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예이거 장군의 공중전

2024.01.17 14:07

돌도끼 조회 수:150


척 예이거는 병으로 입대해서 장군으로 제대했다고 하는, 미국 공군의 전설적 인물입니다.
무엇보다도 인류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사람으로 역사책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죠(이것과 관련해선 영화 [필사의 도전]에 나옵니다)

오랫동안 테스트 파일럿으로 일하면서 온갖 기종을 몰아봤고 음속돌파도 초음속기의 테스트파일럿으로 해낸 거였습니다.
이러한 예이거의 경력과 명성에 눈독을 들인 EA가 예이거를 영입해서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제목도 '척 예이거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그러자 유명한 비행기 시뮬레이션 시리즈를 내고 있던 모회사에서 우리 게임이랑 이름 비슷하다고 도끼눈을 뜨고 덤벼드는 바람에... '척 예이거의 플라이트 트레이너'로 제목을 바꿨다고 해요.

테스트 파일럿으로 여러 기종을 몰아봤다는 예이거의 경력에 맞춰서 단일기종이 아닌 온갖 종류의 비행기를 몰아볼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대히트했습니다.

그리고는 후속작으로 나온게 '척 예이거의 공중전'입니다(한국 출시판은 제목에 '장군'을 붙였습니다.)
기본적인 형태는 '트레이너'와 같이 시대를 초월해 다양한 종류의 기종을 몰아볼 수 있도록 되어있고, 제목 그대로 전투기에만 촛점을 맞춘 공중전 시뮬레이션입니다. 2차대전, 한국전쟁, 월남전으로 나눠서 프로펠러 전투기에서 팬텀기까지.

각각의 전장은 실제로 있었던 유명한 공중전들의 에피소드를 재현해놓았고 이걸 마음대로 선택해 하나씩 개별로 해볼수도 있고 한줄로 묶어서 복무 형식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예이거는 이름만 판 게 아니라 출연도 해서 게임 시작, 미션 시작 때에 간단한 인삿말이나 격려의 말이 나오고, 비행중에는조언도 해줍니다. 게임 매뉴얼에도 예이거의 실제 참전 에피소드나 게임속에 나오는 여러 전투기를 직접 몰아본 예이거의 평가등이 실려있습니다. 이 매뉴얼이 읽을 거리로도 꽤 쓸만하고, 매뉴얼 개판 번역하는 걸로 유명한 D사에서 내놓은 국내정발판도 정성매뉴얼이라고 칭찬을 받았죠.(그러고 보면 D사는 다른 건 다 개판으로 하더라도 이상하게 비행기 시뮬레이션 매뉴얼 만큼은 정성을 기울여 만들었었죠. 그것도 초기 몇년간 한정이긴 합니다만...)

전 밀덕도 아니고 머리가 나빠서 복잡한 항공역학 이런것도 잘 몰라요. 어쨌든 잡지같은데 나온 평가로는 시뮬레이션 게임팬들이 납득할 정도의 사실 재현도(물론 당시 기준으로)였다는 것 같아요.

글구 제가 이 게임을 즐겨했던 건 강려ㄱ한 치트 기능으로 게임 난이도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잘 조절하면 윙코맨더 저리가라할 액션게임으로 만들수도 있었습니다. 그니까 초보자와 매니아 양쪽 다 만족할만한 게임이었죠.

시나리오 편집기로 마음대로 미션을 만들 수도 있었죠. 게임에 나오는 모든 기체들을 내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펠러기와 제트기를 싸움붙일 수도 있었죠.
이러한 게임 구성에서 예이거의 조언과 녹화기능을 뺀 나머지는 그대로 'U.S. 해군 전투기'로 이어집니다. 그리고는 그 게임에서 또 끝없이 시나리오를 확장해서 몇년간을 징하게 우려먹었는데 그래도 계속 팔렸으니 참 잘짜여진 게임이었다 하겠죠.




정통 시뮬레이션을 지향한 게임이라 그래픽은 그냥 그시기의 평균적인 다각형 모델 수준으로,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습니다. 지금보면 무척 원시적으로 보이는...
사운드도 예이거의 목소리만 사블로 나오고 그외 다른 사운드는 애드립까지밖에 지원 안해서 평범했습니다.

그랬는데, 나중에 그래비스 울트라사운드 전용 버전이 나왔습니다.
음악을 새로만든 PCM 음악으로 갈아치우고, 예이거의 목소리도 새로 녹음해 원래 버전보다 더 많이 나오고(공중전 중에도 일부 예이거의 조언이 음성으로 나옵니다) 폭발음이나 총격음도 PCM으로 대체된 버전. 그니까 사운드 방면으로 원본과는 비교도 안되게 발전한 버전이었는데... GUS 초기의 번들로만 나와서 거의 알려지지도 못하고 처절하게 묻혔습니다.



이식은 유일하게 매킨토시로 되었고 맥 버전은 아이볨 보다는 더 실감나는 사운드(GUS 버전보단 못한)에다 그래픽이 고해상도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치만 이것도 흔한 버전은 아니고... 보통은 걍 일반 도스버전만 알려져 있죠.
매킨토시 그래픽에 GUS 사운드가 결합되면 완전판이 되겠지만...




GUS 버전

여기 나오는 음악은 GUS 버전에만 나오는 오리지날입니다.



맥 버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7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24
125526 전장연 활동가분을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Sonny 2024.02.19 324
125525 [정보] [블레이드 러너 2049] 메가박스 돌비시네마에서 해요. [2] jeremy 2024.02.18 188
125524 홀로코스트는 특별한 일? [5] catgotmy 2024.02.18 349
125523 프레임드 #709 [4] Lunagazer 2024.02.18 54
125522 msm 식이유황 무릎에 좋네요 catgotmy 2024.02.18 145
125521 조회 수 [10] thoma 2024.02.18 312
125520 촛불집회 &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4.02.18 249
125519 요새 유난히 팬들이 속끓이고 있을 해축팀 daviddain 2024.02.18 178
125518 [핵바낭] 한 맺힌 방학이 끝나갑니다 [8] 로이배티 2024.02.18 406
125517 라스 폰 트리에 킹덤 (2편까지는 스포 있습니다) [9] 일희일비 2024.02.18 289
125516 4k 레퍼런스 타이틀 추천 [4] theforce 2024.02.17 202
125515 프레임드 #708 [4] Lunagazer 2024.02.17 357
125514 삼두 근육 운동 catgotmy 2024.02.17 416
125513 프랑스 이름 장 [4] 돌도끼 2024.02.17 533
125512 테니스화를 신은 컴퓨터 [4] 돌도끼 2024.02.17 544
125511 여윽시 로마노 ㅋㅋㅋㅋ [1] daviddain 2024.02.17 411
125510 [바낭] 21세기 인간은 인간의 꿈을 꾸는 AI를 꿈꾸는가 [3] 스누피커피 2024.02.17 515
125509 [웨이브바낭] 국산 호러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호러나이츠'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4.02.17 687
125508 프레임드 #707 [2] Lunagazer 2024.02.16 344
125507 윤석열 때문에 책 진도 빼기 어렵네요. [6] thoma 2024.02.16 87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