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새누리 반대성향이시고

걔네들만 아니면 상관없어, 라는 입장인 듯 합니다.

얼마 전까지 안철수 지지하셨고요.

 

박정희 시절 때 대학을 다니셨습니다.

짐작하기에 소소하게나마 학생 운동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만 정확하진 않네요.

제가 굳이 묻지 않아도 정치 이야기 나오면 술술 이야기하십니다.

사실 박정희 이야기 자체는 길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좌빨(...) 어른의 사고를 볼 수 있는 소중한 대화라 생각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그때 학교 가면 교내에 공수부대가 있었어. 그런데 그 양반(박정희)을 좋아할 수 있겠냐?"

 

"정권 욕하면 끌려가서 병신되는데, 진짜 목숨 걸고 욕했지. 지금 봐라. 이명박 개새끼 소새끼... 그때면 생각도 못 했어."

 

"지금이야 총 맞아 죽었으니 좋게 보는 거지, 당시엔 진짜 안 좋게 보는 사람 많았다."

 

"... 그래도 그 양반이 경제는 잘 했지. 경제라도 못 했으면 박근혜가 대통령 후보 해먹겠냐?"

 

"경제 잘 했어도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박정희 다시 오면 경제 잘 되겠냐? 스마트폰이다, 인터넷이다 떠드는데."

 

"내가 박근혜는 안 찍지만 누가 되든 별로 기대는 안 한다. 그냥 우리는 누가 되든 필요한 거만 쏙쏙 빼먹으면 되는 거야.

이명박 안 찍었지만 그래도 그 양반 덕을 젤 많이 본 게 우리집 아니냐?"

(덧: 저도 오세훈 덕 많이 봤습니다. 오세훈 만세...)

 

"그니까 인간들이 착각을 한다니까. 부동산 많이 오를 땐 부동산 사고, 주식 많이 오를 때 주식 사고 그러다가 망한다.

그러니까 보통 사람이지. 오를 때는 무한정 오르고 내릴 땐 무한정 내릴 지 알지. 박근혜 찍는 것도 별로 다를 게 없어.

지금 잘~ 먹고 사니까 박정희 좋아하는 거지, 그때 나빴던 건 그냥 생각 안 하는 싶은 거지."

(덧: 사실 맥락이 조금 이상했지만 대강 어떤 말인지는 이해했습니다.)

 

"어쨌든, 이번 선거가 중요하긴한데... 너무 기대는 하지 마라."

 

 

라는 대화를 했습니다.

어쨌든 아부지는 나름 합리적인 보수이고, 이런 분들만 있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적어도 말이 통한다는 사실 자체가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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