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8.수요일

반박근

 

 

 

[국]민 여러분, 제가 이 자리에 글을 올리는 것은 대한민국이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한 표로 국가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제 소개부터 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월남전에 최초의 전투부대원으로 참전했으며 그 때의 부상으로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는 반박근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선 국가유공자 여러분들, 아니 32만 월남 참전 전우 여러분들께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를 찍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니 너 혹시 좌파 아니야!”, “빨갱이 아니야!”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 러나 국가유공자 여러분, 그리고 32만 참전 전우 여러분! 저는 나이 70이 넘은 사람으로 그 누구보다도 반공정신이 강한 사람입니다. 삼촌이 두 분 계셨는데 한 분은 경찰로 순직을 하셨으며 막내삼촌은 6.25 때 전사를 하셨습니다. 스스로 어린 나이에도 피난을 다니고 그 와중에 동생을 잃기도 한 6.25 전쟁 최대 피해자였기 때문입니다.

 

 

군 에서는 반공 시나리오를 써 해병대 전체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어 특별휴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공자 여러분, 여러분들 잘 아시다시피 유공자는 아들들 중 한 아들이 현역에서 제외되는 특혜를 받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특혜를 거부하고 두 아들 모두 만기 제대를 시킨 사람입니다.

 

유 공자 여러분들도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비록 70이 넘은 나이일지라도 일선에 나가 싸워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성남 공군비행장의 방해물인 롯데 빌딩 건설 허가를 내주었을 때 결사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여러분 말이 됩니까? 수도를 지키는 비행장 활주로의 방향을 옮기면서까지 한 재벌의 고층빌딩을 허가하다니요. 나는 그때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그 틈바구니 속으로 반드시 적의 공격이 있을 것이다”라고 정부 관계자는 물론 박근혜가 소속된 정당과 그를 따르는 국회의원들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안보의식이 약하면 그 틈새로 적이 침투하게 마련입니다.

 

 

저 는 국방부의 의뢰로 1만 4400명의 장병들을 모아 놓고 침투하는 적을 방어하는 방법에 대하여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방어의 원리란 물에 담근 항아리의 원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항아리에 구멍이 뚫리면 동시에 물이 들어오는 원리 말입니다.

 

아 니나 다를까, 연평도 포격 등의 침공을 당해 귀중한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이들은 이적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이명박이 국군통수권자가 된 것이 더 큰 문제이기도 했겠지만 말입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목조목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월남전으로 부상을 당해 고통을 받으시는 여러분들께 잠시 사건 하나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여 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최초의 부상자들에게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아주 형편 없었습니다. 아니 이에 대하여 아무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쓸모가 없어진 물건을 대하듯이 했습니다. 그러자 부상자들이 태평로에서 광화문 쪽을 향하여 “내 청춘을 보상하라!”고 외치는 시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 리가 없어 목발을 짚은 사람. 눈을 잃어 지팡이를 더듬거리며 걷는 사람. 이러한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이 때 경찰차가 나타나 이들을 마치 짐짝을 싣듯이 트럭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냅다 한남동으로 가 쓰레기장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듯이 말입니다. 그날 밤 서울의 요정마다 기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경찰들에게 그 짓을 시킨 정권 실세들과 경찰간부들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말입니다.

 

국 가유공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내가 말하는 이 사실을 확인하시려면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의 신문기사들을 검색해보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입니다. 자기 아버지가 여러분들에게 저지른 그런 만행에 대하여 사과는커녕 일언반구도 없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자신을 낳아준 조상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며, 후손들에게도 죄를 짓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용기와 기백이 있는 분들입니다. 그 정신으로 자랑스러운 나라를 세웁시다.

 

두 번째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여성을 모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근혜는 한 술 더 떠 여성대통령 운운하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남녀평등권이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그것은 당연한 상식이며 그러기에 첫 여성 대통령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인 것입니다.

 

물 론 여성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노력을 했거나 아버지라도 그런 노력을 했다면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는 여성들의 인권을 위하여 무슨 일을 했습니까? 반대로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자입니다. 박정희가 권력을 잡자 박정희와 그 부하들이 맘에 드는 여자를 송치하여 온갖 못된 짓을 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말을 퍼뜨리는 자들을 중정으로 끌고 가 “너희들이 봤느냐”며 온갖 고문을 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10.26사건이 일어나자 그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술병들과 검은 옷을 입고 끌려왔던 여자들의 모습, 그리고 침대. 재판장에 나타났던 여자들 중에는 박정희의 손녀뻘 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박정희를 살해하는 데 가담했던, 박선호를 비롯한 두 육군대령들을 보십시오. “내가 겨우 내시 노릇을 하기 위해 육사를 졸업하고 대한민국의 육군 대령이 되었느냐”하 지 않았습니까. 국민 여러분, 그때 우리들은 얼마나 참담했습니까? 아내에게 부끄럽고 딸들에게 부끄럽고 모든 여성들에게 부끄럽고 심지어 외국인 보기가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강연을 하기 위해 외국 학자들 앞에서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었습니다. 아니 하늘이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짓을 저지른 아버지에 대하여 사과는 못할 망정 오히려 여성대통령이 어쩌구저쩌구 하다니요.

 

제가 직접 본 사건도 있습니다. 1965년 9월 20일의 일이었습니다. 바로 그날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전투부대가 월남에 파견되는 결단식을 거행하는 날이었습니다. 박정희가 환송사를 읽어내려 갈 때의 일입니다. 그러다가 연설문을 놓쳐 연단 아래로 날아갔고, 국방부에서 온 별을 주렁주렁 단 장군들이 그것을 주으러 기어다니는 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 연설문을 제대로 줍지 못해 네 발로 줍기 경쟁을 벌이던 별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태연히 내려다보던 박정희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청룡부대 결단식 모습

 

그 다음의 일입니다. 결단식을 마친 병사들이 부대로 돌아왔을 때였습니다. 별안간 막사 안이 어두워졌습니다. 창문을 모두 합판으로 가려버렸고 출입구를 모두 막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마치 내일이면 도살장으로 팔려갈 소들을 외양간에 가둔 후 도망을 못 가게 서까래 같은 굵은 나무를 대못을 박고 밧줄로 묶어놓듯이 말입니다. 그때 병사들은 “죽일 놈들, 죽일 놈들”하고 분노에 온 몸을 떨었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박정희가 낭독하는 환송사 속에는 자유의 십자군이니, 평화의 사도니 했는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 취급을 하다니…

 

모 두들 치를 떨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밖으로 나올 수가 있었는데, 마침 기밀 문서를 취급하는 병사였고 상부에 긴급히 임무를 수행하러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는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박정희를 지근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때 여고생들이 새로 지은 가건물 입구 좌우에 여러 명이 선 채 박정희를 맞이하던 모습이었습니다. 포항이나 대구에서 불려온 아이들인 모양인데 모두가 반반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순간 나는 엄청난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역만리 전쟁터로 가는 병사들을 가축처럼 가두어놓고, 여고생들을 징발해 놓은 모습이라니…

 

도대체 저 건물엔 왜 들어가는 것일까?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모양이었습니다. 나는 소장수가 흥정을 마치고 기생집에 들어가는 장면을 연상했으며 동시에 ‘자식같은 병사들을 먼 이역의 전쟁터로 보내는 마당에 같이 식사는 하지 못할 망정 저런 모습이라니’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때가 정확히 1965년 9월 20일 낮 12시였습니다.

 

 

지금도 박정희가 궁정동에서 손녀딸 같은 여자들 앞에서 총을 맞아 죽은 사건을 생각할 때마다 그 때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병사들을 소처럼 가둔 채 여고생들 사이로 걸어들어가는 모습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내가 본 극히 작은 일화에 불과합니다. 국가의 안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듯이, 안보가 없으면 국가의 존재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박 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켰을 당시 김포반도에서 강화도에 이르기까지 수백KM에 달하는 전선은 해병 1개 여단이 방어하고 있었습니다. 1개 여단은 보병 3개 대대에 불과합니다. 강화도의 1개 대대를 제외하면 보병 2개 대대가 김포반도를 방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박정희는 절반이 되는 보병 1개 대대를 빼돌려 서울로 쳐들어왔습니다. 그때 박정희가 빼돌린 보병 1개 대대 건너편에는 북한군이 언제라도 도강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 런데 그런 위험성을 뻔히 알면서도 최전선을 텅 비워놓고 수도 서울로 총부리를 겨눈 것이 박정희이며, 그의 딸이 박근혜입니다. 한 마디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국가의 안위를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 박정희입니다.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초병들이 졸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총살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박정희는 천번 만번 총살을 시키고도 남은 죄를 지은 것입니다.

 

 

그 런데도 박근헤는 그런 것에 대한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마치 자신이야말로 안보의 딸인양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이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60만 국군을 모독하는 일이며 국가의 안보정신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기에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아니되는 것입니다.

 

셋째로, 국가의 정의를 위해서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박정희가 쿠데타에 성공한 후 “본인의 임무인 군인의 길로 되돌아가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눈물까지 흘리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충분한 시일이 지났는데도 군인의 길로 되돌아가지 않자 이인수라는 사람이 “왜 약속을 지키지 않으냐, 우리 모두 사심을 버리고 군인의 길로 돌아가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 분은 바로 박정희 밑에 있는 육군 대령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는 동료의 이런 충언을 고맙게 받아들이지 않고 중앙정보부로 끌어가 온갖 고문을 가했는가 하면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내리게 하였습니다.

 

“반박근 교수, 글쎄 말이야 나를 두들겨 팬 것은 그렇다 치고 집토끼를 가두듯 카비넷 같은 박스 안에 집어넣었어.” 즉 머리만 내밀게 입구만 터 놓고 그 안에서 선 채로 대소변을 볼 수 밖에 없게 했다는 것입니다. 잠도 서서 자게 하고…

 

여 러분, 박정희라는 사람이 바른말 하는 사람에게 그토록 잔인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십시오. 그리고 몇 년 지나면 그쯤 해서 놓아줄 만도 한데 박정희는 그런 강직한 사나이를 13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차마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그런 고초 속에서 지내게 했습니다.


[...]


http://www.ddanzi.com/blog/archives/11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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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정말 이상한 거 같아요

장준하가 처음에 박정희의 쿠데타를 지지했었나요


글을 읽다가 불현듯 떠오른건데

우리 안에 각하 있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독재자의 딸의 지지율이 뭐가 이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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