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시간 51분. 장르는 호러 & 스릴러겠죠.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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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포스터의 얼굴 사이즈가 그대로 영화 속 비중으로 연결됩니다. 사실은 토마신 맥킨지 원탑 주인공이에요.)



 - 엘로이스라는 시골 처녀가 런던으로 상경합니다. 유명한 패션 디자인 스쿨에 합격을 했대요. 그것도 장학생으로!! 

 먼저 기숙사로 가서 룸메이트도 만나고, 기대하던 수업도 듣고, 미래의 패션 리더를 향한 희망찬 나날!! 은 개뿔, 시작부터 뭔가 소공녀스런 팔자가 펼쳐집니다. 룸메이트인 갑부집 딸래미 & 부하들에게 계속 찐따 취급 당하며 쪼이거든요. 결국엔 그걸 견디지 못하고 기숙사를 뛰쳐 나와 소호가에 하숙방을 구하는데, 첫날 밤부터 괴상한 체험을 하게 되겠죠. 갑자기 1960년대로 점프해서 가수가 되기 위해 상경한 매력 쩌는 녀성 '샌디'의 삶을 체험하는 꿈을 꾸기 시작하는 거에요. 원래부터 그 시절 음악, 패션 덕후였던 엘로이스는 이 꿈을 맘껏 즐깁니다만. 당연히도 이 '샌디'의 이야기는 꿈과 낭만, 60년대 영국 뽕이 가득한 도입부를 지나자마자 끔찍한 악몽이 되어가고, 원래부터 죽은 엄마의 환영을 보는 등 멘탈이 그다지 건전해 보이지 않던 엘로이스는 점점 이 꿈에 잡아 먹혀가며 일상 생활 불가능의 영역으로 빠져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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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랬던 설레는 상경 처녀가)



 - 배우들 때문에 진작부터 기대했던 영화였죠. '흔적 없는 삶'에서 감명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토마신 맥킨지가 메인 주인공에 또 하나의 주인공이 제가 팬질까진 안 해도 매우 편애하는 맘으로 지켜보고 있는 예쁜 외계인 안야 테일러-조이니까요. 게다가 장르가 호러라니!! 어머 이건 꼭 봐야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무료로 보게 될 날을 기다렸습니... (쿨럭;)

 암튼 결국엔 넷플릭스가 이렇게 물어다 줘서 봤는데요. 보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을 했네요. 요즘 제가 쓰는 OTT 서비스들 중에 압도적으로 화질과 사운드가 나은 게 넷플릭스라서요. 화질, 화면 크기, 소리가 모두 많이 중요한 영화니까 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은 나중에 보실 때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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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되고)



 - 일단 보면서 당황스러웠던 건, 장르가 호러라고 알고 봤는데 좀처럼 호러로 들어갈 생각을 안 하는 영화라는 거였습니다. ㅋㅋ 호러삘이 나오기 시작하는 건 그렇게 늦지는 않은데요. 그게 본격 호러가 아니라 60년대에서 샌디가 겪는 어두컴컴한 상황이 '마치 호러 영화와 같구나'라는 식이고, 드디어 사람 죽고 본격 호러로 들어가는 게 1시간 하고도 10분이 넘게 지나서이니 결국 런닝타임의 과반이 그냥 드라마 장르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런던의 번화가 소호에서 2020년대 여자애가 1960년대 여자애와 공감하고 깨달음을 얻는 드라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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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랬던 상경 처녀가)



 - 페미니즘 스토리. 여성 중심 서사. 뭐 이런 표현들이 어울리... 는 정도를 넘어서 노골적으로 그걸 의도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이야기의 중심은 60년대, 많은 서양 사람들이 문화적 리즈 시절 비슷하게 생각하며 아련한 추억을 품고 있던 그 시절의 쇼비지니스 업계에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 처참한 꼴을 당하는 젊은 여성, 샌디의 비극이거든요. 겉으로만 보기엔 모든 게 참 멋지고 낭만적이던 그 시절 그 바닥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위험하고 끔찍한 곳이었는지. 그걸 현대의 비슷한 또래 여성이 시간 여행인지 환각인지 모를 경험을 통해 대리 체험하면서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보게 되는 이야기에요. 그러니 '남자가 잘못했네요' 류의 스토리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보시면서 좀 불편하실 수도 있겠구요. ㅋㅋ 그래도 착한 남자도 몇 명 나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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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되는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굴욕짤을 골라서 배우님에겐 죄송합니다만... ㅋㅋㅋ)



 - 근데 그런 노골적인 주제의식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건 영화의 화려함입니다. 화려하다 못해 보다보면 정신이 없을 정도에요. '화려하다'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거의 모든 부분을 다 화려하게 만들어 버리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느껴지는 기분이랄까요. 심지어 칼질도 화려하게!!! ㅋㅋㅋ

 일단 배우들부터 예쁘잖아요. ㅋㅋ 안야 테일러-조이야 원래부터(?) 그렇다 쳐도 토마신 맥킨지도 참 예쁘고 매력적으로 컸더군요. 거기다가 패션 디자이너, 60년대 무대 가수라는 이유로 둘 다 영화 내내 입고 꾸미고 다니는 게 남다르구요.

 2020년대도 좀 그렇지만 1960년대는 그냥 사람들 다크 환타지 속 그 시절을 과장되게 살려내서 참 보기가 좋습니다. 아예 뮤지컬식 비현실적 연출도 자주 나오구요. 조명을 강렬하게 쓰면서 빛과 그림자를 극단적으로 활용하는 장면들이 참 많이도 나오고. 건물 인테리어, 사람들 의상이나 행동 같은 부분들까지 뭔가 참 과장된 느낌으로 화려하게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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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 간지나고 화려하고 정신없게!! 라는 모토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엘로이스의 환각(?) 연출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특히 이 부분이 정말 과잉에 가까울 정도... 도 아니고 그냥 과잉으로 화려하죠. 퍄퍄퍄퍅하고 빠른 편집으로 컷을 쪼개가고 하나의 프레임에 꿈과 현실이 엉망진창으로 섞어내면서 볼거리도 만들어내고 인물의 심리 상태도 표현하고 하는데, 그렇게 정신 없이 화면이 흘러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에드가 라이트가 정말 아주 작정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원래 기교 잘 부리는 감독이긴 했지만 이 영화는 거의 '몰빵' 느낌이에요. 그런 고로 화려한 볼거리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실 것이고, 반대로 좀 차분한 전개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지나치단 느낌을 주기 딱 좋겠단 생각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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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여기서 맥킨지는 안야에 빙의해서 거울에 비치는 건데요. 이렇게 대놓고 어긋나게 연출하니 재밌더군요. ㅋㅋ)



 -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일단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렇게 유기적으로 얽혀 돌아가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2020년대의 엘로이스가 겪는 고생들은 사실 '여성'이라는 테마에 꼭 그렇게 어울리진 않거든요. 처음에 택시 기사에게 당하는 게 살짝 나오긴 하지만 핵심 문제인 학교에서의 고생은 그냥 재수 없는 여왕벌 부잣집 딸래미와 일벌들 때문이고. 뭐 그 외에도 현대 파트에서 샌디와 독립적으로 엘로이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다지 영화의 중심 테마와 잘 붙질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핵심을 담고 있는 샌디의 이야기도 뭐랄까... 사알짝 80년대 '방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상경 처녀 잔혹사'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캐릭터가 충분히 살아 있지 않은 가운데 수난만 다다다 들이 부으니 좀 이야기에 생기가 없달까요. 이런 부족함을 그냥 화려한 영상미와 음악들로 덮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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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히 재수 없긴 한데 이야기의 중심을 흐트러뜨리는 느낌의 벌떼님들.)



 - 음... 뭐 더 할 얘기가 있을까요.

 그러니까 여성 중심 서사에다가 교훈극인데, 거기에다가 60년대 문화판의 허상을 비판한다는 핑계로 사실은 에드가 라이트 본인의 60년대 덕심을 폭발시키는 영화입니다.

 마치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밀덕 스피릿을 때려박아 만든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참 잘 만들었고 좋은 얘기를 하고 있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하군?'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어요. ㅋㅋ

 호러나 스릴러 영화로서 큰 기대는 마시구요, 그냥 1960년대 런던뽕을 맞으며 연기도 잘 하고 예쁜 두 젊은 배우들 구경 실컷 하시고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전 애초에 두 배우 다 매우 호감을 갖고 있던 사람이고, 또 과잉으로 막나가는 볼거리들도 좋아하는 사람이라 내내 즐겁게 잘 봤어요. 

 끄읕.




 + 불쌍한 린지는 무슨 죄로... ㅠㅜ



 ++ 빌런 아저씨가 너무 낯이 익어서 뭔가... 했더니 닥터 후셨군요. 으하하; 제가 그 시리즈를 안 봐서 몰라뵀습니다.



 +++ 생각해보니 영화 초반에 엘로이스가 만드는 옷은 표절 아닙니까!! 이런 나쁜... ㅋㅋㅋ


 

 ++++ 안야 테일러-조이는 심지어 노래도 잘 합니다.



 누가 세상이 공평하댔습니까.



 +++++ 카리스마 하숙집 주인역으로 나온 분 연기도 좋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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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보니 '007 여왕폐하 대작전'과 영국 드라마 '어벤져스'로 유명한 분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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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드라마 어디서 볼 수 있는 데 없나... 하는 생각을 10여년째 하고 있습니다만. ㅋㅋ

 암튼 배우 다이애나 리그님께선 이 영화를 유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네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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