.12 5347
» 뭐 선문답스러운 글을 써서 욕을 먹어 본 적이 전에도 있긴 하지만... [100] 파릇포실 2014.07.28 5346
121188 SNL Korea 첫방송 [69] 가라 2011.12.03 5346
121187 성추행의 기억 [25] 피카츄 2014.02.19 5345
121186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논란 [24] 푸른나무 2013.11.12 5345
121185 셜록 시즌2 완전 대박이네요. [8] CrazyTrain 2012.01.03 5345
121184 제가 이런 내용의 쪽지와 메일을 매일 받습니다. [25] DJUNA 2011.09.14 5345
121183 강남스타일 패러디는 어디까지 갈까요(...) 미국 오하이오대학 브라스밴드 버전 [10] 01410 2012.09.23 5345
121182 용돈 3천만원의 남자들 [14] 사과식초 2010.08.20 5345
121181 월드스타 비의 뒤를 잇는 니콘의 새로운 모델 [2] 싱클레어. 2010.07.19 5345
121180 제 친구가 열 살 넘게 차이나는 미녀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15] 국사무쌍13면대기 2013.03.12 5344
121179 (바낭) 힐링캠프 이정재 편을 보고.. 이런 저런 잡담 [16] 방문객21 2013.04.16 5344
121178 카레 좋아하세요?? [31] gloo 2012.05.14 5344
121177 크록스 편한가요? [8] 멜로봇 2013.05.09 5343
121176 [바낭] 전지현이 하정우를 좋아하나요? [9] 보람이 2013.06.16 5343
121175 [듀나인] 고양이가 자꾸 꽃을 먹어요. [13] 나미 2013.04.12 5343
121174 헐, 가짜 순우리말이 이렇게도 많았다니 [21] 새치마녀 2012.05.09 5343
121173 육회 먹을때 조심하세요.(일본 육회 식중독 사망 관련) [15] 자본주의의돼지 2011.05.06 5343
121172 권교정씨가 암에 걸리셨다는군요. [14] Diotima 2011.06.21 53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