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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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만 보세요~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노출씬 같은 게 한 번 나오긴 합니다만. 아마도 다른 이유가 아니었을지?)



 - 미시시피주 '스파르타'라는 동네에 들어오는 밤기차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작은 역이구요. 누군가 내려서 대합실로 들어가는 걸 보여주지만 잘 보여주진 않아요.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 양반이 바로 영화의 주인공, 시드니 포이티어가 연기하는 '버질 팁스'님이시구요. 

 장면이 바뀌면 좀 헐랭해 보이는 경찰관이 나옵니다. 카페에 가서 직원이랑 하찮은 농담 따먹기 하다가 차를 몰고 동네를 돌고. 그러다 어느 집 앞에 한참을 차 세워 놓고 그 집 처녀가 누드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열심히 훔쳐보네요. 그렇게 볼 일 다 보고 계속 차를 몰다가... 골목길에서 시체를 발견합니다.

 그 시체의 정체는 이 마을에 큰 공장을 짓겠다고 들어와 준비 중이던 거물 사업가였구요. 당연히 동네 경찰이 다 출동해서 인근을 마구 뒤지며 '아무나 수상하면 다 잡아오자!' 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잡아온 게 주인공 버질입니다. 일단 흑인이니까. 그리고 뒤져보니 지갑에 돈이 많아서. 어익후 범인이구먼!!! 이렇게 된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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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이 돈이 많아? 범죄자구나!!!!!)


 이 동네 경찰 우두머리인 보안관 길레스피... 라는 영감은 나름 자존심 있고 일도 열심히 하지만 이런 강력 범죄 수사는 평생 겪어 본 적도 없고 지식도 없어요. 그래서 무대뽀로 버질을 몰아가 보지만... 허허. 우리의 버질씨는 필라델피아의 살인 사건 전문 형사였습니다. 당연히 금방 풀려나구요. 이 과정에서 벌어진 노골적인 인종 차별 때문에 빡친 버질은 얼른 도시를 떠나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결국 이 바닥에 눌러 앉아 꼴통 영감 길레스피와 함께 살인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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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콤비... 의 모습입니다만. 이야기상으론 그냥 시드니 포이티어의 원탑에 가깝습니다. 공동 주연인 셈 쳐야 할 사정이 있었겠죠.)



 - 저답지 않은 이야기.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에서 사람들 모아 놓고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역사적 드립을 날린 것이 1963년입니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인 시드니 포이티어가 1963년 출연작 '들백합'으로 흑인 최초의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은 게 1964년이었구요.

 그리고 절정에 달한 흑인 인권 운동으로 그동안 이들을 합법적으로 옭아 매던 짐 크로법이 폐지된 것이 1964년~1965년 사이의 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 마틴 루터 킹은 1968년에 암살을 당해요. 이 영화의 개봉 다음 해의 일이죠.

 영화 이야기 하면서 이런 배경 같은 거 끌어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가끔은 배경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작품도 있는 법이고 이 영화가 딱 그런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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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화 농장'을 방문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배경에 서 있는 분 모습을 보면 시대가 대략...)



 - 그냥 순수하게 이야기의 큰 틀만 놓고 얘길 하자면 그렇게 특별한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일단 버디물이죠. 한 명은 젊고 유능하며 사명감이 넘칩니다. 다른 한 명은 나쁜 놈은 아니지만 그냥 자기 동네 분위기와 원래 해 오던 일상에 젖어 타성적으로 살던 사람이구요. 그런데 어쩌다 둘이 파트너가 되고. 외부에서 온 저 유능맨이 타성맨에게 아주 새로운 깨달음을 주며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이끌고. 결과적으론 사건도 해결하고 행복하게 떠나간다는 식의 이야깁니다. 뻔한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데 이게 시대가 1960년대의 미국, 그것도 인종 차별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동네 미시시피구요. 저 외부에서 온 '구원자'가 흑인입니다. 그리고 이 구원자는 이 동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동네 주민들 거의 모두에게 배척되고 멸시당하며 심지어 목숨의 위협까지 받아요. 

 게다가 이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의 주인공 버질 팁스님은 그냥 모든 면에서 이 마을 주민 중 그 어떤 사람보다도 우월합니다. ㅋㅋㅋ 더 똑똑하고 더 유능하며 더 성실하고 더 잘 생겼으며(ㅋㅋ) 결정적으로 더 정의롭습니다. 말하자면 '백인 구원자'를 뒤집어 엎은 '흑인 구원자' 캐릭터에요.


 찾아보니 이 영화는 제작비의 12배에 달하는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문득 관객들의 인종 비율이 궁금해지지만 뭐 안 봐도 비디오가 아니었을까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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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에 이렇게 '간지나는 멋진 흑인과 좀 모자라지만 마음 착한 백인 콤비' 이야기를 만들어 개봉 할 생각을 했다는 게 존경스럽습니다.)



 - 버디물로서의 완성도도 아주 높습니다.

 일단 당연히도 두 캐릭터가 다 아주 잘 만들어졌어요. 버질 팁스는 이 마을 경찰들은 일생 들어 본 적도 없는 과학 수사에 능통한 젊은 베테랑이구요. '모든 면에서 가장 우월한' 캐릭터의 특성을 늘 꼿꼿하고 위풍당당한 자세와 포스로 알기 쉽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몇 번 격한 감정에 사로잡혀 살짝 흔들리는 순간엔 당시 흑인들의 분노를 대변한다... 라는 역할까지 잘 해내주고요.


 이와 파트너를 이루는 길레스피 영감님도 좋습니다. 일단 복합적이죠. 미시시피의 백인이라 흑인을 무시한다... 는 것에다가 시골 노인이 똑똑한 척(?)하는 도시의 요즘 젊은 것을 못마땅해한다... 라는 걸 조합해서 초반에 버질에게 갖는 길레스피의 못마땅함을 설득력 있게 잘 만들어 놨구요. 시골 노인답게 그냥 하던대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만 근본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소소하게 조금씩 보여줌으로써 결국 이 양반이 서서히 버질을 인정하고 받아들여가는 모습을 되게 자연스럽게 잘 풀어줘요.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이 둘이 반목을 할 때는 그것도 매우 진심으로 보이고. 또 당연히 이럴 수밖에 없겠네. 라는 생각이 들구요. 또 둘이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과 마지막에 살짝 보이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우정 비슷한 것까지도 내내 설득력 있게 전달을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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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의 수사는 사건 그 자체보다도 마을의 흑인 멸시 분위기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근데 그러다 보니 수사물로서는 약간...)



 - 그럼 마지막으로 범죄, 수사물로서는 어떻냐... 라고 하면. 음. 솔직히 이건 좀 아쉽더군요. ㅋㅋ

 일단 분위기는 죽여줍니다. 레이 찰스가 부른 동명의 노래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우왕! 이게 1967년 영화의 비주얼이란 말인가!' 싶을 정도로 멋져요. 이어지는 끈적끈적 땀 범벅의 밤 분위기도 좋구요. 주인공 둘이서 내내 비협조적인 마을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삽질하는 모습들도 정통 형사물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야기에 집중하게 해줘요.

 그리고 실제로 사건 수사 과정도 뭐 특별할 건 없어도 설득력 있게, 대체로 사실적인 분위기로 잘 풀어나가는데... 그러다 막판에 갑자기 문득문득 비약이 생기고 (버질이 갑자기 살해 현장을 발견하는데 뭘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마지막 범인 찾기도 범인이 제 발로 굴러들어오는 격으로 그냥 탁 풀려버리네요.

 도입부에서 버질이 보여주는 과학 수사 기법 때문에 마지막에 범인 찾기도 그런 식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발에 땀 나게 쉬지 않고 열심히 뛰었더니 범인이 나타났습니다' 라는 식으로 끝내 버린 건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이것이 그 오프닝 영상입니다. 말 그대로 오프닝이라 스포일러 같은 건 전혀 없으니 틀어 보셔도 괜찮아요.)



 - 일차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고 또 기억에 선명하게 남은 건 아무래도 시드니 포이티어의 그 위풍당당 간지 포스... 였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게 완전 사기 캐릭터에다가 무려 '백인들을 구원할 흑인' 캐릭터인데요. 그냥 눈으로 딱 보기만 해도 그게 납득이 갈 정도로 멋집니다. 나는 역대 최고의 흑인 스타인 것이다!!! 라는 아우라가 넘실넘실. 잘 생겼고 체격도 완전 당당한 데다가 말투나 몸짓도 격식이 있고 우월한 느낌이 가득해요. 그냥 그 존재감 = 연기력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러니 다음 해에 아카데미가 이 양반을 후보에도 안 올려 놓은 게 욕을 먹을 수밖에 없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ㅋㅋ


 물론 상대역을 맡은 그 시절 대배우 로드 스타이거의 연기도 좋습니다. 사실 맡은 역할을 생각하면 이쪽이 좀 더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캐릭터이고 (처음부터 완성형 히어로인 주인공과 달리 동네 찌질 할배로 시작해서 '성장'을 하니까요) 실제로 그렇게 잘 해줬어요. 시드니 포이티어가 아카데미에서 완전히 배제 되었기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리긴 했어도 로드 스타이거의 연기도 충분히 상 받을만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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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개한 중생들을 위해서 사서 고생하는 우리의 히어로! 님의 모습입니다.)



 -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처음에 얘기했던, 이 영화가 나올 당시에 이 이야기가 가졌던 존재감과 반향이었겠죠.

 애초부터 흑백 인종 차별에 대해 작정하고 까는 이야기인데. 일단 그게 굉장히 세다는 거. 시대가 이러니 좀 쉬엄쉬엄 가죠? 이런 느낌 없이 아주 강력합니다. 의롭고 유능한 흑인 한 명이 무능하고 부패하며 모자란 백인 마을 전체와 맞서고 그 중에 말 통하는 자들을 계도하는 이야기니까요. ㅋㅋ


 그리고 여기에서 다시 빛을 발하는 게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그러니까 '흑인도 백인과 마찬가지로 평등한 인간이에요! 우리를 존중해주세요!!' 이런 게 아니구요. 좀 과격하게 말하자면 '야 이 시대에 뒤떨어진 하얀 원숭이놈들아!!' 라는 느낌이랄까요. ㅋㅋ 중간에 이 마을의 권력자 할배가 주인공의 당당한 태도에 빡쳐서 갑자기 싸대기를 날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때 주인공 캐릭터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그냥 바로 맞서 후려 갈겨 버려요. 니들이 아무리 저열하게 굴어도 난 최대한 매너 있게, 품격 있게 행동하겠지만 선을 넘어 버릴 시엔 좌시하지 않겠다. 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느꼈고. 당시에 극장에서 이 장면을 본 흑인들이 여기에서 얼마나 큰 희열을 느꼈을지는 상상이 안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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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관 나으리는 좀 더 격하게 놀랐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ㅋㅋ)



 - 대충 종합하자면요.

 일단 잘 만든 버디물입니다. 지금 봐도 연출이나 연기가 촌스러움이 없고 세련되고 깔끔하고 멋져요. 그림도 정말 폼나게 잘 뽑았고 퀸시 존스가 맡은 음악도 좋구요. 전반적으로 건조하면서 할 말만 한다... 라는 식의 태도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둘이 우정 비슷한 걸 살짝 나누는 장면도 전혀 과함 없이 쏘쿨하게 지나가요.

 본격 형사물로 본다면 앞서 말했 듯 좀 아쉬운 구석이 없지 않습니다만. 그 외의 거의 모든 것들이 깔끔하고 훌륭해서 굳이 크게 지적하고 싶지 않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혹시 저처럼 아직도 이걸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도 잘 했어요 왓챠!




 + 옛날에 한국 개봉 당시 이미지를 찾아보니 제목이 '밤의 열기 속에서'라고 되어 있더군요. 원작 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이 저 제목을 달고 나왔던 모양입니다. 요즘엔 어딜 봐도 다 '밤의 열기 속으로'가 되어 있는데. 저도 '속으로'가 더 맘에 들긴 하지만 바뀌게 된 사정이 궁금해졌습니다.



 ++ 문득 든 뻘생각입니다만. 이 영화를 그냥 배경만 2024년으로 바꾸어서 완전히 그대로 리메이크한다면 아마 장르가 호러가 되겠죠.



 +++ 다 보고 나서 주인공 캐릭터가 딱 시리즈용인데 아깝구먼... 했는데. 시리즈로 나왔었군요? ㅋㅋㅋ 속편들도 똑같이 시드니 포이티어가 주연을 맡고 캐릭터 이름도 똑같고 그렇습니다만. 이 영화만큼 인정받고 잘 풀린 후속작은 없었던 걸로.

 덧붙여서 티비 시리즈도 있었네요. 1988년에 시작해서 8 시즌이나 나왔으니 히트작이었나 봅니다. 당연히 배우들은 싹 다 바뀌었죠.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근데 이번엔 좀 격하게 대충이에요. 


 우리의 주인공 버질씨는 멀리 있는 엄마를 만나뵙고 필라델피아로 돌아가다가, 중간에 기차를 갈아 타려고 잠시 머물다 이 꼴을 당한 거였죠. 그냥 사건 현장 주변에 있는 흑인이니까, 그리고 지갑에 돈이 많았으니까... 라는 이유로 붙들려왔지만 금방 자기는 범행이 불가능했다는 걸 증명하고 풀려나구요.

 길레스피 보안관님은 다음 날 바로 피해자의 지갑을 가진 부랑자 하나를 붙잡아다 집어 넣고 사건을 해결했다고 기뻐하지만... 과학 수사맨 버질씨가 '사체를 봤을 때 범인은 오른손잡이인데 얘는 왼손잡인데?' 라고 반박하는 데다가 또 다른 증거까지 나와서 범인의 정체는 다시 오리무중에 빠져요. 

 그래도 어쨌거나 버질은 흑인이니까, 그리고 여긴 인종 차별이 끓어 오르는 미시시피 시골이니까... 여러모로 버질을 그냥 보내버리고 싶은 길레스피지만 잠시 버질을 만나 대화를 나눠 본 피해자의 아내가 "그 형사가 사건을 맡지 않으면 내가 가만 있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버질에게 고개를 떨구고 간청을 합니다. 


 그래서 의욕적으로 동네를 돌며 탐문 수사를 펼치는 버질입니다만. 길레스피는 그게 영 맘에 안 들어요. 본인도 인종 차별 의식이 있는 인간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동네 분위기상 이 양반이 설치고 다니면 어떤 반응이 생길지 뻔히 아니까 버질을 보호하려는 맘도 있는 거죠. 게다가 이 놈이 증거를 수집하다가 글쎄 마을 최강의 권력자를 후보로 점찍고 만나러 가겠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 권력자는 무려 목화 농장을 하는 사람이라구요. 흑인들 데리고서요. ㅋㅋㅋ


 암튼 버질은 '아 참고인 진술 좀 받겠다는데 대체 뭐가 문제임?'이라는 식으로 길레스피를 끌고 권력자의 집을 향하고. 처음엔 매너 있게 인사를 건네던 권력자는 슬슬 이죽거리며 버질을 무시하고 조롱을 하죠. 백인에게 빌붙지 않으면 절대 홀로 설 수 없는 흑인놈. ㅋㅋㅋ 이라구요. 불끈하는 맘을 참고 버질은 그 양반에게 '혹시 어젯밤에 피해자가 이 곳에 들르지 않았습니까?'라고 묻고요. 권력자님은 아니 지금 이 깜댕이가 나를 죄인이라고 심문하려는 거? 하고 울컥해서 싸대기를 날려 버리고, 버질은 즉각 이를 악물고 똑같이 후려쳐 줍니다. 권력자는 격하게 당황해서는 길레스피에게 "당장 이 놈을 쏴 버리지 않고 뭐해!!!?"라고 따지지만 길레스피는 당황해 망설이다가... 그냥 버질을 데리고 자리를 떠납니다.


 이 사건의 소문이 퍼지자 시장님이 출동해서 길레스피에게 버질을 쫓아내라고 요구하구요. 또 권력자님의 사주를 받은 동네 잉여들이 버질을 쫓아와 살해 시도를 하는 일까지 벌어져요. 그래서 또 다시 '제발 좀 떠나주지 않겠나'라고 간청하지만 끝까지 버티다가 그럼 딱 하루만 더 머물게 해달라는 버질이네요.


 그런데 갑자기 마을 아저씨 하나가 여동생을 데리고 경찰서로 찾아와요. 이 여동생은 도입부의 그, 동네 경찰이 순찰 돌다 말고 훔쳐보던 동네 섹시녀(...)인데요. 아저씨 말론 얘가 미성년인데 임신을 했다네요. 그리고 그 범인은 순찰 돌던 그 경찰이랍니다. 그런데 마침 길레스피가, 피해자가 죽던 그 날 거액의 돈을 인출한 걸 알고서 은행을 찾아가 조사한 내용에 그 날 순찰 경찰이 거액을 입금한 걸 발견했거든요. 그래서 "아, 그 놈이 저 여자애 중절 수술 비용 마련하려고 사람 죽였구나"라고 생각하고 또 바로 철창에 쳐넣어 버리고 (뭐 하나만 걸리면 이 사람 저 사람 정말 신나게 잘 쳐넣습니다 우리 길레스피 영감님 ㅋㅋㅋㅋ) 사건 종결을 자신하지만... 그렇게 조연 맘대로 마무리될 리가 없겠죠.


 버질은 처음에 자기가 살인 혐의를 벗겨 준 동네 부랑자에게 가서 "이 동네에서 남몰래 낙태 하려면 어딜 찾아가나?"라고 묻고. 그 자가 알려준 곳을 찾아갑니다. 그곳에 사는 동네 불법 낙태 시술자는 흑인 할머니였는데, 버질을 보고선 백인들의 개니 뭐니 하며 비난하구요. 버질은 '그냥 난 사건을 수사하는 것 뿐이다'라며 다그치는데...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려요. 버질이 숨어서 지켜보니 아까 그 여자애가 들어오구요. 어익후 대박일세! 하고 뛰쳐나가는 버질입니다만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얘 남자 친구가 총을 쏘아대네요. 그래서 목숨이 위험해지는 순간, 부아아앙하고 자동차 몇 대와 동네 불한당들이 들이닥칩니다. 그 중엔 그 여자애 오빠도 있구요.


 이 깜둥이놈 죽여버리겠다!! 라며 사람들이 달려드는 순간 버질은 "야! 니 동생 지갑이나 확인해 봐. 중절 비용 100달러가 들어 있을 거야!"라고 외치고. 오빠가 확인해보니 그게 맞네요. 그래서 미성년 임신 & 부자 살해 사건의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이구요. 야 이 놈 죽여버리겠어!! 라고 달려드는 오빠에게 범인이 총을 발사해서 오빠는 사망. 그리고 범인은 버질에게 제압 당하고 연행됩니다. 참고로... 좀 하찮아서 그동안 설명을 안 했지만 이 범인은 영화 첫장면부터 등장하는 동네 식당 점원이었어요. 여자 친구 낙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러 놓고 맨날 자기 가게를 방문하는 꼴보기 싫은 경찰에게 다 뒤집어 씌우려고 했던 것. 좀 하찮은 진상입니다.


 그래서 사건은 해결되구요. 버질은 마을을 떠나겠죠. 그리고 버질을 배웅하러 나온 길레스피는 버질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등 처음과는 완전히 태도가 바뀌어 있습니다. ㅋㅋㅋ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버질은 기차에 타고요. 초반엔 계속해서 버질을 '보이'라는 흑인용 멸칭을 사용하며 부르던 길레스피는 '버질씨'라고 똑바로 부르며 "항상 잘 지내시오."라고 가볍지만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네요. 그리고 히어로답게 여유로운 미소를 씩 보이며 인사하는 버질. 미시시피를 떠나 달리는 기차의 모습을 멀리서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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