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 기프트(2015, 1시간 48분, 왓챠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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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며칠 전에 글 적었던 '기프트'와 원제는 완전히 같습니다. 한국에서 The란 그런 존재인 것...)



 - 행복해 보이는 한 부부가 이사를 합니다. 남편이 원래 살던 동네라는데 이사를 온 이유는 뚜렷하게 안 나오지만 별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내의 유산을 포함해서요. 하지만 어쨌거나 둘 사이는 괜찮구요. 

 뭘 사러 갔던 백화점에서 남편이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면서 일이 시작됩니다. 상대방은 남편을 보고 되게 반가워하는데 남편은 알아보지도 못 했고 이후로도 '쟤가 왜 날 이렇게 좋아하지?'라고 의아해 해요. 그리고 그 놈이 부부의 집을 어슬렁거리며 원치도 않는 '선물'을 주며 접근하기 시작하겠죠. 그리고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니까 뭐 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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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선물이 주고 싶은 표정의 '고도'씨. 본명은 고든, 별명이 '고도'인데 자막은 그냥 '고든'이라고만 나와서 제 귀에 문제 있는 줄.)



 - 처음엔 뭔가 현대인들의 두려움 내지는 스트레스 같은 걸 노린 이야기처럼 시작합니다. 사실 나는 원치 않고 걍 가볍게, 어쩌다 한 번 마주치며 지내는 걸로 끝내길 바라는 상대가 나에게 집착하먀 마구 들이대는 상황. 뭐 그렇거든요. 그래서 막 긴장되고 무섭다기 보단 굉장히 불편하고 어색한 상황이 계속 이어져요. 그 와중에 '그래도 착한 사람 같은데?'라는 아내와 '그 자식은 찌질이, 루저라고!!'라며 언성을 높이는 남편 사이에 갈등도 생기구요. 사실 이게 꽤 그럴싸하고 현실적으로 와닿는 게 있어서 끝까지 이 소재로 가도 재밌겠네...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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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좋은데, 그냥 니가 우리한테 신경을 꺼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군?)



 - 결국 남편의 이런 속마음이 동창에게 뽀록이 나면서, 그리고 그 동창에게도 숨겨 둔 비밀이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옛날 옛적에 유행했던 스릴러 하위 장르로 흘러갑니다. 무난 평범하게 잘 살던 중산층 가정이 어쩌다 프롤레타리아(!) 사이코와 엮이면서 끝끝내 범죄가 벌어지고 마지막엔 피를 보고야 마는 스릴러들 있잖아요. 여기까지도 꽤 재밌습니다. 일단 배우들이 참 잘 해요. 각본, 감독에 주연까지 한 조엘 에저튼의 음험한 동창 캐릭터도 꽤 그럴싸하고. 따지고 보면 맨날 똑같은 연기를 하는데도 살짝만 톤을 바꾸면 확 달라지는 제이슨 베이트먼의 경제적인(?) 연기도 훌륭하구요. 이 둘 사이에 어쩌다 끼어서 홀로 개고생하며 무너지는 멘탈에 흔들리는 레베카 홀도 참 보기 안쓰러우면서 응원하고 싶어지고 그렇거든요.

 ...근데 이 내용은 런닝타임을 30여분이나 남겨 놓고 끝이 나요. 뒤에 뭐가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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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그 표정이 그 표정인데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느낌. 미츠루 아다치식 연기랄까요. ㅋㅋ)



 - 마지막 전개에 대해선 스포일러로 간주하고 여기 적지 않겠습니다만.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마 마지막 전개가 시작되기 전에 다들 눈치를 채셨을 거에요. 대놓고 힌트가 자주 주어지거든요. 그리고 여기서부터 영화는 뭔가 '있어 보이는' 주제를 다루기 시작해요.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죽박죽이 되는 혼돈의 카오스로 흘러가다가 결국 이야기 맥락상 명분을 쥔 자가 승리(?)하는 결말을 맞고. 어쨌거나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교훈적인 톤으로 폼나고 씁쓸하게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뭐 그렇습니다만.


 그 결말과 진상이 영 별롭니다. ㅋㅋ 아니 그 자체는 별 문제가 없는데요. 그것 때문에 레베카 홀의 아내 캐릭터 위치가 좀 애매해져요. 캐릭터 배치상 관객들은 이 분에게 감정 이입해서 영화를 보게 되는데, 마지막은 그냥 두 남자들 이야기로 마무리가 되거든요. 결국 두 진상들 사이에 껴서 억지로 재수 없는 일을 당한 여자로 끝나 버리니 맥도 좀 빠지고. 음... 암튼 뭔가 아이러닉한 결말을 의도한 건 알겠는데, 그게 별로 와닿지는 않고 그냥 민폐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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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닝타임 10분 남았을 때까진 내가 주인공인 것 같았는데!???)



 - 이렇게 투덜거렸지만 종합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든 스릴러입니다. 재미도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좋구요.

 결말에 대한 제 투덜거림은 사실 취향 차이에 가까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큰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좀 실망하실 가능성이 커 보이구요. ㅋㅋ 분명히 비중은 큰데, 마지막에 뭔가 갑작스레 쩌리화 되는 느낌이라 아쉬웠습니다. 흠.



2. 타운(2010, 123분,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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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속으로'를 마이클 만이 만든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포스터입니다. ㅋ)



 - 재밌는 자막으로 시작합니다. 미국의 찰스타운은 현금수송차 강탈, 은행 강도 범죄가 전세계에서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곳이래요. 심지어 이런 범죄가 일종의 가업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그래서 우리의 벤 애플렉이 그런 경우입니다. 아버지부터 대를 이어 은행 강도질 중이고 당연히 동네 친구들이 한 패입니다. 우리 애플렉씨는 꽤 신중하면서 계획도 잘 짜는 좋은 리더이고 도입부의 범행에도 깔끔하게 성공합니다... 만. 아무래도 그 건에서 어여쁜 은행 직원 레베카 홀에게 뭔가 단서를 흘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죠. 그래서 확인차 시치미 뚝 떼고서 그에게 접근하고, 당연히도 사랑에 빠집니다. 또 타이밍 좋게 이 시점에서 FBI요원 존 햄과 보슈 형사님(...)이 힌트를 잡아 압박해오니 손 털고 깨끗하게 살 타이밍으로 딱입니다만. 당연히도 상황이 쉽게 풀릴 리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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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타운의 죽마고우들.)



 - 좀 당황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처음엔 요 찰스타운이란 특이한 동네를 배경으로 뭔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현장 르포성 영화일 줄 알았죠. 그리고 좀 보다가는 더 이상 언급하기도 민망한 마이클 만의 '히트'랑 비슷한 스타일의 차갑고 프로페셔널한, 그리고 리얼한 액션을 동반한 범죄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그랬거든요. 그런데 중반을 넘어 후반까지 가니 뭔가 강렬한 기시감이 들면서... 아아 이거슨!!! 이 친숙한 향기란!!! 바로 세기말-뉴밀레니엄에 창궐했던 그 K-범죄로맨스가 아닌가!!! 라는 깨달음을 얻어 버린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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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은 거니~ 어떻게 지이내는 거야아~~ 같은 노래를 깔아도 잘 어울릴 겁니다.)



 -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그렇습니다. 주인공은 불우한 성장 과정을 거쳐 자라서 잘 나가는 운동 선수가 될 수도 있었지만 어쩌다 요 모양 요 꼴이 되어 버린 선량한 범죄자(...)구요. 자기 범죄랑 얽힌 피해자 여성과 정체를 숨기고 사랑에 빠지구요. 그를 쫓는 상대는 유능하지만 목적을 위해선 수단 방법 안 가려서 마치 악당처럼 보이는 수사관. 물론 주인공에게 성격 불 같아서 자꾸만 일이 꼬이게 만드는 동료가 있을 거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게다가 (이건 스포일러라서 설명은 못하지만) '마지막 큰 한 탕'이 어떤 캐릭터에 의해 어떤 식으로 꼬이게 되는가... 까지 보면 이건 정말 그 시절에 유행했던 느와르풍 드라마타이즈 발라드 뮤직비디오 내지는 비슷한 내용의 한국 범죄 영화들과 뭐가 다른가!! 라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정말이라니깐요.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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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K-범죄 멜로의 필수 요소인 열정이 지나쳐 거의 빌런화된 수사관님... 인데 그 앞에 보슈!! 보슈다!!!!!)



 - 그렇긴 한데요. 또 동시에 앞서 말한 '찰스타운이라는 동네의 풍경'이라든가, '마이클 만 영화스러운 차가운 분위기' 같은 것도 나름 그럴싸하게 잘 살아 있어요. 아무리 봐도 대책 없이 낭만적, 비현실적인 주인공 캐릭터를 편애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임에도, 대책 없는 신파 클리셰가 난무하는 이야기임에도 시침 떼고 '안 그런 척'을 되게 잘 해서 그런 이야기 짱 싫어하는 저도 그냥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암튼 뭐, 그랬습니다. 인간성 떠나서 벤 애플렉이 참 생긴 거랑 다르게(?) 능력자란 말이죠. 감독, 주연에 각색까지 맡았어요.



 + 이 분도 나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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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중은 좀 하찮고 캐릭터도 별 매력은 없습니다만. 어쨌든 예쁩니다. <-



 ++ 생각해보니 이 영화의 남자 주역 3인방 배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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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비호감 3인조가 되어 버리셨(...)

 존 햄 호감이었는데. 흑. ㅠㅜ



 +++ 그럼 이제 레베카 홀 안 나오는 레베카 홀 영화 '패싱'까지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지만. 일단 미뤄두겠습니다. ㅋㅋ 방학은 슬슬 끝이 다가오는데 여전히 볼 건 줄어들지를 않네요. 방학 시작 전보다 오히려 조금 늘어난 듯한 기분도 들고 말입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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