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과 함께 부모님 집을 떠나 아무 것도 모르던 꼬꼬마 자취 시절을 거쳐 제대로 살림을 시작한지도 벌써 십오년 넘어갑니다. 

더구나 동물들 포함 동거 가족이 항상 있어왔기 때문에 살림의 규모가 작지도 않습니다(최대 5인+3마리 시절까지 있었으니)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에 생활용품의 품질이 급격하게 하락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말하는 생활용품이란 건 예를 들면 키친타올 케이스, 빨래망, 칫솔꽂이 이런 거요. 

코로나 조금 전부터 인테리어 붐이 불어 오늘의 집 같은 전에 없던 유통 허브까지 생겼는데, 거길 뒤져봐도 딱히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집을 유행하는 스타일로 예쁘게 꾸미는 데는 좋을지 몰라도, 적절히 기능을 하는 무난한 제품이라는 선택지는 드물어요. 특히 유지 관리라는 측면에서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값싼 중국제 제품이 완제품 상태로 흘러들어와서 국내 중소형 소비재 제조업은 이제 고사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가격은 10년 전보다 싸졌는데 내구성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돈을 주고 쓰레기를 사는 기분이라 아주 스트레스가 심해요. 더구나 요즘처럼 쓰레기 문제의 해결이 전지구적 과제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는요.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 자본주의 사회라면 적어도 더 비싸게 사더라도 상위급 선택지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의외로 없습니다. 

모든 게 다이소나 이케아 수준으로 맞춰져 있는 느낌.... 

어 뭐 그래요 그래봤자 소서민 형편이니까, 아주 돈이 많은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아예 필요한 물건의 상황이나 처한 여건이 다르거나, 정 필요하면 맞춤 제작을 한다든지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활을 하는데 거의 필수적으로 소용되는 물건들이 그렇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요. 


예를 들면 샤워볼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래저래 여러 개가 필요한 상황이 있어서 다양한 곳에서 파는 제품을 사봤는데 

가격대와 무관하게 절반 이상이 얼마 못 가서 가운데를 묶은 실이 풀려버려요. 

샤워볼은 플라스틱 재질이라 중간중간 소독만 잘 시켜주면 사실은 반영구적으로 쓸 수도 있는 물건인데요. 

끈이 풀려서 제대로 못 쓰고 버려야 한다면 얼마나 아까운 일입니까.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가운데를 끈으로 묶어서 계속 쓰고 있습니다만, 이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잖아요. 

특정한 목적으로 개조하는 게 아닌, 일반적 용도로 지속 사용하기 위해서 추가로 뭔가 해야 한다는 게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새로운 물건 하나 사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 되었다는 겁니다.

이걸 샀을 때 얼마나 튼튼할까를 십수번 고민하고 따져봐야 합니다. 

오프라인의 선택지는 너무 협소합니다. 대형마트, 다이소, 모던하우스 류의 생활소품점, 이케아, 조금 고가로 가면 백화점이나 무인양품 정도인 듯? 

근데 진짜 다 별로에요. 백화점 물건이라고 딱히 신뢰가 가지도 않아요ㅠ 무인양품은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서 그런가 의외로 딱 제가 필요한 그런 물건이 없고. 

온라인의 경우 제품 사진을 보면 그럴싸해보여도 후기를 꼼꼼하게 보면 품질이 일정치 않거나 마감 상태 등이 별로라는 내용이 꼭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대체 뭘 믿고 제품을 고르고 살 수 있지요? 

방금도 결국 포기하고 중도 타협으로 다이소에서 싸구려 욕실 슬리퍼를 사오긴 했는데 썩 마음에 내키지가 않아서 

요즘 정치권 뉴스를 제외하면 가장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 다른 분들의 사정은 어떠신가 한탄성 글을 한번 올려보았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7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1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75
120780 [넷플릭스바낭] 사울 안 나오는 사울 드라마 '베터 콜 사울' 시즌 2까지 잡담 [19] 로이배티 2022.08.23 553
120779 통 표고버섯 과자 [4] catgotmy 2022.08.23 416
120778 심심한 사과와 why so serious [5] 예상수 2022.08.23 504
120777 이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2] 가끔영화 2022.08.23 240
120776 [넷플릭스] 유전(무사히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여러분) [21] 쏘맥 2022.08.23 624
120775 프레임드 #165 [7] Lunagazer 2022.08.23 151
120774 '이스턴 프라미스'가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9] thoma 2022.08.23 663
120773 [넷플릭스] '럭키'.....읭? [9] S.S.S. 2022.08.23 415
120772 [왓챠바낭] 도대체 이것은 누구의 영화인가 - '대행동' 잡담 [6] 로이배티 2022.08.22 551
120771 프레임드 #164 [8] Lunagazer 2022.08.22 178
120770 이후 [15] 혼돈의카오스 2022.08.22 579
120769 Leon Vitali 1948-2022 R.I.P. [2] 조성용 2022.08.22 241
12076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후일담 feat. ‘청춘시대’ [2] soboo 2022.08.22 910
120767 [알려주세요] 유전 얼마나 무서운가요? [39] 쏘맥 2022.08.22 1078
120766 [영화바낭] 실장님 로맨스의 현실판, '평평남녀'를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2.08.22 479
120765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어떻게 따져보는게 영리한거죠? [4] 가끔영화 2022.08.21 317
120764 [EIDF 2022] EBS국제다큐페스티벌 [8] underground 2022.08.21 936
120763 프레임드 #163 [11] Lunagazer 2022.08.21 181
120762 '논-픽션' 을 봤어요. [4] thoma 2022.08.21 330
120761 불륜의 방랑아 (1990) catgotmy 2022.08.21 2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