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1시간 정도 타야해서 깊숙하고 아늑한 자리를 차지한 뒤 이어폰을 꽂고 노래가사를 읊조리고 있었어요.

혼자 중얼중얼하면 좀 추했을텐데, 다행히 아무도 저에겐 관심이 없습니다. 음화화!


몇 정거장 채 가지 않았는데 검은색 상의를 입은 어둑어둑한 청년 하나가 버스에 오르는 실루엣이 보입니다.

무심결에 얼굴을 딱 봤는데 -
이 얼굴과 흡사한 청년이 딱!



어디선가 본 듯한 이 청년은 현재 [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에서 김하늘 선생님의 제자로 나오고 있는 김우빈입니다. ( 본명은 김현중이었나 본데, 동명이인 때문에 바꾼걸까요~)

신사의 품격은 잘 챙겨보지 않지만, 제 머릿속에는 kbs 드라마스페셜 [화이트크리스마스]의 빨간 머리의 '미친 미르'로 각인되었지요.!!!




아무튼 이 청년과 이미지? 느낌?이 참 비슷한 청년이 '나 건드리지 마'의 포스를 살포시 풍기며 버스에 함께 타고 가는데
언제부턴가 창 밖에 빗방울이 툭툭 떨어집니다.

저는 조그만 우산이 곱게 가방 안에 있어 걱정 없었지요. :)
그리고 4-50분을 달린 뒤 버스에서 내리려고 일어서는데, 어라 그 청년도 일어섭니다?
문 앞에 서서 옆모습을 보면서 누구 닮았는데... 생각하다가 아! 미친 미르!!!
그 청년을 용케 기억해내고 '유레카'를 외칩니다. (이런 쓸데없는 데 저런거 외쳐서 죄송ㅎㅎ)

그 청년과 저는 수십 개의 정류장 중 하필! 같은 정류소에 내립니다.
비는 계속 오고 그 청년은 우산은 커녕 가방하나 들고 있지를 않네요. 아, 자유로운 영혼이여!

제가 내린 정류소에 저포함 4명쯤 내리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반대방향으로 가고
그 청년만 제가 갈 방향으로 긴다리를 휘적휘적 저으며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비를 맞고.

아이고, 우산을 빌려주고 싶습니다!!!

( 사실, 우산을 같이 쓰고 가........고도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우산도 너무 작고, 그런 말 꺼냈다간 한 대 맞을 거 같은 포스라 금방 지웠습니다ㅎㅎㅎ )

저는 여전히 노래를 흥얼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는 사이 - 제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는 청년은,
제가 보는 한 제가 가는 경로로 가다가 거리가 벌어져서 사라졌습니다.
우리 동네에 사는 걸까? - 잠시 생각해 보다가 '그럼 뭐해'하고 다시 노래에 집중하며 비오는 골목을 걸었습니다.
아무튼 그 많은 버스 탑승자 중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훈훈한 청년이었답니다.   (결국 이 긴 글의 핵심은 이거. 이런 게 바로 바낭이지요ㅠㅠ)

비가 계속 오네요. 장마 대비용 우산 잘 챙기세요 ^^



구글링해서 찾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 우산은 없고...' 기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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