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물 여섯 되었을때 친구가 스터디에서 7~8세 많은 남자선배들에게 크리스마스케잌론을 듣고 와서 분노할때 전 그냥 심드렁하게
 
왜 그런인간들하고 스터디를 해? 딴데 새로 들어가.. 왜 그런 헛소리를 견디냐? 했는데
 
제가 막 서른이 넘자 대학동기가 저에게 서른넘으면 똥값론을 꺼내더군요.
 
아.. 그때야 그 친구의 분노와 짜증을 공감했습니다. 아 이건 똥이 더럽다고 피할수 있는게 아니구나. 현실은 이렇슴 대부분의 남자는 나랑 같이 생각함 이러면서
 
앞에서 나뒹구는구나.. 이 똥을 밟고 지나가야되나 치워야 되나..


그 동기는 나쁜놈도 아니고 나 약올리려고 한 이야기도 아니었어요. 지 딴에는 조언이자 걱정이랍시고 하는거였죠.
 
언제나 이런 이야기의 짜증포인트는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여자들과 발언자들은 동갑이거나 발언자가 더 늙었다는 겁니다.
 
이른바 야코죽이기. 
 
원래 50대 과장님이나 추석때 만나는 짜증나는 삼촌 톤으로 저에게 연애는 안해? 소개팅 시켜줄까? 너 어쩌려고 그래..? 하는 
 
좀 과도하게 연애와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고 80년대에서 타임루프를 탄듯한, 그래서 동기여자애들이 싫어하는;; 친구였지만
 
그래도 본성은 착하고(?) 저에게도 친절하며 무엇보다 흔치않은 제 성씨와 같아서 사촌같기도 하고 가끔 울오빠랑도 이미지가 비슷해서
 
주변머리 없는 오빠가 대학때 여자동기들이 이렇게 대해줬음 좋았겠다 싶은 정도로 지내려고 커피나 간식을 가끔 나눠먹으며 잘지냈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의 시작은 우리 오빠의 결혼이야기에서부터였어요.
 
오빠는 올해 33세인데 32세 크리스마스에 동갑인 언니와 첫 연애를 시작해서 이번가을에 결혼합니다.
 
근데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애는 근데.. 너희 오빠정도로 성공한(?) 사람이면 20대후반이랑도 결혼할수 있잖아..?라는 의문부터 내놓더군요.
 
그러는 본인도 자신과 동갑인 똥값이 된(?) 여친이 있습니다. 그건 뭐 정으로 가는거냐..


하여간 저는 저런 이야기를 성질 나빠보이는 내앞에서 뱉은 용자는 처음보았기에 콧구멍에서 바람을 내뿜으려는걸 참으며
 
그런 생각하는 놈은 내쪽에서 20대건 30대건 싫거든? 차라리 서른 넘겨서 그런놈 걸러내는게 낫겠다.
 
라고 하고 집에 와서 오빠랑 전화로 수다떨때 그 이야기를 해줬더니
 
입에서 거품을 물며 그런 색히랑 놀아줄 가치도 없다 앞으로 간식도 먹지 마라 인간관계를 끊어라 하며
 
오빠가 더욱더 콧김을 내뿜었습니다.






엊그제 글이 안드로메다로 치닫는거 보고 몇번이나 댓글에 뛰어들고 싶다가도
 
진흙탕에 굴러서 무엇하리..하고 그만뒀지요.
 
무엇보다도 평소에 그렇게 안봤던 분이 앞서서 몇번이나 반복해서 이런말을 하면서
 
이것이 현실입니다...하시길래 이사람이 그사람 맞아? 하고 몇번이나 다시 검색을 했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공감한 댓글.

봄고양이

08.17 08:34

이거 '여자=크리스마스 케익론'이랑 뭐가 다른거죠. 정말 가관이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이야기라니. '남자 연봉 3000이하는 안된다'거나 '남자 180이하는 루저다' 류의 발언과 조금도 다르지 않게 차별적이고 사람 화나게 하는군요. 여자에 대해 나이를 지적하는 이런 류의 말이 그 보다 더 질이 나쁜 건, 연봉 3000이하나 키 180 이하의 남자들은 전체 남자의 일군이지만, 나이 먹는 건 여자와 남자를 포함한 모든 생물 전체의 법칙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그 따위 걸 핸디캡이라고 적용하는 시선 그 자체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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