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왔습니다. 에피소드 8개에 런닝타임은 평균 50여분 정도. 장르는 SF/드라마 정도 되겠네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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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노스 분장을 안 하니 한결 더 배우 같아 보이는 조시 브롤린 아저씨. 마블 팬분들에겐 죄송...;)



 - 신화 속 존재인 크로노스가 어쩌니 하는 거창한 나레이션과 함께 한 밤중에 웃통 벗은 조시 브롤린이 사람 시체 같은 걸 낑낑대며 이고 가서 들판 한 가운데 뚫린 아주 수상하게 생긴 구멍에 던져 넣습니다. 그리고 3일 전으로 점프.


 와이오밍에서 목장을 하는 일가족이 주인공입니다. 조시 브롤린 할배와 릴리 테일러 할매.(두 배우 다 아직 50대인데요. ㅠㅜ) 그들의 두 아들. 첫째는 결혼해서 이제 열살쯤 되는 딸래미도 키우고 있는데, 9개월 전에 아내가 갑작스럽게 실종됐어요. 둘째는 동네 네임드 로데오 선수인데 싱글. 이렇게 다섯 가족이 모여 사는 숫자 적은 대가족입니다.


 일단 실종된 구성원 때문에라도 울적한 집안입니다만.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온 가족의 인생이 더 격한 꼬임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일단 소 두 마리가 감쪽같이 사라지구요. 동네 보안관이 찾아와서 실종자 수색이 종료(=포기)되었음을 선언해서 온 가족, 특히 첫째가 절망. 둘째는 로데오 대회에서 영 좋지 않은 결과를 얻구요. 설상가상으로 동네 지주네 아들들이 찾아와 '지금 니네가 쓰는 땅 중 알짜배기 지역이 원래 우리 땅이었으니 되찾겠다'는 통지서를 주고 가죠. 그리고 두 아들은 울적한 마음에 술집에 가 퍼마시다가 자기들에게 시비 거는 사람과 난투극을 벌이고, 그만 상대방을 죽여 버립니다.


 자식들의 초대형 사고를 어떻게든 수습해보려던 조시 브롤린 할배의 선택이 바로 도입부의 그 장면이었던 거구요. 사체 유기라는 무시무시한 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며칠 전 홀연히 나타나 '여기서 며칠만 캠핑 좀 하게 해달라'며 텐트 쳐놓고 지내던 이모겐 푸츠가 목격해 버리네요. 그리고 그 순간 우리 이모겐 푸츠 젊은이는 갑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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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의 시작이자 아마도 끝이 될 요놈의 구멍.)



 - 해지한다, 해지한다... 하면서 왠지 모를 귀차니즘 때문에 계속 유지하고 있는 아마존 프라임인데요. 새로 나온 거라고 상단에 띄워주길래 그냥 눌러봤더니 장르가 SF 스릴러, 그리고 이모겐 푸츠가 나오는 데다가 에피소드도 많지 않길래 충동적으로 봤습니다. 그러니까 큰 기대 없이 그냥 본 것인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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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결국 이 분 때문에 봤는데요. 막판에 캐릭터가 좀 이상한 방향으로 폭주해서 그렇지 연기는 좋았습니다.)



 - 초반 에피소드 2화 정도 까지가 고비입니다. 지루해요. 살인 사건에 사체 유기에 정체 불명의 검은 구멍, 의도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어스한 이방인 등장까지. 뭔가 극적인 요소들은 되게 많아 보이는데... 일단 극의 전개가 차분함을 넘어 '느리다!'는 느낌이 강하구요. 뭣보다 저 극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초반에는 별로 크지 않습니다. 그것들 다 빼버려도 별 문제가 없겠다 싶을 정도.


 그럼 대체 무슨 얘길 하냐면, 조쉬 브롤린네 가족의 암담한 집안 사정입니다. 실종 사건 때문에 멘탈 다 나간 큰 아들, 갑갑한 시골 동네에 불만 가득하지만 로데오 말곤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작은 아들. 엄마의 실종 때문에 인생이 별로 즐겁지 않은 딸래미. 거기에다가 땅 빼앗기게 생겼지, 아들놈들이 사람은 죽여놨지... 할 줄 아는 거라곤 그저 목장 일 밖에 없는 조쉬 브롤린 할배가 이렇게 쏟아지는 불행 속에서 어떻게든 정신줄 부여잡고 수습해보려 애쓰는 모습 구경이 1, 2화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갑갑하고 우울한데 그걸 또 사실적으로 그려서 그렇게 극적인 재미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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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이상하게 카우보이 복장이 그냥 보기만 해도 피곤해서... 네. 드라마는 죄가 없습니다. 이걸 선택한 제가 잘못. ㅋㅋ)



 - 그러다 이제 검은 구멍 떡밥이 본격적으로 투하되고, 신비의 여인 이모겐 푸츠가 활동을 개시하면서 나름 괜찮은 떡밥 미스테리 스릴러가 됩니다. 그렇게 3화도 보고, 4화도 보고... 하다보면. 음. 또 뭔가 갑작스런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그렇게 각잡고 진지하며 사실적인 갬성을 중시하던 드라마가, 갑자기 '트윈 픽스' 흉내를 내기 시작합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이게 처음부터 그랬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멀쩡하고 진지한 드라마로 쭉 흘러가면서 중간중간 이상한 장면들이 끼어들어요. 위악스런 음악 조크라든가. 안 그러다가 갑작스레 비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런 행동을 하는 인물이라든가. 갑툭튀 막장 전개도 나오고. 특히 막판까지 가면 떡밥이 풀리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떡밥들이 갑자기 갑자기 하나씩 튀어나와서 대략 정신이 아득해져요. 아니 뭐야 이 드라마 왜 이래... 하다가 구글에 'outer range twin peaks'라고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저랑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쓴 기사들이 있네요. 허허. 암튼 넘나 당황스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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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언' 보안관이 주요 배역으로 나오는 것도 이제사 생각해보면 다 트윈 픽스 때문이었던 듯?)



 - 근데 트윈픽스처럼 가버린 게 제가 화가 난 이유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건 맘에 들었어요. 그 전까지 너무 진중하고 무거워서 지루해지는 면이 있었다 보니 그렇게 막 나가는 게 오히려 좋더라구요. 

 화가 난 이유는 이겁니다. 이야기가 안 끝나요. 심지어 '일단락'도 아니고 애매하게 툭 끊깁니다. 그리고 확인을 해보니 시즌 2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ㅋㅋㅋㅋ 정말 '클리프행어 엔딩 금지법' 내지는 '클리프행어 엔딩 경고문 의무 부착법' 같은 걸 만들어야 합니다. 당연히 한 시즌으로 끝날 이야기인 줄 알았건만 오히려 마지막 화에 신규 떡밥만 대거 투척해놓고 이게 무슨....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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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공감할만한 구석이 많은 캐릭터인데 슬프게도 비중이 집안 남자들과 외간 젊은이에게 밀려서...)



 - 게다가 이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재밌지도 않습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되게 애매해요.

 앞서 말했듯이 각잡고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에다가 느릿느릿 여유 터지는 전개도 문제구요. 결정적인 건 캐릭터들이 별로 정이 안 갑니다. 캐릭터를 못 만들어 놓은 게 아니에요. 주인공네 가족, 특히 주인공에 가까운 할배와 두 아들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캐릭터는 납득 가도록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들이 내리는 선택, 취하는 행동들도 대체로 납득이 가구요. 그런데 그게, 납득은 가는데 정이 안 가고 별로 응원하고픈 맘이 안 드는 거죠.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고... 그런데 다들 우중충하고 우울해서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만 하니. 희한한 사건들, 트윈픽스식 엽기 전개들이 줄을 잇는 막판 에피소드까지 가도 그렇게 막 집중이 안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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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시즌 2는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나온다 한들 대체 언제 나올 것인가!!!)



 - 정리하자면요.

 망한 인생의 구원을 찾아 이리 쿵, 저리 쿵쿵 거리며 몸부림치는 서부의 쏴나이 조시 브롤린과 아들들 이야깁니다.

 웨스턴 배경의 트윈 픽스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트윈 픽스 중에서도 시즌 3에 가까워요. 삭막하고 난해하며 느리죠. 유머는 별로 없구요.

 근데 뭐 정말로 시즌 1만 가지고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동도 걸지 않은 느낌이라, 다음 시즌이 확정 조차 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챙겨보는 건 무리수고요.

 머언 훗날 (아마도 최소 2년 후?) 완결 되고 나면 그 때 평가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선 그냥 인생 막막한 가난 카우보이 아저씨들이 울적해하는 거 보여 주다가 떡밥만 잔뜩 날려 놓고 급마무리 되어 버린 꼴이라. 설사 재밌게 보시더라도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 듯.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 손녀 역으로 나오는 배우의 초현실적으로 거대한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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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분명히 뵈었던 분인데... 하고 확인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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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하우스의 그 분이었습니다. ㅋㅋ 많이 컸네요. 



 ++ 그리고 또, 자꾸 어디서 본 듯한 기분이 들었던 막내 아들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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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차림새로는 짐작하기 좀 애매한데요. 이름을 보니 '맞네!' 싶더라구요.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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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겠죠? ㅋㅋ 빌 풀먼의 아들 루이스 풀먼입니다.

 요즘 90년대 인기 배우들 자식들이 우루루 뛰쳐나와 사방팔방에서 배우 활동을 하네요.

 이 분은 '탑건: 매버릭'에도 나온대요. 그렇죠. 아빠도 전투기 몰고 지구를 구하시고 그랬죠. 근데 아빠가 훨 잘생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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