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토픽)

2018.06.22 03:10

안유미 조회 수:721


 1.그냥 일기를 쓰면 쓸데없는 넋두리만 계속 나오게 되니 앞으로는 토픽을 정해서 일기를 써야겠어요. 흠...뭘쓰죠. 프듀 멤버들 품평을 해볼까 하다가 아직 절반정도는 잘 모르니까 다음에 하고...흠. 



 2.아니면 페미니스트 까기? 하지만 아니예요. 내가 싫어하는 혐오스러운 페미니스트들을 까는 건 사실 페미니스트를 까는 게 아니니까요. 어차피 뭘 해도 혐오스러웠을 인간들이 페미니스트의 포장지를 두르고 있는 것일 뿐이거든요. 페미니즘이 없었다면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혐오스러운 짓을 해대고 있을거예요. 지금은 적당히 명분도 있고 적당히 폼 좀 나는 페미니즘의 포장지로 스스로를 무장하고 있는 중이죠.



 3.음 아니면 이슬람 난민 까기? 사실 그들을 조롱이나 하기엔 좀 무서워요. 왜냐면 실제로 나는 인간을 무서워하거든요. 특히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들은 더욱 무서워하는 편이예요.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들이 한둘이면 무섭지 않지만 머릿수가 많아지면 그건 꽤나 걱정할 일이죠.


 왜냐면 인간이란 건 한 명 한명이 욕망으로 꽉꽉 채워진 비닐봉지 같은 거니까요. 터지기 직전의 비닐봉지요. 아무리 리소스가 없는 인간들이라도 욕망의 크기는 똑같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은 리소스가 없다고 해서 죽어지내는 걸 택하지는 않죠. 어떤 방식으로든 리소스를 탈취하려고 한단 말이예요. 그런 녀석들과는 마주치지 않는 게 좋죠.



 4.휴.



 5.그러고보니 꼭 무언가를 까는 것만 얘기하고 있네요. 어쩔 수 없어요. 나는 인간이 싫거든요. 누군가는 '뭐? 전에는 인간이 좋다더니?'라고 할 수도 있겠죠. 뭐...정확히 말하면 인간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욕망하는 거겠죠.


 인간이 순수하게 욕망의 대상으로만 존재할 때는 너무 좋아요. 그러나 나의 욕망의 대상이어야 할 인간이 욕망의 주체로서 행동하려고 할 때면 슬슬 싫어지죠. 뭐 이건 여러분도 그렇겠죠. 사람들은 상대에 대해 알고 싶다고들 하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모습을 드러내보이는 건 또 싫어하니까요. 왜냐면 사람들은 사실 상대에 대해 정말로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기대대로이길 바라며 관심을 가지니까요.


 그래서 인간은 잘 모를 때가 좋아요. 상대가 낯선 사람일 때는 내가 상대에 대해 멋대로 상상하고 투영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상대의 실체가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나의 상상으로 채워질 여지는 적어지죠.



 6.아, 무슨 말이냐면 역시 돈을 많이 뽑아내야겠다는 거예요. 진짜...그렇거든요. 이 점에서만큼은 내가 오스카 와일드보다 조금 나은 것 같아요. 그가 말했다잖아요. '젊었을 때는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것이 진실이란 걸 알았다.'라고요. 나는 그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이미 그 경지에 도달했죠. 그가 내 나이였을 땐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만 했던 걸 나는 완벽하게 알고 있는 거예요. 


 하하, 농담. 내가 낫다는 건 농담이예요. 그가 살던 시기와 지금 내가 사는 시기는 완전 다르니까요. 그가 살던 시기는 얼마간의 낭만이 남아 있었겠지만...지금 이 메가로폴리스에는 낭만 따윈 흔적도 없죠. 이곳에서의 유일한 진실은 가격뿐이거든요. 이곳에 사는 어린 초등학생들조차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죠.



 7.음 누가 했더라...이 말을 좋아해요. '이 세상에 진실은 없다. 오직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사회이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정한 진실이 존재할 수 있는 순간이 있죠. 가격이요.


 가격을 부르는 사람과 가격을 치르는 사람...두 사람이 같은 가격에 합의한 순간에는, 각자의 멋대로인 해석이 아니라 어느 쪽에서 보아도 똑같은 진실이 존재하는 거잖아요? 비록 그 순간뿐이겠지만 말이죠.



 8.슬슬 여러분도 눈치를 챘겠죠. 내가 돈 얘기를 꺼낼 때는 주식이 팍팍 오르거나 주식이 팍팍 떨어지는 시기라는 걸요. 그리고 지금은 떨어지는 시기죠.


 전에 슈퍼마리오의 무적 구간을 예로 들어서 일기를 썼었죠. 쉬운 구간일 때 미칠듯이 점수를 바짝 벌어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지금 같은 시기가 오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이런 시기가 몇달~1년쯤 계속되어도 버틸 수 있도록 말이죠. 한데 아니예요. 딱 하루 하락을 겪었을 뿐인데 미칠 듯이 화가 나고 있어요. 이런 걸 몇 달이나 겪을 수는 없어요. 통장이 아니라 정신이 붕괴될 테니까요.


 차라리 술집에 가서 샴페인을 물총에 넣어서 쏘거나 강원랜드에 가서 돈을 잃었다면 괜찮아요. 왜냐면 그런 곳은 애초에 돈을 쓰기 위해 가는 곳이잖아요? 돈이 아까운 기분까지는 들어도 화는 나지 않죠. 한데 주식이 떨어져서 돈을 잃으면 미칠 듯이 화가 나요. 왜냐면 의도의 문제니까요. 돈을 '쓸려고 쓴 게' 아니라 '돈을 벌려고 쓴 거'잖아요. 이 세상이 의도와 다르게 작동할 때 미칠 듯이 화가 나는 법이죠. 위에 썼듯이 욕망의 대상이어야 할 인간이 욕망의 주체로서 활동하는 걸 볼 때와 같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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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잠깐만 정신을 파니까 또 넋두리를 썼네요. 이러면 안되는데...흠. 이미 썼으니까 뭐 어쩔 수 없죠.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왜냐면 토, 일요일엔 열심히 살려고 해도 열심히 살 기회조차 없거든요. 열심히 살 기회...리소스를 뽑아낼 수 있는 기회가 이번주에 아직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죠. 


 나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나 휴일엔 아무것도 만들어 낼 수가 없거든요. 아니...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젠 그럴 의욕이 없어요. 컨텐츠를 뽑아내는 것과 리소스를 뽑아내는 것...아무리 계산해봐도 같은 노력으로 리소스를 뽑아내는 게 더 효율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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