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7분. 스포일러는 있습니다!!! 이거 스토리 모르실 분 있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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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유희'라는 제목이 떠오르시면 당신도 훌륭한 탑골 멤버!! 근데 child를 악마로 번역한 번역자님은...)


 - 추운 겨울의 시카고 한밤중, 경찰과 범죄자가 술래잡기를 하네요. 범죄자는 대형 마트 장난감 칸으로 들어갔다가 형사의 총에 맞아 죽는데, 죽기 직전에 난데 없이 주문을 욉니다. 잠시 후 하늘에서 어마어마한 벼락이 떨어져서 마트는 대폭발(왜?;;;)하고. 형사는 범죄자의 시체를 확인하죠.

 장면이 바뀌면 어린 꼬맹이가 혼자서 엄청 어설프게 밥을 차려요. 시리얼을 그릇에 가득 붓고선 그 다음에 우유를 넣고, 그 다음엔 설탕을 마구마구 팡팡!! 거기에 까맣게 탄 토스트까지 구비해서 단잠을 자는 엄마를 깨워 암살하려들죠. 참 기특하다 했는데 알고 보니 본인 생일이라고 아부하는 거였네요. 쯧쯧... 
 암튼 이 소년의 꿈은 티비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끄는 캐릭터 인형을 갖는 것이었는데. 생활고에 시달려 아들 옷으로 선물을 때우려 했던 엄마 앞에서 정말 리얼하게 낙담, 슬퍼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본인을 비롯 주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꼬이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선물은 주는 대로 받으라고 좀. 니가 돈 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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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생긴 인형을 누가 사!! 라는 게 가장 큰 개연성 문제였는데. 이런 표정일 때를 보면 뭐 그럭저럭...? ㅋㅋ)


 - 처음 보는 건 아니지만 처음 보는 영화들 목록에 속하는 영화였습니다. 티비나 케이블에서 군데군데 보거나 중간부터 보거나 처음부터 보다 끊었거나 등등등으로만 봤단 얘기죠. 처음부터 끝까지 각잡고 본 건 이게 처음이고, 또 저렇게 부분부분이나마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요. 최소 20년 가까이 된 듯. 그래서 역시나 처음 보는 영화처럼 즐겁게 잘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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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난 니가 싫어요.)


 - 일단 가장 인상적인 건, 이게 의외로 영화가 멀쩡하게 잘 만든 영화였다는 겁니다. 허허. 80년대 추억의 호러 무비인 데다가 처키 유명세가 워낙 대단하다 보니 어쩌다 얻어 걸린 히트작 같은 걸로 이미지가 생성돼 있었는데 아니더라구요. 분명히 잘 만들었습니다.

 일단 드라마가 있어요. 엄마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착한 아이지만 계속해서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고 입 다물게 하는 어른들 때문에 살짝 삐뚤어질테다!! 모드가 되어서 위험을 자초하는 '앤디'의 드라마도 있고. 또 먹고사니즘의 압박 + 친구 잃은 슬픔 때문에 아들에게 자기가 필요할 때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엄마의 드라마도 있구요. 이게 다들 살짝살짝이지만 은근히 제대로 짚어지면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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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살인마의 드라마도 있습니다만. 이쪽은 뭐. ㅋㅋㅋ)


 - '처키'의 캐릭터도 생각보다 단단하구요. 일단 악당이 '어쩌다 번개 꽝!!!' 같은 게 아니라 주술, 흑마술을 사용하는 걸로 설정된 것도 나름 성의가 있고 그게 또 막판 전개까지 쭉 이어지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게다가 이제와 다시 보니 처키가 성장하는 묘사가 있었더라구요. 처음엔 몸에 익숙지 않아서 힘이 약하지만 점점 더 강해진다! 라는 설정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영화 속 액션에 반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첫번째 희생자인 엄마 친구는 처키에게 맞아 죽는 게 아니라 한 대 맞고선 깜짝 놀라서 창문에서 떨어져 죽어요. 두번째 희생자는 처키가 가스를 틀어 놓은 방에서 멍청하게 혼자 총질하다 폭사하구요. 이렇게 초반엔 숨어서 머리를 굴려 살인을 하다가 후반으로 가면 대놓고 뛰쳐나와서 육박전을 벌이는 거죠. 어차피 기승전결에 맞춰 영화의 톤을 조절하기에도 이게 적절하니 거기에 이렇게 설정을 얹은 건 꽤 세심한 부분이었다고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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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키의 못생겨짐과 전투력은 비례합니다. 갈!!!!!)


 - 가장 감탄이 나왔던 건 '처키'에 사용된 특수 효과들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cg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리 돈도 없어요... 라는 스피릿으로 죄다 기계장치 인형 아니면 왜소증 배우를 쓰고 카메라 트릭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는데요. 확실히 작금의 cg 기술이 아무리 발전했어도 '실물'의 느낌을 따라가지는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진짜'라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어서 되게 리얼하고 위협적입니다. 그리고 그 가내 수공업으로 구현한 표정 같은 것도 인형이라는 척키의 특징을 살림과 동시에 그 틀 안에서 되게 효과적이에요. 80년대 호러 영화 보면서 특수 효과 구리다는 생각을 안 하기가 힘든데, 이 영화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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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터미네이터스런 장면들도 나쁘지 않아요. 어차피 인형이니 움직임 좀 뻣뻣한 건 오히려 리얼리티가 되구요.)


 - 그리고 영화가 빨라요. 런닝 타임이 짧기도 하거니와 그 안에서도 템포가 그 시절 영화치곤 꽤 빨라서 느리단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뭐 21세기에 나왔으면 최소 한 두 명은 더 죽이게 했을 것 같긴 하지만요. ㅋㅋ 그래도 이렇게 시작하자마자 금방 본론으로 들어가 진도 빼는 그 시절 영화는 흔치 않거든요. 앞서 말했듯이 그 안에서 드라마도 나름 알뜰하게 챙기고 말입니다. 지금 봐도 전혀 늘어지는 느낌 없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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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 영화 월드에서 가장 보탬이 안 되는 존재 = 총 든 건장한 남자 역할을 맡고 계십니다.)


 - 뭐 다들 너무나도 잘 아시는 영화라 더 길게 얘기할 게 있겠나 싶구요.
 각본, 연출, 특수효과까지 특별한 단점 없이 매끈하게 잘 뽑힌 수작이었습니다. 불세출의 히트작 '처키' 캐릭터의 첫 모습 구경도 좋구요.
 뭐 당연히 요즘 보기엔 좀 구식이라든가, 너무 예측 가능한 떡밥을 크게 터뜨린다든가... 하는 소소한 한계는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막연히 '그때 보긴 무서웠지만 지금 보면 허접하겠지 ㅋㅋㅋ' 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게 오산이었다는 걸 확인한 보람이 있네요.
 아직 안 보셨거나 거의 기억이 없으신 분들은 한 번 보세요. 21세기에 보기에 무섭진 않지만 재밌습니다.



 + "아앗 건전지를 안 넣었는데!!!"가 당시엔 놀라운 반전이었다는 게 재밌어요. 영화에서 처음에 처키가 작동 하자마자 그 생각부터 했는데요.
 그러고보면 옛날 사람들은 참 순수했... 이 아니라 그만큼 영화 각본이라는 게 많이 발전한 거겠죠.


 ++ 지금 생각해보면 '토이 스토리'의 장난감 주인 녀석 이름이 '앤디'라는 게 웃기죠.
 설마 '토이 스토리' 제작진들이 이걸 생각해서 지은 이름은 아니겠죠. ㅋㅋ 워낙 흔한 이름이니까요.


 +++ 이 다음으론 2019년판 '사탄의 인형'을 봤습니다.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리메이크? 리부트? 리퀄? ㅋㅋㅋㅋ
 근데 그냥 이어졌던 속편들 중에도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게 좀 있네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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