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 개봉 중인 영화니까 기본 정보도 그냥 생략합니다. 스포일러는... 일단은 없게 적어 볼게요. 다만 디즈니 플러스 '완다 비전'의 결말 관련 스포일러는 안 들어갈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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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론 '메타'버스도 '멀티'버스도 뭔가 듣는 순간부터 식상한 느낌...)



 - 닥터 스트레인지가 첨보는 여자분과 이상한 공간에서 이상한 괴물과 싸우는 걸로 시작합니다. 근데 의상이 좀 다르네요? 

 암튼 짱 센 괴물이 첨보는 여자의 능력을 흡수하려들고, 싸움에 밀려서 그걸 막을 길이 없어진 닥터는 차라리 여자를 희생해서 괴물의 능력 습득을 막으려고 듭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포효하며 무슨 포탈을 열고 사라지는 여자분. 닥터는 죽어서 시체만 빨려들어가요. 그리고 허억!! 하고 꿈에서 깨는 닥터. 옆에는 서피스 프로가 있네요. 반갑습니...


 그리고 잠시 후 이쪽 세상의 닥터는 크리스틴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궁상을 떨고 있죠. 이러나 저러나 안 될 팔자였어... 이런 꿀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콰콰콰아아ㅏㅇㅋ와아!! 하고 시내가 난장판이 되고. 그 범인인 거대 괴물 낙지와 싸우다가 덤으로 괴물의 표적이었던 한 여자를 구하게 되는데 그 양반은 바로 꿈에서 봤던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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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협적인 괴물이라기엔 너무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우리 낙지찡...)



 - 디즈니산 마블 영화들 중 처음으로 본격 호러삘을 시도한 작품이라 그런지 유독 감독 샘 레이미의 이름이 많이 언급됐죠. 저는 볼 생각 아예 없던 영화를 감독 때문에 본 경우고요.

 아마 감독에 대한 팬심(?)에 따라 소감이 많이 갈릴 영화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호평 혹평 이런 게 아니구요. 다들 샘 레이미 취향이 많이 들어갔다... 는 데 방점을 찍고 얘기하던데 전 그런 소감들을 많이 읽고 가서 그런지 오히려 '고용 감독 처지라 어쩔 수 없었군'이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부분부분 옛날 레이미 취향 나타나는 연출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마블 영화'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서요. ㅋㅋ 그래도 최종 결전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꼬라지(...) 하나는 상당히 맘에 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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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괴물은 너무 마블스러우면서... 뭔가 묘하게 '지옥'의 벌칙맨들 생각이 나서 혼자 웃었습니다.)



 - 마블 영화들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이자 캐릭터들이 다들 파워업 되면서 더더욱 어쩔 수 없게 되어가는 부분이긴 한데. 전투 장면들에서 좀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닥스찡은 이미 거의 만렙 법사 캐릭터잖아요. 근데 싸울 때 자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단 말이죠. 초반의 거대 낙지 전투씬에서도 보면 싸움 붙자마자 붕붕 날아가서 마법으로 낙지 다리 하나 깔끔하게 커팅하고 시작하더니, 그 좋은 커팅 마법 냅두고 다른 짓 하다가 두들겨 맞고. 날아서 쫓아가면 될 거 굳이 매달려서 기어올라가다 위기에 몰리고... ㅋㅋ

 클라이막스 직전에 스칼렛 위치가 하는 행동들도 그렇죠. 첫 상대는 마법으로 한 방에 폭사시키더니 다음부턴 괜히 육박전 비슷한 거 하면서 시간 끌고. 어떨 때는 순간 이동으로 바로 접근했는데 그 다음부턴 다친 다리 질질 끌면서 느릿느릿 걸어가고 음(...)

 장면들 자체는 대체로 괜찮았는데 말이죠. 이런 부분들을 신경쓰는 제가 나쁜 관객인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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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가 총 몇이 나왔더라... 셋이었나요. 암튼 그 중 첫 닥터님. 근데 이 분이 법사 테크트리 타지 않은 멀티버스는 없는 건가요.)



 - 제목 그대로 멀티버스 이야기가 아주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것들을 다 하죠. 다른 세상의 닥터는 기본이고 다른 세상의 히어로들도 나오고 그런 핑계로 깜짝 카메오 등장도 시키구요. 근데 뭐 다 좋은데 보면서 '이걸 이렇게 마구 소비해버려도 되나?'라는 쓸 데 없는 남 걱정이 되더라구요. 일단 이 멀티버스 아이디어로 해봄직한 것들을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랑 이 영화로 하나씩은 거의 다 건드려 버렸으니 앞으로 써먹을 영화들이 좀 식상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또 이 개념 자체가 너무 치트키라서요. 아예 멀티버스를 위한 캐릭터 하나를 추가해 버렸으니 앞으로도 더 더 써먹을 텐데. 무슨 일 생길 때마다 관객들이 '다른 차원에서 뭐뭐 해보면 되지 않겠어?'라고 생각해버리면 가뜩이나 부족한 극적 긴장도가... 또 뭔가 이야기가 점점 오타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아니 뭐 이 영화 자체랑 관련 없는 걱정은 여기까지만 하는 게 낫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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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멀티버스 셔틀을 담당하게 되신 분. 아니 근데 자기 딸 이름을 '아메리카'로 짓는 부모는 뭐하는 놈들... 이라고 적다 보니 옷도!! 헐헐.)



 - 스포일러가 안 되는 선에서만 얘기하자면, 사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아닙니다. 아니 뭐 이 분의 스토리도 있긴 해요. '방법은 이것 뿐이니까!'라는 독단으로 자기 혼자 다 해보겠다고 설치다가 큰 코 다치고, 그랬던 자기랑 똑같이 행동하는 스칼렛 위치 때문에 개고생하며 깨달음을 얻고 좀 더 성장해서 자신의 망한 연애사도 나름 정리를 하고... 그렇게 따져보면 있을 건 다 있는데, 그 임팩트가 빌런 포지션으로 출연 시간도 조금 적은 스칼렛 위치에게 밀려요.

 아무래도 '완다 비전'으로 쌓아 올려 놓은 스칼렛 위치의 스토리가 더 강렬한 탓도 있겠고. 또 그놈의 멀티버스 유희 때문에 닥터의 스토리가 조금 산만하고 덜 진지하게 다뤄지는 탓도 있겠구요.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그냥 애초에 스칼렛 위치를 진짜 주인공으로 삼아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맞는 것 같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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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난감한 차림을 하고도 연기를 잘 하는 엘리자베스 올슨!!)



 -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 스칼렛 위치의 스토리가 그렇게 맘에 들진 않았습니다. 뭐 '완다 비전'에서 이어지는 것이니 어쩔 순 없겠지만 좀 많이 진부하기도 하고, 2022년에 보기엔 살짝 쉰 떡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단 생각도 들었구요. 결정적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상황은 아니 이게 뭐야... 라는 느낌이었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이미 빌드업 해놓은 감정선이 있는 데다가 엘리자베스 올슨이 연기를 너무 잘 했어요. 그 피날레 장면을 보며 '아 참 진부하네'라고 머리는 생각하는데 감정은 몰입. ㅋㅋㅋ 그래서 결과적으론 그 장면을 참 좋게 봤는데, '완다 비전'을 안 본 사람들, 그냥 유튜브 요약본 같은 걸로 보고 온 사람들은 좀 시시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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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피칠갑을 하고도 연기를 잘하는 엘리자베스 올슨!!! ㅋㅋ 살짝 '캐리' 느낌이네요.)



 -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맘에 들었던 거.

 '어벤저스(혹은 다른 마블 영화)를 위한 빌드업'이라는 느낌이 크게 안 들었네요. 

 걍 닥터와 스칼렛 위치 각자의 인생 고민(...) 하나씩 해결되면서 깔끔하게 끝나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물론 그 뒤에 다음 편과 이어질 쿠키가 나오긴 하지만 그것까지 태클 걸 거면 애초에 마블 영화 보러 극장에 가질 말았어야겠죠. ㅋㅋㅋ


 쿠키 얘길 하니 생각난 건데. 지인이 제게 '뭔지 내용은 말 안 하겠지만 두번째 쿠키는 시간 낭비이니 안 봐도 된다'고 그랬거든요. 근데 막상 보니 제겐 첫 번째 쿠키가 사족이고 두 번째 쿠키가 오히려 반갑고 즐겁고 좋았습니다. 샘 레이미 팬인 자와 아닌 자의 차이였던 것 같기도 하구요. 사실 이제 샘 레이미 얘기할 때 당연한 듯이 '원조 스파이더맨 3부작 감독'이란 수식어를 디폴트로 붙이는 사람이 더 많아진지 오래라. 두 번째 쿠키를 봐도 별 반가움 없었을 관객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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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오월의 신부!!! 장면 말고도 분량은 많았는데 이상하게 1편보다도 존재감이 흐릿한 느낌이었네요.)




 - 어쨌든 이런 투덜투덜은 어디까지나 글 적다 보니 그렇게 흘러가버린 것이고. 재밌게 봤습니다.

 '생각보다 조금'이긴 했어도 제가 좋아하는 감독 연출을 다시 구경한 것만으로도 반갑고 좋았구요. (이게 무려 9년만의 장편 영화 연출입니다. ㅠㅜ)

 멀티버스 놀이 하느라 살짝 산만한 감도 있었고, 슬쩍슬쩍 개연성 대충 넘어가는 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론 이 정도면 무난하게 끌고 가서 깔끔하게 잘 마무리지었다고 느꼈구요.

 호러 삘에다가 디즈니 마블 영화치곤 살벌함이 많이 가미된 전투씬들도 좋았어요. 뭣보다 엘리자베스 올슨 연기가 참 좋았구요.

 하지만 다음 작품은 왠지 샘 레이미가 또 맡는다 해도 굳이 극장에서 보진 않을 것 같아요. 그냥 레이미의 차기작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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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분의 난데 없는 음악 배틀(?) 장면은 쌩뚱맞아서 웃기고 좋았습니다. ㅋㅋ)




 + 본문에서 계속 '완다 비전'으로부터의 빌드업 얘길 했는데, 사실 그 빌드업 때문에 오히려 이 영화의 완다가 괴상해지는 면도 있죠. 거기서 번뇌 다 겪고 깨달을 거 다 깨달았는데 갑자기 리셋이 되어 있잖아요? 근데 뭐 이런 '전개 편의를 위한 캐릭터 퇴행'은 마블 영화들에서만도 사례가 왕창왕창이라 그냥 신경 안 쓰고 봤습니다. 



 ++ 예고편으로 '토르' 신작과 디즈니 플러스 '미스마블'을 보여주더군요. 게다가 본편이 이 영화였으니 순간적으로 무슨 마블 전용관인가 하는 기분이. ㅋㅋㅋ



 +++ 평일 오전에 봤으니 당연히 극장은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만. 제가 앉은 줄에는 오른쪽으로 한 칸만 비고 그 옆으론 한 가족이 주루룩 와서 앉았는데요. 문제는 왼쪽이었습니다. 어떤 커플이 들어와서 앉았는데... 제 바로 옆에 앉더라구요. 그리고 나머지 왼쪽 자리는 다 비어 있었죠.

 뭐 자리 선택이야 제가 뭐라고 할 영역이 아니겠습니다만. 아니 왜 굳이? 라는 생각이 영화 보는 내내 들더라구요. 제 자리 기준 앞은 그냥 아예 비어 있었고 뒤도 몇 명 없었는데 왜 굳이 한 칸도 안 비우고 바로 붙어서... 게다가 이 분 중간에 주무시는데 코는 골지 않았지만 숨소리가 많이 커서... ㅠㅜ



 ++++ 거의 3년만의 극장 나들이라 기념으로 팝콘과 콜라도 샀거든요. 요즘 나름 체중 조절 중이라 팝콘은 맛만 보고 집에 가져와서 애들 주려고 큰 걸 샀는데, 그동안 본 적이 없는 네모진 종이 봉투에 담아 주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이 봉투에도 뚜껑이 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바로 친절하게 뚜껑 있는 거, 그러니까 동그란 통으로 바꿔주는데... 네모 봉투에 담았던 팝콘을 동그란 통에 옮기더니, 팝콘을 대여섯번 더 삽질(...) 해서 넣어주는 겁니다. 용량이 다른 거죠. 음. 왜죠. 왜 같은 가격에 작은 용량으로 담아줘놓고 뚜껑달라고 하니 더 퍼주는 거죠. 여기에 제가 알지 못하는 무슨 사연 같은 게 있나요? 너무 오랜만에 간 극장이라 모든 게 희한...



 +++++ 아 맞다. 자율 입장이더라구요? ㅋㅋㅋ 코로나 때문에 일손 줄이다가 이렇게 된 거라는 얘기가 있던데. 영화 시작할 때 무슨 확인 절차 같은 것도 없는 걸 보니 관객 잘 안 드는 요일, 시간대에 극장 가면 무료 입장도 충분히 가능하겠더라구요. 이래도 되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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