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앨리 맥빌을 꽤 열심히 봤습니다.

 

시즌 몇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앨리가 양성애자 판사를 잠깐 만난 적이 있어요.

상대가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서 고민하다가 결국엔 그 남자를 차면서 하는 대사가 정말 웃겼습니다.

"나는 가족들과 야구장에 갔을 때 내 남편이 투수 엉덩이를 보고 침을 흘리면 어쩌지? 이런 걱정을 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세세하게는 다르겠지만 뭐 이 비슷한 내용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 대사는 참 기가 차는군요.

10년도 더 된 어린 시절 일이었지만 그때도 아이고 이 여자야, 니는 이성애자 남편이랑 야구장에 가면

남편이 치어리더 엉덩이를 보고 침을 흘리면 어떻게 할지 걱정 할 인간이구만-_-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같이 앨리 맥빌을 즐겨보던 친구와 열심히 앨리를 깠지요.

이때까지 지가 만난 남자 중에 제일 멀쩡한 인간을 그딴 이유로 차다니! 이러면서요.

뭐 물론 그 남자가 제일 멀쩡해 보였던 건 그 인물의 단점이 드러날 만큼 오래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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