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그대로 괴담 모음 소품 영화들 세 편 잡담입니다. 하나 빼곤 티비 영화들인가봐요. 다 합하면 에피소드들이 좀 많은데 스포일러는 있을 수도 있고... 어차피 안 보실 거잖아요? ㅋㅋ



1. 도시전설 (2015. 6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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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듣보 작품이라 제대로 된 포스터 이미지 구하기가...)



 - 에피소드는 셋입니다. 원제는 '지하실의 미녀가 들려주는 공포의 도시전설'쯤 되는 것 같은데요. 런닝타임을 보면 티비용이었던 거겠죠?

 암튼 일본에선 나름 유명한 도시전설들을 가져다가 현대판(?)으로 개작해서 보여주는 게 컨셉인 듯 하구요. 완성도는... 웃깁니다. ㅋㅋㅋㅋ

 일단 제가 아는 게 '빨간 마스크' 하나 뿐이긴 하지만 그거 기준으로 말하자면 개작을 정말 괴상하게 해놨어요. 그 괴상한 개작 덕에 킥킥 웃었으니 잘 된 일 같기도 하고.

 왜냐면 정상적인 공포물로 즐기기엔 연출도, 연기도, 시나리오도 모두 삼위일체로 허접하거든요.

 그래서 정상적인 추천은 못 해드리겠습니다만, '허접해서 웃기는' 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셔도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저야 뭐, 고작 한 시간이라 걍 피식피식거리며 잘 봤구요. 다 보고 나서 쿠키(?)까지 보고 나면 한 번 더 피식하게 됩니다. 애초에 그렇게 진지하게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걸 티를 내거든요. ㅋㅋ



2. 쉿! (2010,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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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쉿!'은 한국에서 붙인 거고 원제는 그 위에 길게 적힌 저것인 듯 하나 확인은 못 해봤습니다.)



 - 크레딧이 거의 없다는 걸 감안해도 48분이라는 짧은 길이에 에피소드가 여덟개나 들어 있어요.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면 다들 아홉개라는데 어찌된 일인지 하나가 빠져 있군요? 영문은 모르겠지만 나머지 하나를 굳이 찾아볼 의지는 없구요. ㅋㅋ

 편당 5분 남짓 밖에 안 되는 런닝타임으로 미루어 짐작하실 그런 시리즈입니다. 스토리랄 것 없이 그냥 '일상적인 어떤 상황'을 들이민 후 이상한 장면으로 몇 번 놀래키다가 마지막에 전형적인 깜짝 놀래키기(주로 귀신 얼굴을 화면 가득 들이미는)로 마무리하는 정말 소박하기 짝이 없는 호러물이구요.

 결국 탑골 노인네들이 국민학생 시절 여름 밤에 주고 받던 그런 '무서운 이야기'들의 영상화... 라고 보면 되겠습니다만. 오늘 적는 이 글의 영화 세 편들 중 가장 완성도가 높습니다? ㅋㅋㅋ 위에서 먼저 얘기한 '도시전설'에 비해서 그래도 나름 기본은 갖춘 사람들이 만들었는지 우리가 일본 호러물에 기대함직한 '별 거 아닌데 기분 나쁨'이 적당히 묻어나거든요.

 물론 진심으로 무서운 수작 같은 건 기대하지 마시구요. 역시 허접하지만 비웃을 정도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짧은 런닝타임 덕을 크게 보구요.

 다만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만은 꽤 그럴싸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훅훅 넘겨서 마지막 것만 보세요. 제목은 '그림일기' 입니다.



 + 모든 에피소드들이 시미즈 다카시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그 절반 이상은 이야기도 만든 모양이에요. 최종 각본은 각 에피소드들의 감독이 쓴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그래서 '주온' 느낌이 나는 에피소드가 몇 개는 있습니다. 



3. 왜곡: 저주받은 공간 (2014, 9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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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화질 한글 포스터라니 이 우월함!!! 하지만 완성도와는 관계 없음!!!!!)



 - 오늘 적는 영화 세 편들 중 유일하게 정상적인(?) 영화 한 편의 런닝타임을 갖춘 작품이네요. 에피소드는 '쉿!'과 마찬가지로 여덟개인데 런닝타임이 두 배라서 그나마 조금 '이야기' 같은 걸 구경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만듦새도 '도시전설'에 비하면 그래도 '영화'라고 불러줄만한 퀄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세 편 중에서 가장 애매한 물건이라는 겁니다. 만듦새도 중간, 재미도 중간인데 셋 중 가장 나은 '쉿!'의 완성도가 절대 평가로는 그다지... ㅋㅋㅋㅋ

 그나마 의의를 찾아본다면 일본 특화 실제 유행 괴담이 아닌 좀 보편적인 스타일의 이야기들이라는 거? 침대 밑에 숨은 변태라든가, 등산 가서 만난 지인이 알고보니... 뭐 이런 식이어서 셋 중 가장 친숙한 느낌이긴 합니다. 재미와 별개로, 친숙하긴 해요. 뭐... 그렇습니다. 



 - 일단 결론을 내자면 이렇습니다.

 셋 다 남에게 추천할 수 없는 영화인 가운데 그나마 상대적 우수작을 꼽자면 '쉿!'입니다만. 강력하게 짧은 런닝타임 덕이라는 걸 감안하셔야 하구요.

 못 만든 작품 일부러 찾아보며 낄낄거리는 저같은 취미를 가지신 분들이라면 '도시전설'도 나름 즐길 거리를 억지로 찾아보려 하면 찾을 수도 있다는 거.

 미안하지만 '왜곡 뭐시기뭐시기'는 누구에게도 추천하기 좀 그렇습니다. 알고 보면 한국의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는 참 각 잡고 성의 있게 잘 만든 영화들이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었네요.

 그래도 뭐, 애초에 이런 걸 예상하고 봤기 때문에 전 나쁘지 않았어요. ㅋㅋ 셋 다 합쳐도 짧은 영화 두 편 분량 밖에 안 되기도 하구요.

 



 + 그냥 접기 아쉬워서(?) 아래엔 위 영화들 중에서도 인상 깊게 바보 같았던 에피소드들에 대한 스포일러 잡담이 이어집니다.



1. 도시전설 - 빨간 마스크


 그러니까 이런 얘깁니다. 인생 절친과 룸메이트로 둘이 살며 빵집에서 일하는 처자가 주인공이에요. 어느 날 퇴근 길에 빨간 마스크를 마주치고 쫓아가다가 놓치죠. 그 얘길 친구에게 들려줬더니 '사실은...' 이라면서 본인의 어린 시절 빨간 마스크 체험담을 말해주네요. 그때 자기가 빨간 마스크에 섭섭하게(...)해서 아직도 자길 찾고 있을 거라고.

 암튼 그러다가 본인이 썸 타고 있다고 생각했던 빵집 사장 아들을 친구에게 빼앗겨요. 질투 폭발로 멘탈이 이상해지고 빨간 마스크의 환각을 보다가 어느 날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입이 막혀 있는 걸 보고 커터칼로 스윽(...) 그 꼬라지를 보고 혼비백산에 도망가는 친구를 커터칼 들고 '으헝헝 내 남자 돌려내~' 하고 따라가다가... 그 친구를 따라온 진짜 빨간 마스크를 마주칩니다!! 그래서 펼쳐지는 원조 빨간 마스크와 신입 빨간 마스크의 혈투!!!!

 결국 그 대결에서 승리한 우리의 주인공은 어느새 달려와서 자기 친구를 위로하고 있는 빵집 사장 아들을 발견하곤 흐느끼며 말합니다. "나... 나 예뻐?"


 그냥 빨간 마스크 vs 빨간 마스크가 웃겨서 그것만 기억에 남습니다. ㅋㅋㅋ



2. 도시전설 - 작은 아저씨


 혼자 사는 회사원 여성의 집에 어찌저찌해서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누드 남자가 얹혀 살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근데... 분위기가 코미디에요. 그렇잖아요, 이게 무서울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다가 막판에 갑작스런 어설픈 호러 반전으로 끝이 나는데요. 

 도대체 이게 뭐야? 하고 검색을 해 보니 실제로 2008년 무렵(!)에 일본에서 이런 괴담이 유행을 했고 유명인들의 목격담까지 자랑처럼 이어지고 그랬나 보더라구요. 하하. 역시 재밌는 나라입니다 일본. 물론 원작이 되는 도시 전설은 호러와는 거리가 멀었구요. 무슨 요정 같은 걸로 취급했던 것 같고, 심지어 현실에선 도움을 주는 요정 같은 존재라는 게 정설이었나봐요. 웃겼던 건 이게 '아무 조작이 없는 진짜' 라면서 이 작은 아저씨들이 찍힌 사진까지 일간지에 실리고 그랬나 보더라구요. ㅋㅋㅋㅋ 한국까지 진출해서 '서프라이즈' 소재로도 쓰였던 듯.



3. '몇 시 몇 분에 뭘 하면 뭐가 나타난다'는 류의 괴담들이 옛날에 많았죠. 여기서도 '도시전설 - 네시 할매'와 '왜곡'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런 식인데요. 생각해보면 웃기지 않습니까. 그 시각이 되는 순간 정확히 맞춰서 그 행동을 해야하는 걸까요 아님 정각으로부터 1분 내에 하면 되는 걸까요. 혹은 미리 시작했다가 그 시각이 되는 순간 마무리한다든가? 게다가 왜 이리 숫자 반복을 좋아하는지, 4시 44분이나 2시 22분은 대체 뭔 의미야. ㅋㅋㅋㅋ 심지어 '왜곡'의 마지막 이야기는 연출상 분명 2시 22분이 지난 후에야 '그 행동'에 성공하거든요. 귀신들은 융통성이 많나 봅니다.



4. 사실 이 세 편의 영화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은 분은 '도시전설'에서 각 에피소드 소개 역할을 맡고 계신 '지하실의 미녀'님이신데요. 이 분이 아무 맥락 없는 허접한 진짜 아무 지하실(...)에서 혼자 분위기 잡으며 얼토당토 않는 대사를 치고 있는 걸 보노라면 밥벌이의 고단함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자꾸 웃깁니다. ㅋㅋ 특히 시작과 끝에 한 번씩 트레이드 마크 대사를 치며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그러면서 저엉말 유치한 효과음이 어우러지는 연출이 있거든요. 정말 영상이 있으면 찾아서 올리고 싶은 기분!!

 근데 검색해 보니 이 분 나름 일본 호러에서 역사적인 역할을 맡으신 적이 있네요. '주온'의 원조 비디오판 1편의 첫 희생자셨다는데... 암튼 주온에 나오신 건 확실하구요.



5. 일본 영화답게 뉘신지 모를 예쁜 여배우들이 여기저기 계속 나와요. 그 중에 몇은 정말로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검색해보니 역시나 아이돌 출신들이 많군요. AKB 출신도 있고 그보단 덜 유명한 그룹 출신도 있고 그렇습니다만. 연기는 뭐. ㅋㅋㅋ 그래도 괜찮습니다. 애시당초 제대로 된 멀쩡한 연기가 필요한 수준의 에피소드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러고보면 일본 영화들 중엔 이렇게 배우들 연기에 전혀 신경을 안 쓰게 되는 작품들이 유독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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