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0 22:58
1. 가끔씩 들을 때마다 너무 황당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어법 오류가 있습니다.
" 저가 지금내는 수학문제 풀이랑 답좀알으켜주세요 ㅠㅠ 빨리요 11시안에빨리요!!!!!급해요 ㅠㅠ "
위의 글에서 지적할 게 하나 둘이 아니긴 한데,
가장 첫 부분인 '저가'에서 저는 숨이 턱 막히네요.
일인칭 대명사 '저'와 보격 조사 '가'를 붙일 때 '저가'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전 군대에서 후임이랑 이야기하다가 처음 알았습니다.
저한텐 너무너무 황당하게 느껴져요.
한참 뒤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쟤가...'의 '쟤'와 '제가...'의 '제'를 혼동해서
높임말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후자의 사용을 기피하게 된 게 아닐까 싶더군요.
'ㅈ'발음의 전설음화 때문에 [쟤]와 [제]의 음가가 사실상 차이가 없다는 것도 떠오르고요.
어쨌거나 대화하다가 누군가가 '저가...'라고 이야기하면
일순간 참 없어보이더라고요.
2. 대명사와 관련된 논란거리가 하나 떠오르네요.
'네가...'를 '니가...'나 '너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ㅐ'와 'ㅔ'의 발음을 제대로 구분해서 구사할 수 있는 사람도,
그걸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와 '네가...'는 반의 관계인데,
발음만으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죠.
그 때문인지 요즈음엔 아나운서들도 예능 프로그램 같은 데에서는
'니가...'라는 말을 사용하는 걸 종종 보게 되네요.
아예 예능 자막에서는 '니가...'라고 쓰는 걸 거리낌 없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실 바른 표현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는 있지만
뜻을 전달하는 데에 오해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
일부러 '니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은 듯 하고요.
근데, '네가...' 정도는 초등학교 국어책에서부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무수히 많은 문장을 통해 올바른 표현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잖아요.
입말에서는 대화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니가...'라고 하고 넘어가더라도
글말에서는 '네가...'를 쓰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견으로는,
'니가...'가 너무 일반화 되어버렸고,
이게 널리 쓰이는 타당한 이유도 있기 때문에,
국립국어원에서 표준어로 포용하는 걸 고려하는 게 어떨까 싶네요.
언젠가는 그리 되지 않을까요?
물론, 수 십 년 쯤 후에나 있을 일이겠죠.
3. '사겨라', '사겼는데'의 기본형은 대체 뭔가요?
'사기다'인가요? 이런 동사가 우리말에 있었던가요?
동사 '사귀다'의 어간은 '사귀'죠.
'사귀어라', '사귀었는데' 같은 식으로 활용하는 게 맞고요.
비슷한 예로,
'휘다'를 활용할 때,
'휘어라', '휘었는데'가 맞지,
'혀라', '혔는데'라고 쓰면 이상하잖아요.
이런 건 좀 틀리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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