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에서 가장 즐겨 보는 컨텐츠가 (시간양으로만 보자면) 결국 일본애니로 점점 수렴되어 가는거 같습니다.

 

 최근에 꽂혀서 최근 공개된 에피소드까지 정주행 완료한 시리즈는 제목처럼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입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초능력 대부분을 다 갖춘 고딩이 주인공인 본격 ‘개그 만화’ 입니다. 

 외모는 빨간머리 시절 서태지가 떠 오르는 제법 이쁜 소년인데 극중에서는 평범한 외모로 취급받는게 위화감이 들 정도


 조연들 캐릭터가 재미 있습니다. 

 작정하고 이래도 안 웃을래? 하려고 만든 캐릭터들이에요.

 회를 거듭하며 조연 캐릭터가 하나 하나 추가 되는데 뒤로 갈수록 개그보다는 짜증유발하는 주먹을 부르는 캐릭터가 등장하는게 옥에 티입니다.

 결국은 캐릭터 대부분이 일본 애니 어디선가 한번은 본듯한 전형적인 뻔한 캐릭터들 총출동이기도 합니다만 풀어내는게 뻔하지 않아서 또 재미 있어요. 

 

 시즌2는 조금 아슬아슬하지만 시즌1만큼은 일본 학원을 애니 같지 않게 12세 관람 아니 아니 전체관람가 수준으로 순한 맛이고 

 심지어 일본 애니답지 않게 상당히 PC 스러움도 신경을 썼어요.

 

 특히한건 누벨바그 영화를 연상할 정도로 대사량이 졸라 많다는 겁니다. 엄청 수다스러워요.

 원작을 보지 못해서 헷갈리는데…. 대사가 엄청 많은데 그 엄청난 대사량을 애니에선 3배속으로 처리하면서 지루하지는 않지만 

 자막을 보느라 뇌가 좀 피곤해져요. 단 1초도 화면을 놓치지 못하는 탓에 3회(회당 20여분 분량) 이상 연달아 정주행 하면 속이 울렁 거립니다;

 그런데 그 대사들이 정말 찰집니다. 수다스러움에  취향만 맞으면 속이 좀 울렁 거려도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거에요. 

 

 

2.

아, 이건 오늘 실제 겪었던 이야기

전철 안에서 12살 안팎의 남자 아이에게 발이 밟혔어요. 

그 아이는 전철에 타자 마자 한자리에 가만 있지 않고 한칸의 끝에서 끝을 왔다 갔다 하고 알아 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웅얼거리던 아이였어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아이를 당연히 단정적으로 ADHD 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통 알려진 ADHD 증상을 전형적으로 다 갖추고 발현시키더군요.

마침 한강을 지나던 참이라 출입문쪽에 비켜 서서 밖을 보고 있는데 한참 이리 저리 돌아 다니던 아이가 제 바로 옆에 서서 창밖을 보며 흥분을 하다가 그만 제 발을 밟았어요.

그 아이를 인지하고 나서 계속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전혀 미동도 안할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적당히 불편하고 놀랬다는 리액션을 취했더니 보호자인 중년 여성분이 아이에게 

“XX야 그러지 마, 어서 사과 드려” 라고 하시더군요.

제 발을 밟기 전에도 몇 번 아이에게 주의를 주셨어요. 

그 상황에서 더 이상 아이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그 여성분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주의를 주던 그 목소리는 영혼이 완전히 다 타서 재가 되버린 푸석한 느낌이 서늘한 목소리였거든요.  

아이 보다는 그 여성분에게 연민이 느껴진거죠. 그런 와중에 내 발 따위야 뭔들


‘그래 역시 출산과 육아라는건 여성의 삶에서 가장 큰 위기이자 끔찍한 리스크야…. 이런 복불복을 일부러 자초할 이유가 뭐냐고’

또 한편 생각해보면 ,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참 평범하게 결혼하고 평범하게 출산과 육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용감함이란…..참 경이로운거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장 ‘보통의 삶’ 조차 기적인거 같아요. 


 두어달만에 시골 여사님을 방문하여 몇일 지내며 드립커피를 전수해 드리고 올라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고 부조리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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