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작이구요. 108분. 스포일러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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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보고 나서 보면 참 많은 힌트가 담긴 포스터네요.)



 - 호숫가의 예쁜 집에 레베카 홀이 한 여인과 도착합니다. 여인... 은 엄마인 듯 한데, 주고 받는 대사를 보니 누가 죽은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헤어지면서 캐서롤을 주거든요(...) 집에 들어 온 레베카 홀이 잠시 숨을 고르다 캐서롤 그릇을 쓰레기통에 터프하게 쳐박으면서 화면 전환.

 남편이 죽은 겁니다. 십여년을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혼자 입에 총을 물고 죽어 버렸어요. 사별 자체도 슬프지만 그 이유도 모르고 그런 걸 전혀 짐작도 못 했다는 점이 너무 아프고 슬프고 서럽고 고통스럽죠. 그래서 직장에서 주변에 부정적 감정을 마구 발산하며 며칠을 지내다가, 죽은 남편의 짐을 정리하던 중에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정말 자기처럼 생겨서 스스로도 본인인 줄 착각할 뻔한 어떤 여자의 뒷모습 사진이라든가. 쌩뚱 맞은 건축에 대한 책이라든가. 거기 남겨진 의미를 알 수 없는 메모라든가. 동시에 매일 밤마다 괴상한 현상이 일어나요. 죽은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사라지고, 심지어 죽은 남편에게서 문자까지 오네요. 근데 이 모든 현상은 늘 몽유병인 걸로 끝이 나구요. 이게 뭘까요. 죽은 남편의 유령이 나타난 걸까요? 아님 주인공이 미쳐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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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은 늘 밤에만 일어납니다. 그래서 '더 나이트 하우스'!!)



 - 어쩌다가 레베카 홀 영화 둘을 연달아 본 바람에 적은 글에 그동안 숨어서 암약하시던 이 배우 팬분들이 홀연히 나타나시는 놀라운 광경을 보고, 그 와중에 추천 받은 이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ㅋㅋㅋ 뭐 감사하죠. 저도 이제사 이 분을 발견하고 매력적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이건 장르도 호러! 게다가 1년 전에 듀게에서 이 영화 글을 보고 언젠가 봐야겠다고 결심해놓고 까먹었던 일도 있었구요.

 그리고 확인을 해 보니 감독이 또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만든 사람이에요. 호러 앤솔로지 'V/H/S' 1편과 '사우스바운드-죽음의 고속도로'에서 에피소드 하나씩을 맡으셨고 '리추얼: 숲속에 있다'를 감독했으며 '아무도 살아서 나갈 수 없다'의 프로듀서인 데다가 올해 공개될 '헬레이저' 리부트의 감독이기도 하죠. 이런 걸 안 보면 뭘 보겠습니까 제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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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리 여자친구가 나오니 영 집중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꾸만 '데뷔 했구나! 연기 열심히 하네 ㅋㅋㅋ'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 일단 제게 점수를 많이 따고 시작하는 부분. '어떻게 흘러가려는지 모르겠어' 류의 영화입니다. 도입부터 중반까지 분위기가 그래요. 계속 뭔가 벌어지고, 뭔가 그럴싸하고 으스스하며 흥미로운데,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뭔 일인지는 영 감이 안 잡히게 이야기를 짜놓았습니다. 결국 런닝타임이 절반쯤 흘러가면 주인공의 탐정 놀이와 함께 정보가 대략 쌓이면서 '아 뭐 대충 이러저러한 거구나' 싶어지는데, 그렇게 감을 잡은 후에도 디테일은 역시 짐작이 잘 안 돼요. 왜 이렇게 됐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걸 해결할 방법이 있기는 한 건지 등등이 예측이 안 돼서 거의 마지막까지 미스테리를 강하게 끌고 갑니다. 그리고 모든 게 밝혀지는 순간엔 그간 모인 떡밥들이 촤라락 정리가 되구요. 괜찮은 각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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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시 마틴이 반가워서 짤을 갖다 붙였으나 뭔 코멘트를 하려니 싹 다 스포일러네요;)



 - '리추얼'도 그랬듯이 이 영화도 결국 주인공들의 심리, 마음 속에 담긴 어두운 감정 같은 걸 시각적으로 열심히 풀어내는 스타일인데. 이 감독님이 그런 걸 참 잘 합니다. 별 거 아닌데 흔치 않고 개성적인 느낌으로 영상을 잡아내는 센스가 있어요. 거기에다가 허를 찌르는 편집 타이밍까지 출동해서 영화에서 아주 큰 지분을 차지하는 주인공의 환각(인지 사실인지 모를) 장면들이 굉장히 그럴싸하게 살아납니다. 근 몇 년간 본 영화들 중에 '이게 꿈이게 생시게?'를 가장 근사하게 표현한 영화라고 느꼈구요.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과 그에 얽힌 아이템 같은 것도 호러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어서 또 재밌었구요. 그걸 좀 더 디테일하게 풀어줬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기도 한데 또 너무 깊게 들어가면 영화의 핵심인 주인공의 번뇌에 집중도가 떨어졌을 테니 지금 이 정도도 괜찮았구요. 사실 감독도 거기까진 구성 못 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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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 없음. 근데 그냥 봐도 딱 보이죠. ㅋㅋ)



 - 여기에 이제 또 큰 몫을 하는 게 레베카 홀 님이십니다. 구성상 이 영화는 그냥 여주인공 원맨쇼가 될 수밖에 없는 영화이고. 또 이 주인공이 상당히 다채로운 종류의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표출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거든요. 고로 잘 해낸다면 주연 배우의 연기 쇼케이스 겸 포트폴리오가 될 영화이고 결국 그렇게 됐습니다. ㅋㅋ 충격 받고, 의심하고, 슬퍼하고 절망하다가 분노하고, 까칠하게 굴다가 또 약한 면도 보이고. 샤방한 쪽 말고 다크한 쪽으로는 오만가지 감정을 다 섭렵해야 하는 역인데 정말 설득력 있게 잘 했구요. 클라이막스 즈음에는 약간 서커스(?) 내지는 진기명기스런 연기까지 한참을 해내야 하는데 그것까지도 빠짐 없이 잘 하시더라구요. 외모와 분위기에 빠져 갖기 시작한 제 호감이 이 영화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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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조력자 흑인'도 인종 차별 클리셰가 된지 오래라서 그런지 별로 안 도와주시는 분.)



 - 단점이 있긴 있어요. 결말이 좀 맥이 빠집니다. 사건의 진상까지 다 밝혀진 직후에 마지막 대결(?)이 벌어지는 흔한 전개인데, 진상 공개까진 계속 멋지게 잘 나가다가 마지막 대결이 뭐랄까... 으잉 설마? 스러운 방향으로 쉽게 끝나버리는 감이 있습니다. 그렇게 깔끔하게 끝난 느낌도 아닌데 영화는 또 거기서 끝나 버리구요. 취향에 따라선 좀 많이 화가 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전 요즘 더더욱 관대해져서 '거기까지 그렇게 흥미롭게 잘 끌고 간 게 어디냐!! 그건 쉬운 줄 아냐!!'라는 맘으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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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 장면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고어씬이라 부를만한 건 전무하니 그런 거 싫어하는 분들에겐 좋은 호러 영화!!)



 - 그래서 결론은요.

 주인공 과몰입형 미스테리 호러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하자니 더 자세히 말은 못하겠지만 뭐...

 뭔가 심리극스런 내용으로 흘러가는데 각본, 연출, 촬영이 잘 어우러져서 말로 하면 싱거울 수 있는 내용을 상당히 매력적으로 잘 풀어냈어요.

 소재나 전개 같은 부분에선 좀 신선한 감도 있구요. 결말이 살짝 약하긴 하지만 뭐, 앞서 말했듯 이 정도도 못 하는 영화가 대략 80~90%는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걸로 크게 흠을 잡고 싶진 않았네요. ㅋㅋ

 레베카 홀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보셔야 하구요. 고어, 폭력 별로 없는 미스테리 심리극 류의 영화 좋아하는 분들도 한 번 보세요.

 뭣보다 정말 호러/스릴러 쪽으론 부실하기 짝이 없는 디즈니 플러스에 있는 영화니까요. 어쩌다 디즈니 플러스를 쓰지만 볼만한 호러가 없어서 아쉬운 분들이라면 반갑게 즐기실만한 작품입니다. 재밌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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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재생하시죠!!! 물론 책임은 못집니다만. ㅋㅋㅋ)



 + 근데 주인공 남편 능력이 너무 쩔어요. 더 이상 설명은 못 하겠지만 정말 쩝니다. 볼 땐 그러려니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쩌네요. ㅋㅋㅋㅋ



 ++ 캐스트에 스테이시 마틴이 나오는 걸 보고 '음? 캐스팅이 좀 재밌네?'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내용이 진짜 그렇게(??) 써먹는 걸 보고 웃었습니다. 전 이 분을 '님포매니악'에서 처음 보고 와 진짜 예쁘다... 했었는데. 이후로 그렇게 마구 예쁜(?) 역할은 잘 안 하시는 듯.



 +++ 주인공이 단서 하나를 잡고 찾으러 가는 장면이 있거든요. 차를 몰고 부릉부릉 출발할 때 목적지를 표지판으로 살짝 잡아주는데 거리가 257km... 음. 역시 땅 넓은 나라 사람들은 거리 감각이 우리랑 많이 다르구나. 라고 생각했네요. 서울에서 대구까지가 237km인데요... 그걸 하루에 왕복이라니. 아무리 길 막힐 일이 없는 시골이라지만 허허...



 ++++ 글 제목을 저렇게 적어 놨지만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컨텐츠는 아닙니다. 극장 개봉했던 영화를 디즈니가 사 온 거죠. 그냥 확인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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