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8 22:05
취미 삼아 공부 삼아 영자막을 번역해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류의 자막으로 하다보니,
전 최대한 일상생활 구어체 (야, 너, 자기한테, 뭐? 기타 직역에 가까운 욕설 등등) 로 번역하는 편이었고,
실제로도 그게 귀에 쏙쏙 자연스럽게 들어오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구시대적 소설식 구어체를 싫어해요.
근데 이러한 류의 번역이 악습처럼 아직도 이어지더라구요.
(자네에게, 당신한테, 그렇게 하오-, -한다네, 기타 욕설은 전부다 제기랄, 젠장)
이젠 번역가도 실력을 따지고 보게 되는 시대가 된 듯 해요.
시청자들이 예민해진 게 화질, 화면비율에서 이젠 번역까지 개입하게 됐거든요.
그만큼 좋아진 번역가들도 생겼긴 하구요.
또 한가지는, 왜 이렇게 욕설을 심약하게 번역하는 걸까요.
이해할 수 없는 건, 심지어 공중파에서 마저 칼로 난도질하고 총으로 쏴죽이고 주먹으로 약자를 때리는 장면은 버젓이 나오면서,
(네, 안 좋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자막 번역에서 욕설 만큼은 제기랄 정도로 굉장히 순화되거든요.
넷플릭스에서 아이리쉬맨을 보다가, You motherf***ing wop cocksucker
'니미 파스타 ㅆ새끼야' 정도로 했어야 할 번역을 '망할 이탈리아놈아' 로 한 거보고 기겁을..
어제 왓챠플레이에서 본 빅 리틀 라이즈에선, '유기농 오랄을 해주다'를 '싱싱한 잠자리를 선사하다'라고 해놨더라구요..
엄연히 19금 표기 보고 시청하는 건데, 무슨 의미냐구요.
다시한번 느끼지만, 작가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면서, 영어만 잘할 게 아니라, 국어도 잘 하고, 맛깔을 살리는 센스도 갖추는 번역가가 절실히 필요하겠다 싶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프리랜서 번역가를 지원하고 싶은데 말이죠-
2020.07.08 22:14
2020.07.09 00:18
히어링이 70% 정도 된다면, 무존재감적 간단한 자막도 괜찮죠. 그게 아니라면 무존재감적은 맛깔이 없게 느껴지네요
2020.07.08 22:21
왓차, 넷플릭스는 아닌데 이번에 아이즈와이드 셧 다시 보니 남편은 반말, 아내는 존댓말로 했더군요. 3월에 본 히트는 부부끼리는 반말로 통일했죠.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는 시드니 폴락과 니콜 키드먼이 fuck을 씁니다. 니콜 키드먼이 쓰는 그 단어를 이쁜 짓이라고 번역한 건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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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오역문제는 차치하고 자막의 제 1 미덕은 무존재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가 자막이 있었는 줄도 모르도록 튀지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석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고요.
그다음은 캐릭터의 반영입니다. 성별과 나이, 사회적 위치가 다른 캐릭터들이 똑같은 어투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좀 곤란하죠. 말씀하신 욕설번역문제도 이 부분에 포함이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현지화의 밸런스인데요. 이 부분은 시청자의 배경지식까지 짐작해야하는 어려운 점이 있어서 어느정도는 양해를 하는 편이긴하지만 지나치게 로컬라이징한 자막들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