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3 12:00
제가 좀 순진한걸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막연하게나마 갖고 있던 한국 평균 남성의 양성평등에 관한 인식과 이번 사태에서 드러나는 태도가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과연 그 간극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 내용입니다. 쓰고 보니 약간 면죄부를 써 준 기분이긴 하지만요.
이번 강남역 사건에 대해서, 몇 가지 논의점이 있겠지요.
1. 해당 살인이 여성혐오에 기인한 혐오범죄인가, 아니면 조현병 환자의 망상 범죄인가.
이것 역시도 바라보는 시선과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만...
경찰이 발표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이미 세워진 분류 체계 안에서의 관점이고, 그래서 이를 조현병 환자의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관료체제라는 것은 분절할 수 없는 것을 나눠서 정해진 틀 안에 넣어야만 할 때가 있으니까요.
다만, 범인이 노출되어 온 여성혐오의 환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사라져야만 할 여성혐오가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에 저는 동의합니다.
2. 여성혐오를 없애거나, 최소한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는가.
글쎄요, 역시 순진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우리 사회가 이러한 것에 대해서 맥락 없이 공개적으로 반대할 정도로 미성숙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수준 이하의 인간들은 얼마든지 있었고 있습니다. 다만,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의견은 역시 이쪽-여성혐오를 없애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이 아닌가 합니다.
3. 여성혐오, 그리고 잠재적 범죄자라는 표현에 대해.
misogyny의 번역어인 여성혐오는, 단어를 접했을 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성(에 대한)혐오]를 뛰어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여성혐오에 대해 접하는 사람들이 그정도로 깊이 있게 찾아볼 이유는 없지요.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지금 이슈가 된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의 영향을 받았다는 데에는 무리 없이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건에서 문외한들이 이해하는 여성혐오란 misogyny 개념 그대로의 것이라기보다는 위에서 이야기했듯 직관적으로 이해한 [여성혐오]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라는 표현은 이해할 수 있지만,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라는 표현은,
대다수 사람들의 일상적인 경험에 반하거든요. 결국 여기서 "아닌데! [여성혐오]가 그렇게 팽배하진 않은데!"하는 반응이 나오게 됩니다.
심지어는 "나는 여자들을 좋아하는데 내가 왜 [여성혐오]야?" 하는 식의 얘기까지 나오죠.
당연히 여성혐오가 뭔지 찾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반박하는 측에 문제가 있습니다마는... 저는 조금 더 직관적인 다른 번역어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학술 용어라는 것이 그 사용되어 온 맥락이 있다는 점에서 입맛대로 골라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학술 용어가 학술의 개념 안에서 머무르는 한, 그것이 일상 용어의 뉘앙스를 갖는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영역 밖의 누군가에게 전해져야 할 때, 특히나 이번 사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야 할 때는
이런 작은 오해(마땅히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misunderstanding을 말하고 싶은데...)가 쌓여서 같은 화제에 대해 전혀 다른 얘기를 나누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대체용어를 논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었던 만큼 저는 지금의 논쟁이 필요 이상으로 증폭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잠재적 범죄자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라고 저는 느낍니다. 남성 일반의 경향에 비춰 개체로서의 상대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공포를 느낀다는 것과, 잠재적 범죄자라는 표현은 일상 수준에서 동치가 아닙니다.
맥락을 이해한다면 표현이 조금 과격할지언정 아주 틀린 말만은 아니라고 이해할 수 있을 일이지만, 당장 단어를 접하는 일반적인 남성이 받아들이는 감각은 이와 다릅니다.
주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잠재적 범죄자'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너는 언제든지 폭행, 강간, 살해를 저지를 수 있는 존재야"라고 이해되는거죠. 이래서야,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내용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가 바로 좌파 운동권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이 사회에는 여성혐오가 만연하다"와 "나는 잠재적 범죄자다"의 두 명제를 무리없이 소화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봅니다.
그들은 페미니즘의 역사와 맥락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고, 또 일상적 뉘앙스와 다르게 사용되는 학술용어의 용법에 상대적으로 익숙합니다.
물론 모두가 페미니즘과 그 역사, 맥락에 대해 이해한다면 해결될 문제겠지만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 그 순간까지 계속해서 무지에서 비롯된 충돌을 반복할 필요가 과연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군요.
2016.05.23 12:12
2016.05.23 12:22
잠재적 범죄자가 그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군요. SNS를 통해서 리본과 함께 문구를 인증하는 것만 봐서, 막연히 '잠재적 범죄자'라는 어휘 자체를 처음부터 그렇게 사용했다고 생각했는데요.
다소간의 충돌은 주의를 환기시키고 담론을 진행시킨다는 점에서 좋은 일입니다만, 지금은 그 충돌이 너무나 커져 대책들을 논의할 생산적인 에너지를 갉아먹는 것 같습니다.
2016.05.23 12:3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여성혐오라는 번역어에 대한 오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다른 문제는 메갈은 혐오집단=악, 그러므로 메갈과 같은 주장을 하는 너도 악 같은 프레임이 있단 거죠. 본인 주장이 일베와 같은 주장이란 건 모르고.. 그리고 남자탓을 단 한톨도 하지 않은 글에서 '그래서 남자는 다 잠재적범죄자란 거야?' 내지는 '그렇다고 내가 왜 미안해해야 하는데?'라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답답하죠.
다만 이런 오해에서 나온 문제는 1:1로 길게 토론하면 어느 정도 오해불식이 가능할 것 같은데.. 정말 답답한 건 '여성 차별이 어딨어? 오히려 그 핑계로 혜택 받고 살면서' 같은 반응이 생각보다 많다는 거죠. 이러이러한 차별이 존재한다라고 하면 '우리는 군대가거든'이 나오는... 이게 일부에서 나오는 반응이면 그러려니할 텐데, 생각보다 너무 광범위하단 게 느껴졌어요. 물론 이것도 시끄러운 소수의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딱히 여기에 반론하는 사람들은 없더군요.
2016.05.23 12:47
여성혐오라는 단어 자체가 이만큼이나 이슈로 떠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메갈리아를 위시한 집단의 이슈 만들기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그간 남성 일반으로부터 소외되어 온 여성들의 경험들이 공유되기 시작했다는 것도 아주 고무적이구요.
다만, 일베라는 반대항의 존재 때문일지는 몰라도 이러한 표현들이 군비경쟁마냥 과격해진다는 게 저는 걱정스럽습니다.
저는 남성에게 편향적으로 부과되어 있는 국방의 의무가 언젠가는 해소되어야 하고, 그 핵심에 여성의 능력을 차별적-여성혐오적-으로 규정한 헌법재판소 판례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양쪽 공히 그간 겪어 온 고통의 공유와 해결책의 모색이라기보다는, 그 고통을 전가(했다고 믿고 싶은)한 집단에 대한 비난에만 골몰하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2016.05.23 13:40
법과 제도의 개선보다 다중의 인식의 전환이 더디긴 한데 이게 무슨 설득이나 토론의 힘으로 개선되는건 소수에 한하고
결국 여성,여혐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것에 비례하여 결국 다중의 의식도 바뀔 것이라 생각해요.
그 무지와 오해가 자기 먹고사니즘과 관계맺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을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이죠.
담론의 공론화, 소통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설득하는게 목적이 아니라(그런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 사회권력, 정치권력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행사하여 적절한 제도와 시스템을 쟁취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어의 문제라는 건 그래서 (수용과 이해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은 동감하나) 지엽적인 믄제라고 생각합니다.
용어의 정의 역시 일종의 권력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일베에서 민주화는 'x 됐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그러한 의미를 일베밖으로 확산될 뻔하였지만 실패했죠. 적어도 한국주류사회에서 민주주의와 민주화운동은 일정정도의 권력은 형성했다는 의미가 된다고 봅니다.
물론 좀 더 좋은 한글풀이 용어가 있어서 사소한 오해들은 풀고 소통을 원할하게 하면 좋겠죠. 그런데 애초에 전 그런 용어 뉘앙스가 갈등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언발에 오줌 누는 격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2016.05.23 14:00
2016.05.23 14:04
음... 조금 더 일상적인 언어로 제 의견을 재구성하자면 :
1. 강남역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 환자인 것과 별개로, 그 사건의 발생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기여한 바가 있다.
2. 따라서, 사회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여성 차별을 제거하고 치안을 강화하는 것이 제2, 제3의 강남역 사건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정도가 양측에서 합의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책이자, 실제로 페미니즘 진영에서 주장하고 있는 바라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사족이기는 합니다만 이 정도의 언어로 이야기를 했다면 지금처럼 반대여론이 거세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뭐 역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요.
말씀해주신 법과 제도의 개선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할 때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소수의 뜻 있는 정치인이 대중의 의사에 반하여 선구적인 법을 발의하고 그것이 제정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그래서 성별을 떠나 현 사태에 대한 상호간의 공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관점에서 지금까지 이야기되지 못했던 여성들의 여성혐오의 경험담들은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베와 맞서면서 격화된 어휘와 이해되지 않는 용어(특히 여성혐오)가 두 축이 되어서 그 모든 가능성들을 덮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05.23 14:25
1. 강남역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 환자인 것과 별개로, 그 사건의 발생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기여한 바가 있다. 2. 따라서, 사회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여성 차별을 제거하고 치안을 강화하는 것이 제2, 제3의 강남역 사건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여성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는데 남성 쪽에서 여성이 남성 혐오를 부추긴다고 왜곡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극단적인 의견도 있겠지만 그것이 여성 일반의 생각을 대표하진 않아요. 일베에서 황당한 소리를 한다고 여자들이 남성을 떼지어 공격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일베가 아니라고 자부하는 남성들은 지금 어떻습니까? 그들은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합니다. 오히려 남성이 여성 때문에 역차별 당하고 있음을 강조하죠. 남성들이 느끼는 부조리도 있겠죠. 그건 그것대로 항의하고 고쳐나가면 될 일입니다.
2016.05.23 15:43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이 사건에 있어서 남성에 의해 여성들의 의견이 왜곡된다고 보시는 그 현상에 대해, 저는 그게 대부분은 단순한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인용해주신 내용들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많은 단어들이 엄밀하게 합의되지 않은채로 사용되고 있고, 그 간극에서 오는 차이들이 누적되어서 남성혐오를 조장한다는 오해에까지 왔다고 봅니다.
그저 마음 편하게 남성들의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서 이 의견들이 왜곡된다고 하는 것은, 제가 공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던 것만큼이나 순진한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2016.05.23 14:37
일단, 사건 직후에 나타난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 격렬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거 같구요.
소수가 대중 의사에 반하는 법을 발의하자는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도 핀트가 많이 엇나간 듯 합니다.
여성혐오에 대한 제도적 제어장치를 마련하자는 다수의 입장은 이미 존재합니다. 소수의 정치인이 갑자기 어느날 신의 게시를 받고 밥안 발의를 하는 경우는 없어요. 문제는 정치인은 어떤 기준과 잣대를 갖고 자신의 지지층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것이고 각 정치인이 입지하는 대중은 그래서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는 겁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 정치인은 있을 수 없듯이 모든 대중을 단일한 개체로 인식하여 활동하는 멍청한 정치인도 있을 수 없죠.
결국 여혐에 대한 제도적 제어장치를 만들려는 대중과 그런 대중의 목소리에 주목할만한 입지를 갖고 있는 정치세력이 조응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강제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거에요. 일베vs 메갈이란 양비론으로 물타기하는 다양한 변주들이 있는데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메갈은 지금까지 어떤 정치세력이 거부할만한 사유가 될만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반면 일베의 경우는 현 집권세력중에서도 막징급에 해당되는 집단의 주구노릇을 하면서 대다수의 정치세력의 기피대상이 되버렸죠. 메갈은 심지어 여성정치인을 움직여 소라넷을 폐쇄 시켜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과격한 행동과 선동이 문제의 헤결을 복잡하게 만들고 꼬일 수도 있다는 우려는 매우 나이브 한것이고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이라는 것이 무의미 하다고 하지만 애초에 누구나 별 문제의식 없이 받아 들일 수 있는 평이한 멘션들로 시작되었다면 하루 잠간 사건사고 뉴스로 거론되거 말 일이었을지도 모르죠. 아주 심각하게 다양한 강도로 일상을 후벼 파는 송곳이 가장 적절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16.05.23 14:50
2016.05.23 15:14
변화를 위해서는 현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말씀처럼 제도적 변화를 통한 의식의 개선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요.
결과적으로는 이 문제에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의 수를 늘려야 하는데,
지금의 구호와 용어가 이러한 목적까지는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글재주가 부족해서 조리있게 한 번에 전달드리지 못한 것 같네요. 그 부분 죄송합니다.
2016.05.23 15:51
취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이 게시판에 한정하더라도 메갈의 주장이 이 게시판에 게시되기 이전에 먼저 메갈 혹은 이번 사안에 대한 다소 거칠거 과격한 구호에 대하여 비난하고 조롱하는 글이 더 먼저 올라왔었어요. 그 글을 최초 게시한 자는 이후의 논의에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 글에 동조했던 대다수는 여전히 논점을 바꿔가면서 양비론에만 여념이 없죠. 공감이고 나발이고 남혐도 문제다 남혐도 문제다 남혐론자들 때문에 일이 꼬였다 꽥애액 꽥~
만일, 이 문제에 대하여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의 수를 늘려야겠다"라고 정말 생각하신다면 본문과 같은 문제의식보다는 차라리 님이 밀씀하신 대로 '무지하고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이 알아먹게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 설명과 설득의 책임을 메갈류의 분들에게 떠 넘기지ㅡ말구요. 왜냐면 그들은 이미 말이 안통하는 집단을 향해 안티소통의 방식으로 대응 하는 분들이거든요.
공감과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보란 이야깁니다.
괜히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비평만 하지 말고
2016.05.23 16:39
물론 실제 생활에서야 언제든지 기회가 닿을 때 마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건, 이 메시지의 수신자가 발신자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기 때문이죠.
제 한정된 역량으로 어느 쪽을 바꾸려고 시도하는게 이 무익한 증오의 연쇄를 끊는데 도움이 될 지는 자명하잖아요.
2016.05.23 16:23
강남역 사건을 [혐오와 수치심]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이 알게 된다면 (너무 오버함 없이) 좀더 섬세하게 짚어줄 수 있을텐데요.
참고로 이 책 참 좋아요. 김영란 전대법관이 작년에 창비 책팟캐스트에 나와서 이 저자의 [시적 정의]를 추천해서 알게 된 저자인데, 이 책 대신 제가 더 관심가는 주제인 [혐오와 수치심] 읽었는데 다른 저서들도 막 읽고싶어지더라고요.
2016.05.23 16:41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네요. 기회가 닿는다면 꼭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2016.05.23 16:57
3. 일정부분 공감합니다. 오해하기 딱 좋은 번역어이고 설득 이전에 상대에게 일일이 그것을 설명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현실은 전략적으로도 실패죠. 논의의 장에 뛰어들 적에 상대방도 그 정도는 공부하고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는데. 우리가 무언가를 공부하고 조사할 적엔 그것에대해 '모른다'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죠. 그런데 '여성'도 '혐오'도 일반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흔히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 두가지가 합쳐지니 당연히 '내가 아는 개념'이라 착각하게 되고 더군다나 그 '아는 개념'이 '여성혐오'란 단어의 일부로 포섭되어 있기도 한 마당에 자신이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지가 않다는 거죠. 서로 다른 의미를 쥐고서 얘기를 하다가 결국 싸움이 되고 감정 다 상한 후에야 그게 그런 말이 아니었어...라고 해도 사람 심리가 '앗 내 실수, 데헷!' 이렇게 넘어갈 수가 없거든요. 그때부턴 그저 소모적인 자존심 싸움.
2016.05.23 21:04
잠재적범죄자는 조금 다릅니다.이건 여성들이 남성들을 잠재적범죄자로 칭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행동을 비난하기 위해 남자들이 가져온 말이죠.같은 맥락에서 나는 잠재적 범죄다라고 고백하는 운동이 마음에 안드는데 (물론 의도는 그렇지 않지만) 여혐이 남자들만의 것도 아닐 뿐더러 이를 인정하는 것과 남자들이 잠재적 범죄자일 수도 있다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