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른이 봐도 재밌다는 후기를 남겨봤자 이 후기에 낚여서 굳이 또봇을 극장에서 보러 가실 성인 관객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서두...
아니, 또덕들이 세상에 꽤 많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또덕들은 돈 주고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어요! 또덕 아니라도 변신로봇물 좋아하는 분들은 재밌게 볼 수 있어요. 가족영화로도 적당해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어른들이 빵빵 터질 만한 개그 코드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아시다시피 제작진이 덕후들이잖아요.

변신로봇물이라서 남아 선호인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여성 캐릭터들이 늘 부수적으로 처리되는 것이 찜찜했는데, 이번 극장판에서는 아주 화끈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부수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아예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는 거죠!!! 거, 정우성이 주연이고 잠수함 내부가 배경이던 '유령'이란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여성 캐릭터는 엑스트라인 해녀 1명밖에 없습니다. 네 가족이 중심에 놓여 있는데 모두 부-자로 이루어진 관계입니다! 어머니는 전부 돌아가셨거나 출장 중이에요. 아시다시피 마이너 감성을 담고 있어서 주인공네 아빠는 지체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또다른 주인공네는 입양으로 가족이 된 사이입니다. 또다른 주인공네 엄마는 비행기 조종사라서 출장 갔다고 나오는데 영화 끝날 때까지 등장하지 않으시네요.. ㅡ,.ㅡ


유아~초등학교 저학년들이야 당연히 좋아하겠고, 어른들이 봐도 재미있는 코드들이 많이 있고, 초등학교 고학년들이라면 효율을 추구하는 사회의 끝은 무엇일까 인간과 로봇이 경계가 무엇일까 기억을 잃으면 자아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할 만한 꺼리도 있습니다만.. 이 시리즈의 타겟이 애매~하긴 해요. 어릴 때 보고 나이들어서 또 보면서 '어릴 땐 몰랐던 이런 의미가 숨어 있구나' 할 정도로까지 시리즈가 성장할까...

아무튼, 굳이 이 영화를 보러 가시진 않더라도, 자녀나 조카 등과 함께 보러가는 '봉사'를 하러 가실 때 좀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나머지 어른은 밖에서 딴 영화 보고 나 혼자 어린이들을 이끌고 영화관에 인솔하러 들어가는 독박을 쓰더라도 괴로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친구들 꼬셔서 같이 보러 가셔도 좋고요.  오늘 영화관에서 가장 꺅꺅 소리지르고 가장 크게 웃었던 건 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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