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라는게 뭐 원래 과장이 심하죠. 농구를 다룬 <슬램덩크>의 경우에도 가만 보면 고등학생들의 실력이 NBA 찜쪄먹을 수준이고요. 그러니 야구만화에서는 마구를 던지는 투수나 쳤다하면 우주 너머로 날려버리는 타자나 등장 안하면 다행. ㅎㅎ

 

H2는 야구 소년들을 다루면서 환타지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고 있습니다만... 가만 보면 주인공급인 히로나 히데오, 노다는 물론이고 센까와나 메이와에게 깨지는 역할로 나오는 상대편 선수들의 능력도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갖다놔도 통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그러면서도 "난 프로에는 못갈 실력이야. 학창시절의 재미로 만족해야지." 따위의 대사를 치죠. 일본 프로야구 수준이 도대체 어떻다는 거?

 

워낙 오래된 만화지만, 가끔 중간중간 다시 읽는데 기억에 남는 뻥 심한 장면 몇 개를 꼽자면.. ㅎㅎ

 

- 센까와에 야구부를 만들기 위해, 초보자들로 만든 센까와 야구 서클이 지역 대회 준우승팀인 메이와를 이겨야 하는 상황. 투수 히로와 포수 노다는 적어도 센터 라인은 갖춰야 한다며 2루수 야나기와 중견수 키네를 데려옵니다. 그리고 경기 내내 히로와 노다의 신기에 가까운 기술이 펼쳐지니... 히로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강속구를 던지지 않고 맞춰 잡으면서, 맞은 공을 죄다 2루수와 중견수 앞으로만 보내 수비 에러를 최소화하여 실점을 막습니다. 치는 입장에서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도 어려운데, 던지는 입장에서 어디로 맞을지 결정?

 

- 히데오를 상대하기 위해 히로는 '고속 슬라이더'라는 구질을 던집니다. 한마디로 슬라이더인데 더럽게 빠른 슬라이더. 어느 정도로 빠르고 변화가 심하냐면, 수 년간 호흡을 맞춘 명포수 노다가 그 변화에 따라 포수 미트를 댈 수도 없어서 공이 죄다 뒤로 빠질 정도.

 

- 상대팀 에이쿄오의 히로따는 경기 중간에 뿔이 나 경기 승리에 관심을 끊습니다. 대신 히로와 노다를 괴롭히기로 하죠. 그는 마지막 타석에서 번트 3개를 대고 쓰리번트로 아웃되는데, 번트를 댄 타구 3개를 모두 앞으로 보내지 않고 뒤로 흘려 노다의 무릎, 배, 어깨를 맞춥니다. 그 빠른 공에 번트를 대며 입사각을 맞춰 공의 궤적을 설계. 그의 의도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에이쿄오 감독은 번트 2개로 포수를 괴롭힐 때까지는 잘한다고 칭찬하며 이렇게 말하죠. "히로따에겐 공 하나면 충분해."

 

- 그 에이쿄오의 포수 노구라. 스퀴즈를 시도하는데 이걸 예상한 히로와 노다가 공을 뺍니다. 하지만 옛날 옛적 김재박 이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개구리번트로 스퀴즈 성공.

 

- 에이쿄오의 히로따는 메이와전에서 히데오를 만나자 빈볼을 던져 히데오의 팔을 맞춥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히데오는 홈런으로 응수하는데, 나중에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니 공에 맞은 팔이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 히로가 경기에 나서 던졌다 하면 노히트노런에, 안타 2개 뽑은 팀이 "2개나 뽑았으니 잘했어"라고 생각하는 건 애교.

 

뭔가 더 많을 것 같지만 생각이 잘 안나네요. 여튼 H2는 재밌어요. 이게 결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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