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마사지사의 손길..

2012.08.24 19:42

주근깨 조회 수:3886

저번에 중국식 마사지숍을 추천받는 글이 올라왔죠.


얼마전에 지압식 마사지를 받고 얼마되지 않았던 시점이라 열심히 댓글을 남겼었는데..오늘 시간도 남고 내일 오래뛰어야 하는 행사가 있어서 겸사겸사 또 마사지샵에 갔습니다.


제가 간 곳은 한빛맹학교..


정부지원을 받고 무슨 기업형 학교인가 뭐시긴가 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아래쪽에 꽤 규모가 큰 마사지숍을 만들어 둔 곳이죠.


수유동에 있는데..수유동이 이전엔 장애인들이 모여살던 동네였나요?...약간 언덕길로 쭉 올라가는 동네였는데 맹학교 뿐만 아니라 꽃동네등도 주변에 모여 있나보더라구요.


어쨌든...


이곳 마사지사들이 한빛 맹학교 출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나이가 다들 꽤 있어보였거든요. 관련 기사를 보니 이곳 맹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시키고,마사지자격증을 주고 어느정도 경력이 쌓이면 고용하는건 맞는것 같아요.

지금 있는 마사지사들이 그런 코스를 밞은것 같지는 않지만.


다들 시각장애인들인데 손길을 느껴보면..와..교육 잘 받으셨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어요.

스포츠 마사지니,중국식이니 태국식이니 많지만 여긴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지압점을 누루는 방식..

근데 슬쩍 몸을 훓고 나서 꾹꾹 눌러대는 그 타겟이..진짜 정확해요.몸에 꾹 누르면 자극이 오는 부분이 있고 아닌 부분이 존재하잖아요.그런데 그 자극점들만 기막히게 찾아서 꾹꾹 누르죠..

또 놀라운게..

근육을 만지면 아는지 마사지를 해주면서 이 부위는 상태가 안좋은것 같다..경직되었다..이렇게 말해주는데 정말 그 부분들은 다른곳보다 아프게 느껴지는 곳들이거든요.실제 제가 허리가 안좋은데 좀 만져보면서 왼쪽 허리랑 오른쪽 어깨가 안좋은것 같다고..어깨가 잘 결리고 빳빳한데 진짜 왼쪽보다

오른쪽이 훨씬 경직되어 있는지 같은 마사지를 받아도 유난히 눈물나게 아프더라구요.

전 아파도 아픈기색을 안내고 말도 안했는데..어찌 그리 귀신같이 만지면 아는지...


마사지를 잘 못하는곳에 가서 마사지를 받으면 허툰 동작들이 많아서 받다보면 잠을 자게 되는데 여긴 도저히 잠을 잘 겨를이 없어요..많은 부위를 누르는것도 아닌데 누르는 곳들이 하나같이 다 자극점들..

받을때는 꽤 아픈곳도 많은데 그래도 받고 나면 진짜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조금 시각장애인분에 대한 약간의 이질감이 제겐 존재해요.그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고,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자신의 얼굴을 못보니까 외모를 전혀 꾸미지 않잖아요.특히나 얼굴인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눈이 온전치 못하니 거기에서 오는 불편함같은게 존재합니다.

거부감까지는 아닌데 어쨌든 조금은 낮설고 찜찜한 기분들이 있는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이곳에서 마사지를 받을때 좀 느낌이 묘했어요.특히 처음 절 반겨준 아저씨 마사지사는 약간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이 있었는데..그게 제 편견에서 비롯된건지 실제 그분이 신경을 안쓰신건지 모르겠지만..어쨌든 그랬네요.

뭐랄까..마사지를 하면서 연신 손으로 본인의 얼굴을 쓸어내리는 동작이나(땀이나는것도 아니고 왜 그러실까..그냥 버릇이실까..) 그분의 외모나..그런게 좀 그랬던것 같아요..게다가 제 발을 마사지 해주고 바로 두피마사지로 손을 옮기셨던것도..음...물론 마사지 받기전에 족욕등을 다 마친 상태였지만..


그런 찜찜함속에서도 워낙 마사지를 잘하시니까..모든게 용서되는거 있죠?..-.-;;

지식을 가지고 마사지를 하는구나.하는것도 느껴지고,시간배분을 해서 몸 전체 이곳저곳을 다 부족치 않게 두루 해주는것도 좋고..말하면 원하는 부위만 해주기도 한대요.

(찾아보니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경력이 다들 오래되신 분들이고 월수입도 지원을 받아서 꽤 괜찮다고 하더군요.월 200~300선...)


하루에 한번씩 마사지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돈 많이 벌면 꼭 개인 마사지사를 고용해야지 생각합니다.


아, 마사지를 받으면서 제일 기분이 좋고 피로가 확 풀리는 부위가 어디인것 같으세요? 이것도 개인차가 존재하는것 같지만..어쨌든 제 경험을 보면..두피와 손과 엉덩이더라구요.

목이나 어깨,발등도 만성적으로 피로가 쉽게 쌓이는 곳이라 받으면 아프면서 시원하고 좋긴 한데,그 부위들은 그 부위에만 느낌이 한정되는데 반해,저 세군대는 이상하게 온몸이 상쾌해져요;

뭔가 싸한 느낌..

특히 잘 느끼지 못하지만 손이라는 곳이 상당히 피로가 많이 쌓이는 곳인것 같더라고요.그냥 쥐고 요롷게 저렇게 지압을 받으면 찌릿찌릿 전기가 오면서 온몸이 푸근해지는게..

제일 놀랐던 곳은 엉덩이..엉덩이 마사지는 부위의 예민함때문에 잘 받기가 어려운데..아...이곳 마사지 받으니까 진짜 시원하더라고요...한결 가벼워지는 느낌..하긴 대부분의 생활을 앉아서 하게 되니...아무튼 지압점을 누르고 부위를 털고 하는 그 행위에 "우와..이런 느낌이라니"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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