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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아주머니
돈을 주웠는데 상처 입은 강아지가 꿈에서 나왔어요.
개꿈인가요?
아쉽지만 개꿈이었어요.
앞으로 이런 대화가 불가능할지 몰라요.
Politically Correct의 엄격한 검열에 동의하는 회원의 민주적인 주장에 따라면 "개"로 시작하는 파생어를 더 이상 창출할 수 없다고 하는군요.
낱말을 확장하고 다양한 어휘로 언어놀이를 할 수 없다면 글 쓰는 이는 질식할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영어 어원만으로 시험에서 모르는 단어를 연상해서 독해한 기억이 있어요.
영화 <마더>에서는 살인자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타인의 아들을 살인자로 만드는 작업에 공모하는 어머니가 등장하죠.
사실은 영화 내용보다 아주머니 연령분 관객 소감에 충격을 받았지요.
"내 아들이라면 나도 저렇게 했을 거야."
강간 사고를 일으킨 자신의 가해자 아들을 변호하기 위해서 타인의 피해자 딸을 모욕하는 어머니는 희귀한 뉴스가 아니군요.
자기 자식만 잘되면 남의 자식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가족 이기주의와 괴기한 모성 신화의 결부가 낳은 표준 어머니를 보는 것 같군요.
개아주머니.
자식 사교육에 올인하고 노후 복지는 국가가 전부 책임져야 한다고 성토 대회를 열지도 모르겠군요.
이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누군가가 개한국여성이라고 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을 <비 표준형 성인이 쏘아 올린 공>으로 고쳐 읽었다고 내 안의 정치적 올바름이 빛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개아저씨도 같은 맥락이군요.
2.
차이점 그리고 잘못된 출제
예능방송에서 루저남성을 말한 여성패널은
개인신상이 완전히 털리고
옮긴 직장이 개인 동의 없이 공개되고
직장에 해고의 위협 메일을 날리며
악질 추적까지 받았지요.
한 인간을 완전히 매장하려는 작업이 암묵적 합의로 진행되었어요.
연쇄 살인자도 인권으로 마스크 착용을 허락하는 국가에서 말이죠.
예능방송에서 김치녀, 된장녀를 말한 남성이
위와 같은 신변위협을 느끼지는 않아요.
방송에서 외모에 의한 여성차별은 일상이군요.
이 점이 차이점이군요.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여성은 비난을 받아요.
밥보다 비싼 술을 마시는 남성은 비난받지 않아요.
비싼 외제 자동차를 구매한 남성은 능력이라고 칭송하지요.
비싼 외제 핸드백을 구매한 여성은 허영과 사치의 상징이군요.
여기서 비난의 결과물은 사이드음식(메인음식 제외) + 냄새가 나는 발효음식의 끌어들인 복합어 탄생이죠.
교육의 거대한 비밀은 허영의 대상을 정해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여기에 전통음식마저 비하하는 데 이용하는 사대근성까지 더하면 찌질한 공명성이 더욱 빛을 발하죠.
엉터리 신조어와 이중적 기준의 정의에 파생어가 응용된 희극적 영화평을 비교 서술하라니 잘못된 출제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습니까?
3.
루저남성
현실에서 성공 비즈니스, 처세술, 자기개발서가 베스트셀러로 올라와 있지만, Paul Auster의 소설을 읽고 있어요.
작가의 모국에서는 그의 독자는 루저라고 소문이 난다고 하는군요.
루저독자 명예는 기꺼이 받지요.
세계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진 루저의 회복할 수 없지만 묵묵히 살아가는 벼랑 끝 절박함을 알아가고 있어요.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도 루저남성 주인공의 등장이 시작되었군요.
돈 버는데 실패하면 범죄자로 분류되기 쉽다.
돈을 많이 버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범죄는 도덕적 분류가 아니라 계급적 분류이다.
-Orson Welles
와 주장하는 논지를 떠나.... 님 특유의 비릿하면서도 시큼 쌉싸르한 글맛이 이 주제와 만나니 더 매력적이로군요 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비틀어 보니 더 선명해지는거 같군요.
그리고 덕분에 (듀게의) 루저남 소동에 제가 왜 말을 아꼈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