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관한 입장 차이.

2012.08.17 21:49

점례 조회 수:2123

글을 시작하기 전에:

잘난 척 해서 글은 썼습니다만, 사실 저는 인위적 임신중절에 대해서는 학부 1학년 1학기-_-에 교양;;과목 하나 들은 걸 몇년씩 우려 먹고 있는 인물로써-_-;;;

법이니 신학 전공과는 연도 멀고, 철학이니 윤리 같은 것도 아무 것도 모릅니다. 생명에 대한 기준 같은 것도 틀린 점이 퍽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오류가 보이면 리플로 지적해 주세요. 전공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기대합니다....

 

 

 

얼마 전에도 있었던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이 낙태에 대한 논쟁이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교환하고,

그로 인해 자기가 잘못 알고 있었거나 틀리게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의견을 고칠 기회를 가지고, 법과 양심과 사회의 보호선을 조율해 나갈

 멋진 기회를 주는 좋은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위적 임신중절에 대하여서는 보통 제가 속하리라 믿어지는 것과 다른 스탠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pro-life생명우선론자,

태아embryo와 태아fetus는 인권을 가진 인간이며 수정시부터 인간의 존엄을 가진다고 믿는 쪽인데요, 저는 보통 이 이야기를 줄여서

 '나는 카톨릭이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 정도로 신실한 신자가 아닌 것, 제 삶의 태도를 종교에 따라 결정할 정도로 착한 어린 양이

못 되는 것은 하느님과 제 본당 신부님과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태도는 이것이고, 종교의 입장을 가져다 쓰는 것이죠.

말이 빨라서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카톨릭의 입장은

"Laws which legitimize the direct killing of innocent human beings through abortion or euthanasia are in complete opposition to the inviolable right to

life proper to every individual; they thus deny the equality of everyone before the law."

안락사나 낙태를 통해 순수한 인간 존재를 죽이는 것을 정당화하는 법은 모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명에 대한 불가침의 권리에 완전히 반대된다.

이 법들은 모든 이들이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 이후에는 '모든 개인은 그 자체로 존엄하며, 발달 정도나 성별, 교육에 대한 차이나 빈부로 인해 차별하는 것은 대략 안될 말씀' 이라는 말이 이어집미다.

뭐 이 정도가 공식 입장인가 하네요. 카톨릭 입장이 궁금하신 분은 요한 바오로 2세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나 신앙교리성의 '인간 존엄,' '생명의 선물' 같은 것을

읽어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사실 저도 훑어만 봤음미다-_- 

 

하지만 이 낙태에 대한 논쟁에서 언제나 벌어지는 일인데, 이런 논쟁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문제가 논의되는 빈도나 각자의 주장의 과격함에 비하여, 본인들조차 자신의 입장을 정의하지 않은 상태(자기 의견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의견을 내놓는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언제부터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문제가 있겠죠.

 

 이것조차도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사람들은 이 입장의 차이도 밝히지 않고(모르고 있는 것 같아)넘어가는 일이 잦아

보통 찝찝한 것이 아닙니다. 가장 엄격한 주장으로는 수정시부터 인간이라고 말하는 종교계(카톨릭계)의 의견이 있겠고,

배아에서 태아로 넘어간다는  8주부터 인간/생명이라고 하는 부류도 있는데 저도 8주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사실 잘 모릅니다.

아시는 분은 리플 좀;; 그리고  심장이 생긴 후부터 인간/생명이라고 하는 사람,  뇌가 생긴 후부터라고 하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우리 형법은 산통 후부터 태아를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 같고요,  민법은 출산 후의 아기를 사람으로 인정합니다만,

출산 후로부터 소급하여 존재의 발생부터 태아의 권리를 인정(상속 관련 등)하는 것 같습니다.

또 출산 후 비로소 첫 숨을 쉬어야  생명임을 인정하는 중국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낙태를 쉽게 하기 위해서 만든 법인가 하는데요,

그렇게 따르면 산통 중이어서 병원으로 후송 중인 산모를 공격하여 아이가 죽으면, 우리 형법에서는 살인죄가 되고 중국 법으로는

 임산부에 대한 상해죄가 되는가 합니다. 살인 아님. 아직 숨 안 쉬었음. 인간 없음.  (개인적으로 너네들도 어지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후에도 여성의 권리와 도덕과 법의 문제가 섞여 대단히 복잡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인터넷에서는 그런 것에 대한 접근은 좀 보기 어려운 것 같고,  '그럼 책임 못질 짓을 왜 했냐' 느니 '그럼 내 인생이지 니 인생이냐'부터 시작해서

 '태아의 권리는 무슨 개뿔 태아의 권리냐'같은 극단적인 말도 본 것 같습니다만,  사실 여기까지 가면 이런 건 진지하게 의견으로 카운팅되기도 어렵죠. 하하하.

일단 어느 정도까지가 인간인지, 어디까지가 생명인지에 대한 이해가 되었다면,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하여는 말할 바 없다 치더라도,

 그 인간을/생명을 죽이는 것은 개인의 도덕과 양심에 처우를 맡길 것인지, 아니면 법으로 막아야 하는 것인지. 하는 것들에 대한 이해나

자신의 입장을 정리할 기회가 필요한데, 보통 사람들이 말 하는 걸 들어보면 '책임 못 질 일 하고 사람 죽이기는 ㅉㅉ' 같은 개인의 품성에 대한 비난이나

 '낳아봤자 고생이나 쪽 빠지게 할 것 뭐한다고 싸지르느냐' 라는 식의 지나친 감정이입형...이랄까 피터 싱어형... 주장이 복마전을 이루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충 생각나는 입장만 죽 적어 보자면

 

배아(배, 태아, embryo, 임신 8주 이하)는 생명이다/생명이 아니다

Yes : 배아는 생명이 아니므로 임신 중절은 법적, 도덕적 문제가 없다.

No  : 배아는 생명이지만 임신 중절엔 법적, 도덕적 문제가 없다.

No  : 배아는 생명이지만 임신 중절엔 법적 문제만 있을 뿐, 도덕적 문제가 없다.

No : 배아는 생명이지만 임신 중절엔 도덕적 문제만 있을 뿐, 법적 문제가 없다.

No : 배아는 생명이므로 임신 중절엔 도덕적 문제가 있지만,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No : 배아는 생명이므로 임신 중절엔 도덕적 문제가 있으며, 법적으로도 불가하다.

 

태아(fetus)는 생명이다/생명이 아니다

Yes : 태아는 생명이 아니므로 임신 중절은 법적, 도덕적 문제가 없다.

No : 태아는 생명이지만 임신 중절엔 법적, 도덕적 문제가 없다.

No : 태아는 생명이지만 임신 중절엔 법적 문제만 있을 뿐, 도덕적 문제가 없다.

No : 태아는 생명이지만 임신 중절엔 도덕적 문제만 있을 뿐, 법적 문제가 없다.

No : 태아는 생명이므로 임신 중절엔 도덕적 문제가 있지만,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No : 태아는 생명이므로 임신 중절엔 도덕적 문제가 있으며, 법적으로도 불가하다.

 

이런 것까지 있네요.

하나 골라 보시고 자기 주장에 대한 입장과 근거 정리를 마음속에라도 해 보면 심심한 저녁때에 좋은 생각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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