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주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 로저 페더러가 머레이에게 결승 진출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서로 한 세트씩 가져가는 팽팽한 경기였지만 머레이에게 주도권이 조금 더 쏠려 있는 터라

   페더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슬픈 경기였습니다. 



2. 사실 2009년 이후로 계속 천천히 슬퍼졌습니다.

   이건 마치  눈처럼 소오복히 핀 목련잎들이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거나

   거대했던 제국이 서서히 녹슬거나

   혹은 어느날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 팔자주름이 떡하니 자리를 잡아 

   날이 갈 수록 사라질 생각은 안하고 깊어지기만 하는 것을 보는 느낌이에요.

   스포츠 선수들에게 나이는 불가항력의 벽이고 아무리 테니스의 왕자를 넘어 황제였어도

   세월은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슬퍼요.



3. 그래도 페더러는 아직 어느 정도 합니다. 그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지난 윔블던에서도 잘 했고,

   말과 같은 허벅지를 지닌 송가와 머레이를 상대로도 '연륜'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예전처럼 대회마다 1위를 쓸어 담지는 못할 걸 알아서 마음이 아파요.





4. 그런데 사실 저는 그냥 이 남자가 멋있어서 좋아요.

    테니스나 테니스 자세에 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그냥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에

    코트 위에서 페더러가 취하는 모든 자세는 그대로 고정시켜 전신상을 만들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것 같아요.

    (누가 그러더라구요. 페더러 경기하는거 사진으로 찍어서 테니스 자세 교본 만들어도 된다고. 이거 사실인가요?)




    


5. 그가 서브를 넣을 때 토스하는 손가락의 모양이라든가 휘어지는 허리가 좋아요.





6. 끝까지 침착하고 평온한 저 시선도 좋아요.

   경기만 보면 엄청 조용하고 진지한 사람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 꼭 그런건 아니라더군요.

   (지난 주 경기 보니 앤디 머레이는 경기가 잘 안풀릴 때 'Come on!' 등의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소리를 잘 지르던데 실제로 그런 타입의 성격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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