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topia (2016)



1

<Zootopia>의 포식자와 피식자


포식자와 피식자가 공존하는 세계.

<Zootopia>에서는 아무도 포식자의 야수성이 왜 사라지거나 감추어졌는지 이야기하지 않는군요.


화면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볼까요?

야수성과 본능을 억제하려고 목줄을 하고 감정이 고양되거나 증폭되면 파블로프의 개 실험처럼 자동으로 작동하겠지요.

아버지 곰이 아들 곰에게 목줄을 메어줍니다.

포식자(잠재적 살인자)가 자신의 무엇을 포기하고 내놓아야 하는지 정확히 보여주는데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스산한 통증이 함께 찾아옵니다.

일반 동물원에서 야생성이 제거된 생기 없고 길들여진 동물과 루왁 커피를 위해서 좁은 우리에서 발광해서 미쳐가는 사향고양이가 떠오릅니다. 

이처럼 동물원 유토피아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는 자신의 야수성을 포기해야 하는 희생이 따릅니다.


현실의 인간세계에 대입하면 잠재적 범죄자(?)를 제어하기 위해서 남성이 전자팔찌를 차야만 남녀가 공존할 수 있는 세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군요.


<Zootopia>를 패러디한 자는 강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무엇을 내놓을 수 있습니까?

피식자에 자신을 잠재적 살인자라고 매도했다고 윽박지르기 전에.


그렇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행복한 디즈니의 세계에서는 이런 잔혹한 이야기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군요.

그래서 위의 장면은 삭제되었습니다. 


비뚤어지고 냉소적이면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디즈니 세계에서 무한 긍정이 모토인 주인공도 세계를 이끄는 단독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포식자에 대한 피식자의 공포와 불안을 발설했다고 피식자 주인공은 어려운 고비를 함께 넘었던 친구에게 독설을 들어야 하고 직장마저 그만둡니다.

사회를 분란시키고 갈등을 조장했다는 질책과 죄책감 때문입니다. 


약자의 연대는 변칙적이고 가소롭지만, 강자의 세계는 막강하고 절대적입니다.

 초인 같은 극소수의 약자만이 강자의 세계에 받아들여집니다. 

피식자의 하극상은 짧게 끝나면 포식자가 다시 세계를 지배하는 디즈니의 질서를 관객들은 확고하게 재인식합니다. 


Zootopia is a movie about the danger of bias.

When someone tweeted at me that Zootopia was being used as political statement in supportof misogyny,

I answered that Disney would investigate, and that it's the opposite of what the movie is about.


<Zootopia> 감독 의견은 도덕적 정론이지만 흥행성과 상품성을 위해서 진실한 장면을 걷어내 버린 검열로 타국의 여성 혐오 살인사건과 조롱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2

국내 거의 모든 남초 커뮤티니에서 이번 강남 살인사건으로 일베 커밍아웃을 했군요.

정치적 포지션만 다를 뿐 여성 혐오는 공통분모였습니다.


빅데이터로 차기 대선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시대에서 여성 연관어는 폭력·범죄·살인·여혐·비하·사건·뉴스·화제·성폭력·성범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어요.


검색 중에 발견한 것인데 남초 커뮤니티에서 "절대로 성폭행당하는 여성을 도와주지 말자"라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강간범보다 더 나쁜 사람은 현장에서 도망친 여성이었습니다.

오히려 목격자가 폭행범으로 몰려서 보답받지 못했다고 저주를 퍼부으며 요란하게 선동하고 있었어요.


그렇다면 여성이 여성을 돕죠.

현장을 목격했을 때 소리 질러서 도움을 요청하고 필요하면 경찰에 신고하고 현장 녹음도 하겠어요.

성폭행 피해자가 도망을 치더라도 수치와 강간 쇼크로 목격자보다 더 이성적일 수는 없어요.

도망친 나쁜 여성이라고 심판하기 전에 보답과 보상을 바라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여성 연대는 당장 보답 받지 못해도 피해자 여성이 언제가 어려움에 빠진 누군가를 제삼자로 도울 수 있다고 믿기에.

북미처럼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도 회피한 자에 법적 책임을 묻는 법안이 상정되었으면 하는군요.



3

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한 학생이 무차별 학살을 벌였습니다.

남녀 모두 희생양이 되었어요.


미국 주류언론은 정신병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했습니다.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차버리고 한 사람의 정신병으로 몰아가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정상적인 보통사람에 의해서 주변에서 그러한 살인이나 강간이 곳곳에 더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말이죠.

조현병으로 삶과 사투하는 이를 멋대로 모욕하고 편견으로 덧칠하면서.


YesALLWomen#여자들은 다 겪는다. 

해시태그로 세계의 여성은 연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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