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런 글을 주절주절 올렸는데말이죠.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3&document_srl=4265606
오늘 문득 든 생각인데,
제가 이 영화에 매력을 못느낀 이유는
호러 영화 패러디인 주제에 제대로 된 호러가 아니었다는 거.
그게 가장 컸던 거 같습니다.
이 영화 등급이 뭔지 모르겠는데,
신체 손상이 제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서스펜스가 죽여주지도 않아요.
등장인물의 등 뒤로 포커스 아웃된 물체가 왔다갔다 한다거나,
달리는 밴에서 뭐가 갑자기 등장한다거나 하는 걸 보면
이 감독, 연출은 제대로 할 줄 압니다.
근데 그걸 가지고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맛이 없더군요.
이렇게 되면 의심이 듭니다.
이 사람들, 호러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냥 지식 자랑질만 하는 거 아니야?
앞서 언급했던 핀헤드도 그렇습니다.
이 사람들이 핀헤드를 정말 좋아해서 넣은 거였다면,
이렇게 등장만 하고 끝나진 않았을 거 같단 말이죠.
왠지 "야, 여주인공이 보고 놀라야 하는 캐릭터가 있어야 하는데 뭐가 좋지?"
"핀헤드 어때?" "나 헬레이저 별론데. 뭐 비주얼이 좋으니 일단 넣자"
이랬을 거란 의심이 든단 말이죠.
스크림 시리즈는 달랐습니다.
그 영화는 속편으로 가면서 점점 망가졌을지언정
"아, 나는 호러가 너무 좋아! 미치도록 좋아!"라고 외치며
심지어 호러를 위해 참신함을 포기하는 순간들이 있는 영화였죠.
사실 무서운 영화 시리즈도 캐빈 인 더 우즈보다는
더 호러에 대한 애정이 보였던 거 같습니다.
근데 이런 불만 자체가 의미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제작진이 만들고 싶은 건 애초에 호러의 일부 요소만 차용한
청소년 액션 오락물이었을지도.
그냥 버피 극장판을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팬픽 장르는 바뀔 수 있는 거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