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야구 관련 책을 읽었는데, 거기엔 상당히 단정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마운드와 타자까지의 거리를 감안하면,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에게 오는 그 거리와 시간 사이에 실제로 "변화"할 수는 없다. 결국 변화구라는 건 타자가 그렇게 느끼는 공일 뿐이지 물리학적으로는 공의 회전과 실밥의 공기마찰로 공의 궤적이 변화한다는 건 그냥 환타지다.

 

보니까 변하던데 ㅡㅡ; 근데 그건 궁금하긴 합니다. 보통 투수의 공이 좋을 때 볼 끝이 살아있다, 공이 오다가 타자 앞에서 '솟는다'고 표현하는데, 그건 중력의 법칙을 깨는 거잖아요? 정말로 투구법에 따라 (언더핸드가 아닌 정통파 투수가 던진 공이) 공이 약간이나마 위로 솟아오를 수도 있는 걸까요? 카메라 각에 따른 착시나 타자의 착각이 아니고? 아니면 그냥 공이 끝까지 힘이 실려 온다는 의미의 표현일 뿐일까요.

 

2.

 

밑에서 언급했던 만화 H2에 보면, 히로가 던지는 결정구로 슬라이더가 나옵니다. 대신 아직 고교생이고 서투른 탓에, 성공률이 낮다고 나오죠. 그래서 "휠지 안휠지 모르는 고속 슬라이더를 받는 포수는 골치아프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슬라이더 이전에는 포크볼도 구사하는 걸로 나오는데, 이 역시 140킬로의 빠른 포크볼이긴 하지만 성공률이 낮아서 떨어질지 안떨어질지 모른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한 타자는 속구를 계속 상대하다 마지막에 포크볼에 삼진당하는데, 알고보니 그 전의 속구들이 몽땅 포크볼 그립으로 던졌는데 실패한 거였다는 거.

 

근데 사실 속구와 변화구는 그립부터가 아예 다릅니다. 던지려는 의도부터 자세까지 다 다르죠. 근데 슬라이더를 던지려다 실패하면, 그 공은 그냥 속구가 되어 스크라이크존 한복판으로 들어가버릴까요? 아니면 예리한 슬라이더가 되지 못하고 밋밋한 슬라이더가 되어 얻어맞을까요?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