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에 관한 고해성사.

2010.08.17 00:56

moonfish 조회 수:2024

 

 

뭔가 저는 아슬아슬하게 막차 탔다는 느낌을 좋아하나봐요.

어, 이거봐라? 하면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달지.

상대가 사람이라면 뭔가 내 소유욕을 자극한달지.

그런거요.

 

그러니까 수월하게 가질 수 있는-혹은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은 쳐다도 안보죠.

그것이 실제 저한테 얼마나 과분한지 정말 쉬운지 어떤건지 객관적으로 냉정한 판단따위 하지 못합니다.

그냥.. 그런거 같아요 대체로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걸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니면 반대로 극단적으로 과소평가하고 다른걸 극으로 띄우거나. 중간이 없어요.

무시하거나 아니면 어려워하거나 둘 중 하나. 

 

지금까지 놓친 아까운 직장들, 아까운 사람들, 아까운 기회들...

이제 생각해보면 내가 미쳤었군, 싶지만 당시엔 그런 걸 전혀 몰랐어요.

그냥 하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질 않았어요. 밋밋하고 지루했죠. 그렇다고 무시했나? 그것은 아닌 것도 같고요.

왜 그렇게 단점이 크게 다가오는지 모르겠어요. 이것도 마음에 안들고 이것도 마음에 안들고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그런 생각 뿐이죠.

입체적으로 다가오질 않아요. 조목조목 따져볼 수 없죠. 그래서 그냥 항상 고민만 해요. 아주 길게.

 

그러니 살면서 충만함을 제대로 느껴본 기억이 없어요.

와- 난 지금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게 행복하다. 절실하다. 절박하다, 이런 꽉 찬 감정을 느껴본 것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해요.

심지어 원하는 것이 있어도 저지르지 못해요. 억제가 지나치게 강해요.

저의 반은 거의 미치도록 괴로운 후회와 자책, 반은 다시 또 미래의 기대와 망상에 정신팔려 있는 중이죠.

현재는 없어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제가 지금 또 이런 후회할 짓을 하고 있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의 저는 그걸 도저히 판단할 수가 없네요.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저는 지금 당장 선택하고 판단해야할 문제가 산더미 같습니다만.

3일째 머리만 지끈지끈 아파오네요.

 

연애를 하려고 새로운 사람을 잔뜩 만나도, 아니면 지금의 상태에서 뭔가 진로에 대한 과감한 결단을 내리려고 해도

저는 또 같은 상태에 빠져있음을 느낍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람을 만나도 마음을 열 수가 없고, 무슨 일을 하려 해도 올인이 안됩니다.

생각이 저를 지배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로봇이 따로 없어요.

 

이런 건 어떻게 고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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