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무려 2시간 4분. 스포일러는 안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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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폭주 고딩이 타기엔 넘나 폼 나고 럭셔리한 바이크였던 것...)


 

 - 대충 미래의 '네오 도쿄'가 배경입니다. 3차 대전 후로 망가진 미래라서 그런지 사방이 정신 산란하네요. 으리으리 삐까번쩍한 풍경과 거리에 넘쳐나는 빈민들, 그리고 고아원 출신 소년 소녀들이 직업 학교에 다니며 마약도 하고 폭주도 하며 사는 풍경이 대수롭지 않게 어우러집니다.

 암튼 우리의 주인공은 가네다. 위에서 말한 폭주 친구들(...) 중 한 그룹의 리더 포지션이구요. 오늘도 매사에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시절 죽마고우 테츠오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지만 테츠오는 오랜 세월 이렇게 도움만 받다가 생긴 열등감이 활화산처럼 터지고 있어요. 그래서 결국 혼자서 튀어 보려고 날뛰다가 위기에 처하는데... 그 순간 할아버지 얼굴에 어린 아이 몸집을 한 초능력자 하나가 나타나 괴상한 일들을 벌이고, 순식간에 나타난 매우 수상한 군인들이 그 초능력자를 데려가며 덤으로 테츠오까지 줍줍 해 버립니다. 이게 뭐꼬!!! 하고 경악한 가네다는... 금방 평상심을 되찾고 경찰들에게 능글맞게 뻥을 쳐가며 풀려납니다만. 그 와중에 참으로 쉽게 반해서 구해줘 버린 매우 수상한 여자애 덕분에 테츠오와 그 비밀 조직, 그리고 수수께끼의 이름 '아키라'와 얽힌 아주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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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스토리를 주인공 가네다 중심으로 요약하면 의외로 평범한 일본 아니메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넉살 좋고 기이할 정도로 맷집 좋은 평범 고딩이 세상을 구하는...)



 - 글 제목에 '간단' 잡담이라고 적어 놓은 건 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졸려요... 길게는 못 적을 듯 싶어서요. ㅋㅋ

 그리고 또 이게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제가 뭐라고 수다를 떨 의욕이 별로 안 생기는 경우라서... 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냥 '전설의 레전드'이고. 또 후대에 미친 영향들을 생각하면 '거의 모든 것의 원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그렇게 지나친 표현은 아닐 걸요. 다들 지겹도록 들으셨을 '터미네이터'에 미친 영향도 있겠지만 그건 오히려 이 작품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드립에 가깝죠. 저엉말 오랜만에 이걸 다시 보고 있으니 계속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이런 연출도 이게 시작이었구나. 이런 구도도 세계적으로 유행 시킨 건 아마 이 작품이겠네. 아이고 이건 또...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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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폭탄 혹은 뭐가 됐든 거대한 폭발을 이런 식으로 그려 놓은 것이 어디 터미네이터 뿐이겠습니까. 아닌 걸 찾기가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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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 구경도 해보시구요. ㅋㅋ)



 - 참 대단합니다. 그러니까 원작 만화가 있는 작품인데 그 원작과 이 애니메이션판이 모두 오토모 가츠히로, 한 사람의 것이잖아요. 원작 만화의 스토리나 표현력, 전개도 이미 레전드였는데 그걸 본인이 직접 다른 매체로 연출해서 또 이런 걸작을 만들어 내다니. 이런 케이스가 얼마나 있었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이게 애니메이션이잖아요. 아무리 연출, 각본이 훌륭해도 그게 움직이는 그림으로 훌륭하게 표현되는 건 또 다른 문제인데... 그것까지 완벽하다는 게 이 작품의 어이 없는 부분입니다.


 보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아니 이게 몇 프레임이지? 24프레임이 이렇게 부드럽게 느껴질 수가 있나? ㅋㅋㅋㅋ 컷 계산을 정말 1초 1초 하나도 빠짐 없이 완벽하게 해서 만들어냈을 이 부드러움도 신비롭고. 근데 그게 그 와중에 또 엄청나게 정교하단 말입니다. 디테일이 뭐 하나 허투로 되어 있는 장면이 없어요. 거기에다가 색채, 빛 표현도 이게 그 시절 애니메이션 맞나 싶고... 과장이 아니라 현시점에서 후배 작품들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의 끝이 아닌가 싶구요. 여기에서 국적을 떼고 전세계 상업 애니메이션들과 비교를 붙여도 여전히 탑티어에 들어가고도 남을, 거의 오파츠급의 완성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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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게 어떻게 1988년산이요...)



 - 아무래도 스토리 면에선 좀 점수를 깎을 수도 있겠죠. 분량이 적지 않은, 게다가 스토리도 단순하지 않고 세계관도 복잡한 만화책 시리즈의 내용을 2시간에 때려 박아서 결말까지 내야 한다는 핸디를 안고 있으니까요. 확실히 불친절하고 비약과 구멍도 종종 보입니다.


 그런데 또 이 정도면 정말 잘 해 낸 각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원작을 봤으니 하는 말이지만 어차피 그걸 두 시간 안에 모두가 알아 들을 수 있게 풀어내는 건 미션 임파서블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약적 설명 대화 씬 같은 게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온통 다 액션이에요. ㅋㅋ 두 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 중에 액션이 안 펼쳐지는 장면들을 모아 보면 십여분이나 나오려나... 싶을 정도로 액션과 액션과 액션으로 이어지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큰 그림은 알아 먹을 수 있도록 흘러가구요. 지루하거나 쳐지는 부분도 없습니다. 아예 한 시즌짜리 시리즈로 만든다면 모를까, 극장용 영화로는 이게 최선이었던 듯 해서 점수를 깎고 싶지 않더군요. 자세한 게 궁금하면 원작 만화책을 보십...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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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게 어떻게 24프레임이며... 저 쪼가리들은 어떻게 다 그렸으며... ㄷㄷㄷ)



 - 암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봐도 여전히 감탄만 나오는 명작이었습니다.

 버블 시대의 끄트머리 시기에 이런 천재가 나타나서 자신의 재능이 최고조에 달했던 바로 그 시점에 훌륭한 스탭들과 함께 돈을 팡팡 쓰며 만들어낸 어메이징한 작품이었던 거죠. 다들 아시다시피 오토모 가츠히로도 다시는 이 '아키라'에 비견할만한 작품을 못 만들어냈고, 이제는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자체가 이런 작품을 뽑아 낼 여건이 아니기도 하고.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전설의 레전드 자리를 지키고 있을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보실 분들은 다 보셨을 작품이지만. 혹시 애니메이션을 좀 덜 좋아하셔서 아직 안 보신 왓챠 유저님들이 계시다면 한 번 보세요. 어째서 아재 오타쿠들이 '일본 애니는 80~90이 진짜였지~' 라며 라떼 드립들을 쳐대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작품입니다. ㅋㅋ 잘 봤어요. 언젠가 극장에서 다시 상영한다 그러면 꼭 극장 가서 봐야지. 라고 다짐해 봅니다.



 + 수년 전에 도쿄 올림픽이 연기됐을 때 오타쿠들이 참 재밌어 했던 부분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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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 2020이라는 연도가 보이고... 극중에서 계속 올림픽 개최 언급이 되고...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결국 그 올림픽은 못 열렸을 거고... ㅋㅋ



 ++ 그래서 이 장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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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에 이런 영상도 있더군요.



 그리고 위 영상에는 없는, 제가 최근에 그 장면을 본 영화는 바로



 이거였구요. 콕 찝는 질문을 받은 조동필씨의 뿌듯한 표정이 웃깁니다. ㅋㅋㅋ

 그리고 저런 연출은 안 나오지만



 그 바이크가 출연한 영화도 있구요. 하하. 뭐 이건 원작부터 그런 거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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