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글로 댓글 사가를 쓸 생각은 없지만, 한 번 쓰게 되니 다른 생각이 계속 구체화되어 써 봅니다.


저는 글에서 댓글란의 형태를 이런 식으로 인식합니다. 먼저 조회수를 보고 그 조회수에 비례해서 댓글 수를 생각해보죠. 간단하게 무플의 글이 있을 경우, 그 것은 댓글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공백의 댓글이 잔뜩 달린 것입니다. 간단하게 단 하나의 댓글만 달렸다고 가정할 때 조회수 1에 댓글 하나만 달린게 아니라면, 글 하나에 댓글 하나만으로는 전체 지분 100%를 가져가진 못 합니다. 댓글에서 주장하고 있는 바를 가상 대표 단체에서 절반 정도의 권리를 가져가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댓글 하나를 더 달게 되면 이제 글에 대한 반응을 30%씩 가져가게 되겠죠. 첫 번째 댓글, 두 번째 댓글, 그리고 없는 댓글.


그리고 저에게 있어서 댓글 전체가 나타내는 가상적인 대표의 총량이 댓글 수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늘어나지 않게 됩니다. 예컨대 누군가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글에는 명복을 빈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댓글을 쓰기 힘들죠. 전 그런 경우 댓글을 달지 않는 편입니다. 죽음에 대해 산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산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인데 이미 다른 사람들이 내 대신 그렇게 생각한다는 투표를 해주었다고 생각하는거죠. 댓글이 어떠한 정보의 총체라고 인식하지 않는 이상 (예를 들어 제가 어떤 특정한 사람을 짝사랑하고 그 사람이 다는 댓글로서 그 사람을 구성해보지 않는 이상, 그러니까 '아 이 사람이 이 분한테 관심이 있었구나' 하는 정보를 얻지 않는 이상) 같은 내용의 댓글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다수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쓰는 거겠죠.


그러니까 평범한 댓글을 자신이 군중 중에 하나로 생각하면서 달게 된다면 그것은 생각 투표의 일환이 됩니다. 제가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있어서 다수와 소수는 그렇게까지 안정적인 논리의 근원이 아닙니다. 어떠한 논제에 대한 각각이 중요할 뿐 그 논제를 지지하는 사람이 다수인가 소수인가는 별로 그 논제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거죠. 그렇게 된다면 이미 있는 이야기에 살과 뼈를 덧붙일 것이 아니면 다른 사람이 썼던, 또는 다른 사람이 더 잘 쓸 수 있는 댓글을 쓸 필요가 없어지는거에요. 상상의 근원에서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비율 고려를 한다면 현실 인식이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시류가 잘 못되었을 때는 길을 찾지 못할 수 있고, 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인 논리의 교조주의자가 될 수 있을꺼니까요.


댓글과 대댓글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렇게 말하면서도 저는 제 글의 댓글을 매우 유심히 읽는 편입니다. 매우 오래전에 썼던 글에 댓글이 달리면 유심히 생각해서 거기에 대댓글을 답니다. 그렇다고 대댓글을 달지 않는다고 해서 각각의 댓글들을 소중하지 않게 읽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인식되었으면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이며 평범한 댓글이라고 댓글을 해체하지 않으면서 다는 분들이야말로 이타적이죠. 그러니까 이건, 나는 댓글을 유심하고 깐깐하게 읽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꺼야 하는 의심의 일환인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자신의 글에 댓글을 달지 않아도 어쨌던가 댓글을 읽긴 하시겠죠. 아예 대댓글이 없는 분이라 할지라도. 꽤 오래된 글의 댓글에 대해서는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자기만 쓸 수 있는 댓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자기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사실 자기 만족하는 사람이 왜 다른 사람들이 자기 댓글을 어떻게 인식하는시 심각하게 해체할 필요가 있겠어요. 사실 일상에서 두리뭉실하게 덩어리져 있는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면서 쪼개고 나누다 보면, 그것이 궂이 유머가 아니더라도 숨을 쉬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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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을 쓸 때 사실 서로 별로 관련이 없고 논리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을 이어붙이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이것은 버릇이라기보단 성향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전 글을 유심히 곱씹어보니 그런 정의의 동그라미를 그리는데 있어서 상당히 자의적인 편이더라구요. 평범한 댓글과 특수한 댓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댓글과 기계적인 댓글은 서로 같은 동그라미에 있는 반대항이 아님에도 능청스럽게 이어붙였더라구요. 인식과 태도의 문제지만 그 두개 항이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것이라 그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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