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시간 42분. 장르는 코미디에요. '액션/코미디'라고 주장하지만 여기에 '액션'을 붙이는 건 액션을 모독하는... ㅋㅋ 암튼 구체적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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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사나운 것이 딱 영화 컨셉과 어울리는 좋은 포스터입니다.)



 - 메소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님께서 이 영화의 주인공 니콜라스 케이지를 연기하십니다. 한 때 헐리웃을 주름잡는 톱스타였지만 흥청망청 대충 살다가 커리어도 망했고 경제적으론 빚 투성이에 이혼한 전 와이프도, 하나 있는 딸래미도 모두 자기를 한심하게 보고 있어요. 모처럼 맘에 드는 역할이 생겨서 '원한다면 오디션이라도 볼 게!' 라며 들이대 보지만 소박 맞구요.


 그런 판국에 '일단 빚이라도 갚고 보자'라는 매니저의 권유대로 어떤 갑부의 생일 파티 초대 손님 역을 받아들이고 먼 길을 떠납니다만. 오. 이 사람 의외로 사람도 좋고 뭣보다 진짜 레알 니콜라스 케이지의 찐팬입니다. 심지어 영화 취향도 괜찮아서 대화도 잘 통하구요. 저엉말 오랜만에 편안한 맘으로 예술 대화도 나누고 자긍심도 리필하는 행복한 케이지씨입니다만. 갑자기 들이닥친 CIA가 '그 놈은 무기 암거래 시장의 큰 손이며 지금 어떤 나라 대통령 후보의 어린 딸을 납치해 위협 중이다'라며 스파이질을 해달래요. 그럴 리가 없는데!! 하지만 시키는 일은 해야할 것 같은데!!! 과연 갑부 '하비'의 정체는!? 메소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스파이 흉내의 결말은!!? 무너진 가족 관계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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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바로 메소드 배우다!!!!)



 - 한동안 브루스 윌리스와 니콜라스 케이지의 초현실적으로 망가진 커리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였죠. 결국 둘 다 사정이 밝혀지며 일단락되긴 했지만 물 건너 사람들도 그게 참으로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이런 괴이한 기획이 실제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수 있었겠죠. ㅋㅋ

 이 영화 속의 니콜라스 케이지는 정말로 니콜라스 케이지입니다. 아니 물론 이런 픽션 속에 들어갔는데 그게 100% 본인일 수는 없겠죠. 하지만 영화 속에서 전달되는 정보들은 대부분 현실의 그것과 같아요. 그리고 영화는 계속해서 니콜라스 케이지에 대한 TMI를 던져대며 그걸 농담 거리로 삼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예술관, 연기관, 출연작들의 뒷 이야기 같은 게 계속해서 튀어나오거든요. 그래서 얼핏 보기엔 진짜로 니콜라스 케이지에 대한 팬무비처럼 보입니다. 그렇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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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히 팬이 아니어도 '아 이거 그거구나'라고 알아보시... 지 않을까요? 전 그런데요. ㅋㅋ)



 - 문제는 앞서 말 했듯이 당연히 영화 속 니콜라스 케이지가 진짜 현실의 니콜라스 케이지와 일치할 리는 없다는 겁니다. 일단 가족 문제만 봐도 그렇죠. 영화 속의 전처와 딸은 현실의 전처와 딸이 아니거든요. 니콜라스 케이지는 젊은 동양 여자랑만 연애하고 결혼하고 다닌지 오래잖습니까. 샤론 호건의 비주얼을 한 전처나 케이트 베킨세일과 마이클 쉰의 딸래미처럼 생긴 20대 딸 같은 게 있을 리가 없구요.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좀 괴상한 재미가 생깁니다. 과연 이 영화에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읊어대는 본인의 취미, 성향, 가치관 같은 건 얼마나 진짜 니콜라스 케이지 본인의 것일까요. 이 양반이 떠드는 옛날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건 얼마나 사실에 가까울까요. 뭐 대단한 영화광이거나 니콜라스 케이지의 찐팬이라면 보면서 바로 캐치할 순 있겠지만 전 그냥 모르겠더라구요. 하지만 이렇게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괴상한 방식으로 무너뜨리고 혼란에 빠트리는 건 나름 재밌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왜냐면 제가 이 혼돈을 즐겼으니까요. 우주의 중심은 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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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진짜 니콜라스 케이지 같은데 당연한 듯이 가짜 가족이 등장해서 가짜 이야기를 하니 정신이 마구 산란해지는 것입니다.)



 - 이런 부분을 제끼고 그냥 이 영화란 대체 어떤 물건인가. 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대충 막 나가는 허랑방탕 개그물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진지함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드립으로 시작해서 드립으로 끝나는 그런 영화에요. 간신히 얼개만 존재하는 모험담을 핑계로 니콜라스 케이지 농담과 헐리웃 영화판 농담을 런닝타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던져대는 게 존재 의의죠. 다행히도 그 농담들은 꽤 타율이 높아요. 재치 있는 농담도 많거니와 주연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와 페드로 파스칼의 작정한 개그 연기가 꽤 잘 먹힙니다. 사실 좀 90년대 헐리웃 코미디 영화들 스타일의 노골적 개그 연기들이라서 웃김과 유치 사이에서 아슬아슬할 때가 많습니다만. 둘 다 실력 있는 배우들이니 유치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서 썰렁해지는 장면은 별로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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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영화의 분위기는 대략 이런 거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 다만... 아무리 최종 목적이 그런 영화라고 하더라도 뼈대가 되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무성의한 편입니다. ㅋㅋ 그나마 하비의 정체가 미스테리로 존재하는 중반 정도까진 괜찮은데. 모든 미스테리가 다 밝혀지고 정답이 제시되고 난 후, 그러니까 클라이막스에 돌입하는 부분 부터 엔딩까지는 솔직히 '탈력'이라는 표현이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차피 이런 영화 결말이 이거 말고 더 있겠어?'라는 식으로 뻔뻔하게 대충 막 흘러가는데, 아... 그래도 이보단 좀 낫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좀 아쉽더군요. 특히나 '액션' 쪽은 상태가 많이 심해요. 웃기는 게 목적이라면 '뜨거운 녀석들' 같은 스타일로 연출한다든가 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이 영화의 액션은 웃기기 위해 엉성한 게 아니라 그냥 무성의합니다. 심지어 그 대목에선 주인공 둘이 다 진지하기 때문에 웃기지도 않는데 그냥 허술하기만 하더라구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저예산 액션 영화의 액션도 이렇진 않겠다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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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로서는 썩 괜찮았으니 끝까지 그냥 그쪽에 방점을 찍는 전개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딱히 길게 말할 게 없는 영화라서 빠르게 마무리하겠습니다.

 진짜 그냥 생각 없이 가볍게 즐길 코미디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상당히 즐거운 시간 보내실 수 있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호감이 있거나 아님 그냥 관심이 많거나 하는 분들이라면 더 더 재밌을 거구요.

 하지만 뒷심이 약해서 뒤로 갈 수록 좀 심심해지는 편이고. 또 재밌는 장면들이 잔뜩 있어도 영화의 이야기 자체는 영 별로라는 거. 하다 못해 클라이막스에 뭔가 야심찬 농담 하나 어떻게 만들어 넣어줬다면 인상이 훨씬 좋아졌을 텐데. 그게 참 아쉽네요.

 그러니 기대치를 좀 낮추시고. '니콜라스 케이지로 웃기는 영화' 라는 컨셉이 본인에게 얼마나 재밌을 것인가... 를 생각해서 관람 결정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전 어쨌거나 재밌게 봤어요. 이렇게 속 없이 '웃길 거야 웃길 거야 웃기고 말 거야'라는 식으로 달리는 영화를 워낙 오랜만에 봐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요. ㅋㅋ




 + 영화의 소재를 생각하면 좀 의외지만 카메오 출연은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결말 부분에 나오는 한 분 정도? 뭐 그럴만도 하죠. 제작비 3천만달러 짜리 영화에요.

 그리고 제작자 명단에 니콜라스 케이지가 올라 있군요. 왜 아니겠어요. ㅋㅋㅋ 근데 안타깝게도 흥행은 망했군요. 극장 수익으론 본전도 못 뽑았답니다(...)



 ++ 아. 글 제목이 왜 저러냐면요. 그건 보시면 압니다. ㅋ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옛날에 DL로 구입해 놓고 아직도 안 틀고 있는 패딩턴 1, 2를 얼른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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