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3분이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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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는 이렇지만 번역제도 이만하면 최선을 다 했구나 싶구요)



 - 다짜고짜 구급차에 실려가는 시신을 훑어주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잔뜩 베였는데 자살이래요. 일단 부검실에 갖다 놓고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시체가 벌떡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장면이 바뀌면 주인공 다니엘 박사가 나와요. 정신과 의사인데 사명감이 투철하다 못해 자기가 만난 환자들을 다 구해버리겠다고 과욕을 부려서 좀 골칫덩이네요. 그런데 위에서 사라진 시체가 이 사람이 일하는 병원에서 어슬렁거리다 발견되고, 시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걸 정신과 병동에서 찾으러 다닐 리는 없으니 신원 미상의 환자가 되는데. 아무 말도 안 하고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하는 걸 다니엘이 남몰래 규정을 어기고 차트를 조작해서 입원시켜 버립니다(...) 그런데 당연히 이 환자가 멀쩡한 인간일 리가 없잖아요. 결국 병원에는 원인 불명의 죽음이 자꾸 벌어지고. 열정적으로 환자를 돌보던 다니엘은 점점 자신이 돌보는 환자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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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도 좋지만 규칙, 법규는 좀 지킵시다... 라는 소중한 교훈을 주는 영화입니다?)



 - 원제는 The Dead Center 인데 확인해보니 대략 '정중앙' 정도 되는 뜻인가 보네요. 대충 말장난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무대가 의료 '센터'인데 사람 막 죽어나가는 상황이기도 하고. 또 그 모든 죽음의 '센터'에 있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번역제는 게을러 보이지만 (이미 '제인 도' 영화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나쁘진 않습니다. 실제로 모든 사건의 발단인 그 죽었다 살아난 남자가 존 도우 명찰 달고 거의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끌어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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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캐릭터를 보며 요즘 이쪽 혈통 분들이 의사 역할로 자주 보이는 것 같다... 는 생각을 했는데 이 분 필모를 보니 의사 역할만 거의 열 번을 하셨더군요. ㅋㅋ)



 - 사실 한국 포스터를 보면서 되게 가난하고 저렴한 하찮호러를 예상하고 봤거든요. 음. 근데 의외로 때깔이 괜찮습니다? 막 화려하고 멋지고 이런 건 전혀 없고 이야기의 규모도 정말 작습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때깔은 깔끔하고 기술적으로 저렴한 느낌 전혀 없이 잘 만들어낸 영화였습니다. 뭐랄까... 그러니까 애초에 돈도 없는 김에 cg 같은 거 최소화 하면서 '분위기 잡기'에 전념을 하는데 그게 썩 잘 됐어요. 차근차근 불길한 느낌을 쌓아 올리는 센스도 좋고. 배우들 연기도 적절하고. 촬영도 차분하게 가면서 종종 기교 같은 걸 살짝씩 부리는데 다 차분하게 불길한 영화의 분위기에 딱 맞아 떨어집니다. 잘 만들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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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무섭다'까진 안 가지만 런닝타임 내내 적당히 암울하고 상당히 불길한 느낌이니 이 정도면 성공적인 걸로.)



 - 이야기 측면에서 말하자면 장점은, '그래서 대체 이게 뭔데?'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장르물을 많이 보는 입장에선 이런 영화들을 보면 일단 카테고리를 파악하려 하게 되는데요. 이게 뱀파이어물도 아니고, 좀비물도 아니고... 기생 외계인인가? 그냥 오컬트인가? 뭐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봐도 딱히 맞아 떨어지는 분류가 없어요. 뭐 간단히 정리하면 '뭔가를 몸 안에 품고 있는 남자가 자기도 모르게 돌아다니며 사람을 죽인다'는 이야기니까 충분히 범주화가 될 것 같은데 오묘... 하게 확답(?)을 샥샥 피해가요. 덕택에 막판까지 계속 흥미가 유지가 되구요. 


 애초에 무슨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의도가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만. 그런 것치곤 주인공 캐릭터도 최소한의 성의는 보인 편입니다. 사실 좀 진상이긴 한데(...) 동료 의사와 비교적 가까운 간호사 같은 주변 캐릭터들을 활용해서 나름 이입할만한 드라마는 만들어 줘요. 뭐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최소한'이긴 하지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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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존재는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라는 식의 떡밥도 던지지만 슬쩍 표만 내고 절대 깊이 파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명한 것 같기도 하구요.)



 - 근데 이게... 음.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네요. ㅋㅋㅋ 

 제목에도 적었듯이 '엑스파일 에피소드' 스러운 영화입니다. 정체불명의 초과학적인 무언가가 나타나고 그 존재를 대략 인지한 사람들이 뒤를 쫓고...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냥 그 존재의 괴상함과 불쾌함, 그리고 공포스런 분위기인 거죠. 그 존재를 깊이 파고든다거나, 캐릭터의 드라마로 무슨 감흥을 일으킨다거나, 아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든가... 그런 거 전혀 없어요. 이게 뭐꼬? 로 시작해서 그래서 대체 뭐꼬?? 로 끝나는 이야기이고 정말 아무 의미 없지만. 어쨌든 불쾌하고 찝찝한 분위기 하나는 참 잘 잡아냈다는 거. 그냥 거기에 존재 의의가 있는 영화입니다. 

 클라이막스에 무슨 대단한 한 방이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보는 동안 막 되게 재밌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인상에 남을만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전반적으로 잘 만들긴 했어요. 뭐 그렇습니다. 저는 재밌게 봤지만 굳이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ㅋㅋ




 + 스포일러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 데이빗은 그 '존 도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문진표를 본인이 마구 작성해서 입원시켜 버립니다. 이 분의 증상은 꼼짝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의식이 돌아와요. 하지만 기억은 돌아오지 않네요. 본인이 누구인지, 여기 어째서 와 있는지 모르는 가운데 데이빗은 여러가지 대화법을 써가며 뭔가를 알아내려 애를 씁니다. 그러다 간신히 입을 연 아저씨의 말은 '내 안에 뭔가 있다! 그게 점점 커져가고 있어!! 그리고 그 놈 때문에 나는 사람을 죽였어...' 인데요. 이 말을 데이빗이 믿겠습니까. ㅋㅋ 그냥 매우 걱정하는 정도였는데, 이날 밤 존 도우를 돌보던 간호사 한 명이 집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졸지에 시체를 잃어버린 경찰 아저씨의 수사가 진행됩니다. 존 도우가 자살을 시도한 곳을 탐문하면서 피로 가득한 욕조에서 의문의 소용돌이 무늬를 발견하구요. 방을 샅샅이 뒤진 끝에 지갑을 찾아서 이름을 확인. 주소지로 찾아가 가족을 만나요. 알고 보니 귀여운 자식 둘에 부모도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이었는데. 언젠가 집에 화재 사건이 발생하고 아내는 그때 사망. 그 후로 아들이 이상해졌다고 합니다. 자꾸 멍하니 있고, 기억이 가물해지고, 뭔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다가 갑자기 집을 뛰쳐 나가고 연락이 없대요. '차라리 화재 때 죽는 게 나았을 텐데'라는 말까지 하는 부모를 보니 뭔가 참 어두컴컴하지요.

 

 그때 병원에선 데이빗의 세상 유일한 친구, 인도계 여의사님께서 데이빗의 만행을 눈치 챕니다. 그래서 당장 환자를 퇴원 시키라고 데이빗에게 성질을 내고 데이빗은 그러겠다고 약속합니다만. 이미 늦은 밤이라 다음 날 퇴근 시키려고 한 게 문제였죠. 이런저런 불행한 우연으로 자기 병실을 빠져 나와 복도에서 놀던 환자 할머니가 존 도우를 마주치고. 존 도우는 할머니를 붙들고 입을 벌린 채 괴이한 소리를 내요. 글로 적으니 바보 같지만 나름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비틀비틀거리며 자기 방으로 돌아간 할머니는 다음 날 사망. 


 하지만 그게 존 도우 탓이라는 걸 누가 알겠습니까. 병원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직접 출동한 여의사님께선 존 도우와 간단한 면담을 하고 퇴원을 시키려 하구요. 마침 경찰 아저씨의 활약으로 존 도우의 부모와 병원이 연결되어서 부모가 데리러 와요. 하지만 퇴원 길에 우리 존 도우씨는 또 여의사님에게 사자후를 발사하고. 몇 시간 후에 데이빗이 이 분을 찾아가보니 바닥에 쓰러져 죽어 있습니다. 할머니와 똑같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입을 쩍 벌리고서요. 그제서야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이빗. 자기 때문에 지금 사람 셋이 죽었네요. 그래서 초강력 마취제를 들고 존 도우의 집을 향합니다만.


 그때 존 도우의 집에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하려는데 갑자기 이 양반이 입을 쩍 벌리고 괴상하며 귀와 머리가 울리는 사자후를 발사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할매가 손주들을 데리고 2층으로 피신하고, 할배가 어떻게든 해보려는데 존 도우가 풀려난 걸 안 경찰 아저씨가 도착하죠. 그래서 둘이 어찌저찌하다가... 장면이 바뀌며 주인공이 도착합니다.


 집에 들어서 보니 1층엔 할배가 죽어 있고. 2층으로 올라가 보니 경찰은 물론 할매와 아이들도 모두 사망. 밖으로 뛰쳐나와 보니 온 동네가 적막해요. 문이 열린 집마다 들어가 보니 모두 다 똑같은 꼴로 죽어 있구요. 빠루 하나를 손에 들고 온 동네를 헤매던 주인공은 결국 완전히 괴물에게 지배된 상태의 존 도우를 만나 일전을 벌이다가 자신도 사자후 어택을 당합니다만, 정신을 차리자마자 풀스윙 빠루질로 존 도우를 파샥파샥 으깨 처치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고 기력이 다해 쓰러지는 주인공의 모습 뒤로 누군가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들이 도착하네요.


 잠시 후 앰뷸런스에 타고 병원으로 가는 데이빗의 얼굴에, 존 도우가 흑화될 때마다 나타나던 시커먼 핏줄 서기 증상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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