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정치 시사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줄은 모르겠지만 MB에 대한 분노는 처절하고 나꼼수에 대한 눈먼 애정은 갸륵한 게시판이 있습니다. 나꼼수에 대한 어떤 비난도 잡아 죽일 듯 달려들구요.


19금 딱지를 달고, 임신부 보면 안되는 그림이라며 펌글이 올라옵니다. 다른 게시판에서 김용민 쉴드를 위해 김용민이 관타나모 포로 학대 건 때문에 비분강개해서 욕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득하는 내용이었죠. 흔히 알고 있는, 관타나모에서 포로들을 발가벗기고 얼굴에 용수를 씌운 사진들 말고 맨 끝에는 군복을 입은 남자 여럿이 괴롭게 소리지르는 여자를 강간하는 적나라한 사진들이 올라왔더군요. 원글이든 펌글이든 답글들은 난리가 났죠. 미국 살아서 부끄럽다느니 김용민처럼 욕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라느니.


한동안 국제, 시사란을 도배하다시피 했던 관타나모 수용소건을 까맣게 모르다가 이제와서 흥분하는 게 우스웠는데, 마지막 사진들은 아무리 봐도 관타나모 사건 때 봤던 것들이 아니었지요. 내가 몰랐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댓글 중 누군가 친절하게 알려주더군요. 사진 속 강간범들의 군복은 미군복이 아니라고. 뒤이은 답글에서는 포르노 무비의 한 장면이라고 친절하게 일러줬어요. 다음 답글은 조중동 하는 짓을 똑같이 한다며 김용민을 감싸는 무리들을 조롱했구요.


어떤 이유로든 김용민 감싸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포로들을 동정해서 나온 발언이라면 그와 똑같이 사람을 도구화해서 강간하고 죽여버려야 한다는 말을 감히 할 수 없죠. 생각을 해서 나온 발언이 아니라 좀 빡도 치고, 화내면 폼도 나겠고, 야한 얘기도 좀 하고 싶고, 정치는 스포츠니까 소리도 좀 지르고 싶고, 그런 욕 막 배운 초중딩 (초중딩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스러운 반응양식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반응입니다. 


성인 인터넷 방송에선 같이 소리지르고 낄낄거리고 여자 몸을 정액받이 취급하며 좋아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그런 자연인으로 살도록 하세요. 왜 굳이 국회까지 입성을 하겠다고, MB 척결의 성스러운 사명을 띄고 십자군 원정이라도 가듯 당당하고 뻔뻔하게 모르쇠하다가 억지로 쓴 사과문에 순교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용민에게도, 이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신앙을 지키다 못해 보기에도 괴로운 허위 사진까지 덧붙여 가며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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