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고질라부터 시작해서 느리지만 우직하게 진행하는 레젠더리-워너의 몬스터버스인데


전 막 찐팬이라고 자평할 정도의 정보력은 없어서..

이 시리즈가 티비물로 제작중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공개된 웅장한 티저 이미지에 놀랐었습니다ㅎ


monarch.png


딱 봐도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 나타났던 고질라죠ㅎ

구도를 잘 잡은듯 합니다..! (얼짱..!!)


티비 시리즈의 제목은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 (Monarch: Legacy of Monsters)"이고

"모나크"는 2014년 고질라때부터 계속 언급된, 괴수들을 쫒는 정체불명의 기관 이름입니다.


이 티져이미지와 함께 기대를 한껏 키운 캐스팅 소식이,

무려 장르물 전문 배우 "커트 러셀"의 캐스팅이죠.

그리고 커트 러셀-골디 혼의 아들 "와이엇 러셀"이 커트 러셀 역 캐릭터(리 쇼)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는 소식도 신기했죠ㅎ


물론 초기작부터 함께한 샐리 호킨스, 와타나베 켄 같은 캐릭터가 빠진 건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는데..

뭐 암튼 여러가지로 기대도 되었었고,

공개 후의 평점도 꽤 높습니다. (로튼토마토 90점, 메타크리틱 68점)


다만.. 시리즈가 공개되는 플랫폼에 대해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는데..

애플티비는.. 사실 돈주고 구독하기엔 약간 계륵같은 느낌이죠ㅎ


그래서 저도 이런 저런 경로로 애플티비 무료 혜택 몇달 받으면서

초반에 "세브란스:단절", "파칭코" 정도 챙겨보고.. 이후로는 전혀 보지 않다가

구독 종료 임박! 메세지를 받고 부랴부랴 이 시리즈를 몰아보긴 했습니다ㅎ


보고난 총평은..

제목에 써 놓았듯 "마블이 되고싶은 마음"이 너무 많이 느껴지고

그런 면에서 막 개성있는 이야기가 아닌 데다가 진행도 좀 밋밋해서..

실망스러운 느낌이 꽤 드네요..ㅠ



프롤로그는 본격적인 몬스터버스 기획을 내세운 "콩:스컬 아일랜드" 영화의 윌리엄 "빌" 랜다가 남긴 기록 필름으로 시작합니다.

왜 갑자기 이 분이 다시 나오나 했는데, 영화와 티비 시리즈와의 접점을 이 캐릭터로 잡긴 했네요.

John-Goodman-KONG-SKULL-ISLAND-111523-8d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는 나름 카리스마 있던 분...)


이후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배경은 2014년 샌프란시스코 고질라 출몰, 즉 G-day의 1년 후인 2015년 이고,

주인공은, 그 때 금문교에서 고질라를 대면하면서 학생들을 잃은 교사 "케이트 랜다"인데, 배우가 동양인이지만 성이 빌 랜다와 같아서 친인척 관계임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여튼 케이트 랜다는 G-day때 헤어져서 연락두절된 아버지 랜다 히로시를 찾으러 도쿄로 오는데,

아버지가 샌프란시스코 - 도쿄를 왕복해가며 무려 두집 살림(!)을 해왔던 걸 알게됩니다...헐...

또한 아버지가 "모나코"라는 정체불명의 기관에서 일해왔다는 걸 알게되고, 샌프란시스코에 출현한 고질라와 그 "모나크"라는 기관이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도쿄에서 처음 만난 이복남매 랜다 켄타로와 아버지의 행방을 추적하는 게 시리즈의 주된 플롯입니다.


monarch-legacy-monsters-episode-7-362026

(켄타로와 케이트 랜다... 둘다 처음 보는 얼굴의 배우들이긴 하네요)


그와 함께 1946년 모나크의 탄생 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데,

주된 캐릭터는 타이탄을 추적하는 일본인 박사 미우라 케이코, 그리고 케이코 박사의 경호를 위해 군에서 파견된 리 쇼, 젊은 시절의 빌 랜다 이렇게 3인방입니다.


Monarch-1950s-group.jpg

(왼쪽부터 리 쇼, 미우라 케이코, 빌 랜다... 인물은 아빠 러셀이 나은 느낌입니다ㅎㅎ)


시리즈는 모나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랜다 가문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 모나크, 타이탄들과 엮였는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불만인 부분들은..


1. 이야기만 있고 캐릭터 묘사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몇편 보다 보면 이게 드라마를 본다는 느낌보다는 시네마틱 게임..같은 걸 보는 느낌이죠. 그만큼 평면적인 느낌입니다.

도쿄 및 폐허가 된 샌프란시스코 등 배경이 순차적으로 변하면서 미션(랜다 남매 아버지의 흔적, 단서 찾기)을 위해 캐릭터들이 각종 클리셰를 연발하면서 헤메는 모습이.. 왠지 조이패드로 조종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죠ㅎ

커트 러셀을 포함한 몇명을 제외하면 배우들이 죄다 낯선 얼굴이라는 것도 캐릭터들의 무게감을 떨어뜨리긴 하는데, 그렇다고 막 연기들이 나쁜 것도 아니라.. 그냥 각본이나 연출의 문제인듯도 합니다ㅠ


2. 너무 마블을 따라하는 느낌이에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시리즈가 야심을 갖고 이야기하려는 뒷부분의 이야기가.. 마블 앤트맨의 퀀텀 렐름 이야기랑 너무 겹쳐보입니다. 심지어 한 캐릭터의 운명도요..ㅠ

애초에 기획 자체도 어벤저스 성공 이후에 "실드"라는 티비드라마를 런칭했던 마블을 정확히 벤치마킹하는 느낌이랄까요..ㅎㅎ


3. 위에서 한번 한 이야기이지만.. 샐리 호킨스, 와타나베 켄 같은 캐릭터는 왜 뺐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와 티비 시리즈의 접점을 빌 랜다 같은 인물로 잡기엔.. 막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나 싶은데... 티비 시리즈에서 묘사되는 젊은 빌 랜다는 영화판에서의 카리스마도 없고 존재감 자체가 별로 없네요. 그냥 착한 사람..


4. 게다가 초반에 랜다 히로시의 행방을 묘연하게 만들면서 실종 미스터리로 이야기를 끌고가면서까지 오래 기다리게 했던 그 두집 살림한 아저씨의 변명..!!도 굉장히 별로였고ㅠㅠ (물론 이게 중요하진 않았겠죠)

어느 순간 갑자기 무기력해진 리 쇼가 다 늙어서 갑자기 영웅 노릇을 하게 되는 과정도 뭔가 빠진 게 많은 느낌입니다..

요약하면 디테일이 아쉽죠..


5. 이건 좀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어차피 말도 안되는 이야기 할 거면 "콩: 스컬 아일랜드"나 "고질라 vs 콩" 처럼 대놓고 키치하게 갔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렇게 한다면 시리즈 팬이 아닌 입장에서 보면 좀 유치한 느낌은 들었을 수 있어도 밋밋한 느낌은 덜했을 텐데요.



그나마 장점들을 이야기하자면..

1. 매편 서비스로 살짝씩 괴수를 보여주긴 하는데, 퀄리티가 꽤 좋습니다.

고질라 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괴수들도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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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면 꽤 징그럽겠지..!! 하는 느낌으로...ㅎ)


영화판에서도 사실 2014년 고질라 빼곤 사람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별로 없이 괴물들에 환호하는 시리즈였으니..

뭐 팬서비스는 비교적 잘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ㅎ

물론 네임드 괴수가 섞여있었으면 더 좋았겠죠ㅎ


2. 영화판에서 메카고질라 조종 기술로 나온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더 풀어놓습니다. 이걸 개발하는 기업도 꽤 중요하게 부각시키죠.

일단 영화판의 떡밥(?)을 잘 활용한 면은 칭찬할만 합니다ㅎ



시리즈 마지막회를 보면 시즌2도 기획중인듯 한데,

다음 시즌은 고질라가 아니라 킹콩 이야기가 메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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