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 극장 개봉했던 영화를 넷플릭스가 샀나 보네요. 런닝타임은 1시간 51분.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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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문화권 호러들을 볼 일이 드물다 보니 포스터마저 신선해 보이는!!!)



 - 정신과 치료 받느라 딸을 아기 때 시설에 맡겼다가 이제 막 다시 데려오는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6년 전에 어떤 심대한 금기를 어긴 대가로 주변 사람들이 막 죽어 나가는 비극을 겪었다는데 어째 본인은 멀쩡(?)하네요. 암튼 애절하게, 감동적으로 자기 혼자 사는 집에 딸을 데려왔지만 당연히 아주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폴터가이스 현상 같은 게 막 벌어지고 딸도 종종 귀신 들린 애 같이 섬뜩한 짓을 하구요. 어떻게든 이걸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고픈데, 결국 그건 6년 전에 이 여자가 대체 뭔 짓을 했는가와 연결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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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파운드 푸티지!! 아니 근데 그걸 본인이 들고 있으면...)



 - 시작이 나름 참신합니다. 주인공이 카메라에 대고 자기 사연 얘길 털어놓는데, 그러니까 관객에게 말을 거는 상황이에요. 촬영에 대해선 나름 핑계가 있는데, 그래서 결국 파운드 푸티지의 형식을 갖게 되죠. 시작부터 끝까지 쭉 그렇게 뭔가로 (상황 따라 기기는 달라집니다만) 촬영해 놓은 걸 본다는 식이에요.


 제가 그냥 '이 영화는 파운드 푸티지 형식입니다' 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면... 그게 저엉말로 대충, 까놓고 말해 개판이기 때문입니다. ㅋㅋ 뭐 느슨하게 만들어진 파운드 푸티지 영화야 그동안도 종종 봐왔지만 이 영화 같은 건 본 적이 없어요. 초반엔 나름 예의(?)를 갖춰주지만 중반부턴 '그냥 막!!!'이에요. 누가 뭘 찍을 이유가 1도 없는 상황에서도 문답무용으로 찍고 있는 건 양호한 편이고, 아무도 찍어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도 계속 찍고 있어요. 나중엔 포기하고 걍 웃으며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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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보면 익숙하고, 자세히 보면 좀 색다르고 그렇습니다.)



 - 근데 이렇게 난장판인 건 형식 만이 아닙니다. 스토리가 더해요. ㅋㅋ

 이야기 자체는 걍 무난합니다. 저주로부터 딸을 지키려는 엄마의 눈물 겨운 모성 스토리가 현재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6년 전 운명의 그 날 사연이 교차해 들어가며 마지막엔 둘의 클라이막스가 만난다... 라는 무난한 구성이고 양쪽 다 심플해서 특별히 좋을 건 없어도 크게 나쁠 것도 없거든요. 근데 그 뻔한 이야기를 굉장히 난해하게 전달하는 재주(...)가 있어요. 보다가 음? 이건 뭐지? 방금 쟤는 왜 나왔지? 저 양반에게 내가 놓친 뭐가 있었나? 같은 당혹감을 계속 느끼게 합니다. 사실 다 보고 난 지금도 여전히 모르겠는 장면이 여럿 있어요. 원래 각본에서 뭘 쳐내다가 흔적이 남은 건지 뭔지...;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은 걍 알기 쉬운 '엄마' 캐릭터라 괜찮아요. 전형적이지만 그만큼 이입하기 좋은 양반인데요. 문제는 주변 인물들입니다. 묘사가 되게 대충인 가운데 그 중 상당수가 여러모로 비호감이에요. 특히 과거 파트의 주인공 동료 둘은 멍청 & 비매너에다가 억지 전개까지 결합돼서 보는 내내 걍 빨리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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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이 놈들이요.)



 - 그래서 간만의 망작 소감이냐!! 고 하면 그건 또 애매합니다. 놀랍게도(?) 장점이 있어요.

 일단 영화가 되게 성실하거든요. 1시간 50분이라는 런닝타임이 호러 치곤 많이 긴데요. 그 와중에 '아무 호러 효과 없이는 단 한 장면도 넘기지 않겠다!!'라는 기세로 뭐가 줄기차게 벌어지고 튀어 나옵니다. ㅋㅋ 그리고 그 와중에 나름 다양성을 추구해요. 기본적으로 죄다 아시아권 호러 무비들에서 흔히 나오는 패턴과 연출들이긴 한데 그걸 무슨 컴필레이션 앨범 급으로 때려 박는 가운데 그 장면 장면들의 연출이 나쁘지 않습니다. 최소한 호러 무비로서 싱거운 영화는 아니에요.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준비된 아주 깜찍한 쇼가 하나 있습니다. 사실 이것도 뻔해요. 밑밥을 까는 순간 바로 눈치챌 수준이었는데요. 다만 그걸 '이런 식'으로 써먹는 영화는 이전에 본 기억이 없어서요. 그게 튀어나오는 순간 '아~ 감독님 이 장면 아이디어 때문에 이 영화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피식 웃었네요. 암튼 뭐 분명 참신한 시도였고, 덕택에 이 난장판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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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지고 보면 동양쪽 오컬트를 다루는 영화도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구요.)



 - 대충 마무리 할게요.

 사실 우리가 중화권 호러를 볼 일이 별로 없습니다? 저도 뭐 기억에 남는 이쪽 문화권 호러라면 '반교'와 '환원' 같은 대만 게임들부터 생각나는데요.

 그래서 일단 장르 팬에게는 나름 레어템으로서의 가치가 있겠죠.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호러 장면이 양도 많고 연출도 괜찮아요.

 영 흥미가 안 생기는 진부한 메인 스토리와 매력 없는 캐릭터 + 그나마 툭툭 튀는 엉성한 전개 때문에 '재밌다'라곤 말 못하겠지만 뭐... 원래 동양 호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걍 경험치(?) 획득하는 셈치고 큰 기대 없이 틀어볼만 해요. 어차피 넷플릭스라서 추가금도 안 드니까요. 걍 납량특집 외화 한 편 보는 셈 치는 거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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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동아시아권 특유의 끈끈한 멜로 정서가 막판에 좀 있다는 거. 근데 나쁘지 않게 처리한 느낌이었어요.)




 + 대만 영화를 '중화권'이란 표현으로 묶으면 대만 사람들이 싫어하려나요. 하지만 '중국 문화권'이라고 하면 뭔가 안 맞는 것 같고...;



 ++ 올초에 대만에서 아주 흥행 대박을 낸 모양입니다. 어쩌면 한국판 리메이크라도 나올지두요? ㅋㅋ 딱 한국화하기 좋은 소재들이라서요.



 +++ 영어 제목이 'Incantation'인데요. 공교롭게도 올해 똑같은 제목의 미쿡산 호러가 또 나왔더군요. imdb에서 정보 찾다 좀 당황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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