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한 머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아 오늘 새로 머릴 하러 갔었어요.

지난 번 보다 훨씬 잘 나와서 기분 좋게 집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저희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그 근방에 일하시는 분들로 추정되는 중년 남자 세 분이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더라구요.

골목을 사이로 하고 서로 바라본 상태에서 큰 소리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는데,

저는 그 길로 올라가야 하니 쭉 올라가려는데 대화가 뚝 끊기더니 저와 한 분이 눈이 마주쳤고 대수롭지 않게 가던 길 가는데

그 분이 혀를 낼름 거리며 장난 식으로 저를 유혹하는 (?) 듯한 게슴치레한 눈을 하며;; 실실 웃더라구요. 그리곤 소리내어 "쩝쩝!" 이라고 했고;

제가 도대체 이게 뭐지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서 (발은 계속 걷던 대로 걷고) 얼떨떨한 와중에

그 사람과 마주보던 사람이 저 들으라는 듯 호탕하게? 키득키득 - 기분나쁜 웃음을 참는 소리였어요;- 웃으며; 말하더군요.

"거 나이 먹은 양반이 왜 그래? 입맛이나 다시고. 크크크"   

.

순간적으로 뭔가 기분 나쁜 상황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아저씨들 왜 그래요? 할 수도 없고 기분 나쁘면 나쁜 건데 그걸 내가 왜 그러냐고 이율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건가 암튼 아득해져서

그냥 후다다닥 골목길을 올라가버렸습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엄청 불쾌한 거예요.

네, 물론 그 자리에서 뭐라 말 한마디 못한 제가 모자란 걸 수도 있지만, 진짜 길가는 사람한테 그게 무슨 추태인지 모르겠어요.

밥 잘 잡숫고 남한테 기분 나쁜 일 만드는 일이 그렇게 행복한 사람들이라니, 동정은 가지만

불쾌한 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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