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분명히 글 제목에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완전히 자비심 없는 스포일러 만땅 글이에요. 이미 다 보신 분, 앞으로 절대 안 보실 분이 아니면 읽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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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파이널' 에피소드였던 것이지요.)

 


 - 원래 이 시리즈의 기본 공식이자 정체성, 인기 비결이 그거잖아요. 아 이게 최악이구나, 싶은 순간에 지하로 한 층 더 파서 내려가기를 끝없이 반복하는 것.

 근본이 그렇다 보니 이 시리즈의 사망 플래그는 다름 아닌 '행복한 전개'였습니다. 누군가가 갑자기 마음의 평온을 찾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 곧 죽어요. 최소한 주변 사람이라도 죽거나 그것도 아니면 카르텔 깡패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두들겨 패거나...

 그런데 이 마지막 회를 볼 것 같으면, 무려 30여분을 남겨 놓고 모두가 행복해져요. 그 순간부터 피가 마르더라구요. ㅋㅋㅋ 제가 원했던 '그냥저냥 너무 비극은 아닌 결말'이 나오려면 이미 상황 최악이 되어 있어야할 타이밍이 지났는데도 계속 좋은 일만 생기는 겁니다. 결국 가장 센 비극으로 한 방 후려 갈기려고 기를 모으는 중이라는 건데, 그렇담 누가 죽는 거냐고!! 하고 있는데 그 중 유독 독보적으로 행복하고 편안해 보이던 게 루스였다는 데 생각이 미치고... 아아......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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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루스의 행복한 짤 같은 건 찾을 수가 없어서 장례식 짤로 대신합니다. ㅋㅋ)



 - 그러니까 결국 루스는 이룰 거 다 이루고 드디어 과거와 작별하며 홀가분해지려는 순간 개같이 죽습니다. 

 아니 뭐 본인이 자초하긴 했죠. 와이엇 복수한다고 제 3자들 다 보는 데서 탕탕거리지 않았으면 살아 남아서 잘 먹고 잘 살긴 했을 거에요. 그리고 카지노 지분 받았을 때 굳이 그걸 직접 운영하려 들지 말고 마티에게 팔아 넘기고 그 동네를 떴으면 또 살아남았을 수 있었죠. 그렇지만 마티 아저씨가 다 끝났다 그랬다구요 하지만 어쨌거나, 시리즈 내내 보여진 모습들 중 역대급으로 안정되고 희망찬 분위기에서, 아무도 봐 주지 않고 와 주지 않을 길바닥에서 혼자 총 맞아 죽었어요. 그렇구요.


 마티네는 결국 다 피해서 생존해냈죠. 그냥 생존만 한 게 아니라 몇 시즌 동안 목표로 했던 정치계 거물 등극까지 완벽하게 성공했구요.

 다만 질풍노도 아들래미가 마티네의 범죄를 증명해낸 형사를 상콤하게 원샷으로 날려 버리는 게 마지막 장면이었으니 이 쪽도 해피 엔딩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겠죠. 그대로 쭉 온가족이 죄책감과 불안감에 짓눌려 살거나 아님 얼마 뒤에 총 맞아 죽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아니 뭐 그렇게 길게 보지 않아도 당장 4인 가족에서 둘이 살인 교사범이고 하나는 그냥 살인범이에요. 이게 무슨.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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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냐핫하. 나의 샷을 맛보거라!!! 라는 듯한 저 살인 미소를 보십셔. ㄷㄷㄷ)



 - 근데 그 샷건 엔딩은 뭐랄까. 좀 쌩뚱맞지만 '소프라노스' 생각이 나더라구요. 

 닮은 구석이 있는 마무리였습니다. 뭔가 훅. 하는 순간에 갑작스럽게 툭 끊어 버리고 암전되는 연출도 그렇고.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라는 것도. 결국 살아도 산 게 아니고, 가족을 지켜도 지켜낸 게 아니라는 식으로 암울한 뒷맛을 남기는 것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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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슨 베이트먼의 저 애매한 미소는 참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 일단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많이 배우신 작가님들이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 버전으로 결말을 이해해보려 애를 써 보았습니다.

 그 결과, 대충 이렇게 생각하면 말도 되고 합리적인 결말이었다고 생각이 가능하더라구요. 결국 이 시리즈의 최종 빌런은 마티네 가족 그 자체였다는 거.


 전에 듀게 어떤 분께서 이 시리즈의 포스터 해석을 알려주셨던 게 생각났어요. 포스터의 새는 '버드' 가족을 상징하고, 타지에서 날아온 이 새떼가 포식자가 되어 오자크 토종 생태계 다 교란하고 거덜 내는 이야기라는 뜻이라고. 근데 정말로 그렇게 결말이 나버렸습니다? ㅋㅋㅋ 마을 간판 망한 집안 랭모어 집안은 거의 멸족 수준으로 작살이 나버렸고, 전통의 강호 딜런네는 그냥 사멸. 터줏대감 보안관은 진작에 총 맞아 죽었고 뭐 등등등.

 

 그러니까 결국 처음엔 본인들 목숨 지킨다는 핑계로 시작한 악행이지만, 그게 점점 깊어지면서 스스로만 인정하지 못할 뿐 그냥 본인들이 빌런이 되어 있었던 것이고. 그런 주제에 마지막에 승리를 해버리니 남은 것은 주위 모두의 파멸.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루스의 죽음도, 아들의 호쾌한 샷건질도 다 납득이 됩니다. 그냥 제 맘에 안 들 뿐이죠. 아주. 매우. 엄청!!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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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 새떼가 다름아닌 마티네 본인들이었다는 거?)



 - 그동안 제가 이 드라마 글을 적거나 다른 분들 글에 관련 댓글을 달거나 했던 걸 기억하는 분들이면 아시겠지만, 사실 제가 이 결말을 맘에 안 들어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루스가 죽어서. 결국 행복해지지 못해서요. ㅋㅋㅋ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제 개인적 빠심(...) 때문인 게 맞습니다 줄리아 가너 만세. 루스 랭모어 멋진데 짠하고 너무 좋음!!! 제일 잘 돼라!!! 다 죽어도 너만 살면 돼!!!!!! 이러다 불꽃 싸다구를 맞고 멘탈 나가서 이러는 중인 게 맞는데요. 음... 그래도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루스는 이 시리즈에서 마티, 웬디 다음 가는. 종종 웬디랑 동급으로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상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거든요. 그리고 동시에 계속해서 성장하고 성숙해져가는 주인공이었구요. 특히 마티, 웬디보다 루스의 스토리가 이입이 되고 감동적이었던 건 이 양반이 애초에 꿈도 희망도 없는 시궁창 인생에서 이만한 결과를 일구어냈다는 거였죠. 


 그리고 루스가 뭐 뻘짓거리 참 많이 하고 다녔지만, 그래도 그런 루스 뻘짓거리들의 근본에는 늘 공감 가능한 감정이 깔려 있었어요. 저만 그랬...던 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ㅋㅋ 시즌을 거듭할 수록 점점 악마화 되어 갔던 웬디는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납득 가능한 캐릭터였던 마티도 사실 온갖 궤변과 핑계를 줄줄이 달고 있는 놈이잖아요. 아무리 멍청한 짓, 민폐짓을 거듭했어도 결국 이 시리즈에서 이입하고 응원할만한 캐릭터는 루스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네 시즌에 걸쳐 그렇게 열심히 키운 게 결국 마지막에 더 비참하게 죽게 만들려는 큰 그림이었다니, 몰입해서 본 시청자 입장에서 화 좀 내도 되는 것 아닙니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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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주제고 뭐고 됐고 그냥 왜 죽이냐고요 엉엉엉징징징.)



 - 또 한 가지. 후반 시즌 진행 중에 제가 내내 불편했던 게 하나 있는데요. 다름 아닌 웬디의 캐릭터였습니다.

 사실 이 양반은 드라마 시작 시점부터 이미 살짝 비호감을 깔고 가는 캐릭터이긴 했습니다. 외도를 하는 상태였고 심지어 위기 상황에서 바로 애인한테 달려갔잖아요(...)

 그런 상황이 스토리 전개되며 어떻게든 대략 풀렸고. 이후엔 슬슬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고. 그 와중에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며 사실상 '버드 패밀리'의 리더 자리를 차지하고 활약하는 것까진 좋았는데요. 문제는 벤의 등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벤을 처리해버린 후부터 웬디 캐릭터는 그냥 '더욱 더 싫어해달라!!!'는 폭주의 연속이었어요. 


 특히 마지막 시즌에서 이 캐릭터는 정말 대단합니다. 씨알도 안 먹힐 핑계를 대며 루스는 물론 마티까지 계속해서 위기에 빠뜨리고는 '아 놔 다 가족을 위한 건데 왜 몰라줘!!!'라고 오히려 버럭버럭 화만 내죠. 가만 보면 웬디는 자기 주변 사람들 중 정말 누구 하나, 단 한 명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하며 이해하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냥 늘 자기 멋대로 '이게 너한테 좋은 거야!!' 라며 뭘 강요하는데 그걸 잘 들여다보면 결국 다 본인에게 좋은 것이고. 막판에 스스로 정신병원 들어가 처박히는 거 정말 기가 막히지 않았습니까? ㅋㅋ 


 결정적으로 마지막 에피소드 내용을 가만히 복기해보면 결국 루스가 죽은 것도 웬디의 지분이 가장 큽니다. 진짜 작가들이 로라 린니에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었나? 싶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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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이 표정이 나름 간지였는데 막판 가니 이 표정 나올 때마다 욕이 나올락 말락...;)



 - 그리고 그 와중에 좀 더 불쾌했던 건 시즌 4-2에서 마티가 웬디에 대해 보이는 태도들이었어요. 아니 이 양반 왜 갑자기 대놓고 와이프 탓을 합니까? ㅋㅋㅋ 그것도 사방팔방에다가 하죠. 정확히는 주변 사람들이 자꾸만 '그거 웬디 생각이지!!!' 라는 식으로 따지면 '말잇못'으로 대응하는 정도입니다만 뭐 그게 그거잖아요? 

 근데 마티는 그럴 수 있어요. 뭐 픽션의 인물이라도 인물은 인물인데 좀 찌질할 수도 있죠. 근데 문제는 스토리가 정말로 '웬디가 나쁘고 마티는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는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겁니다. 4-2에서 마티네가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계속 그랬어요. 마티는 이제 정말 양심의 가책과 스트레스에 지쳐서 남들에게 그만 민폐 끼치고 상황을 다 끝내버리려 하는데, 웬디는 대놓고 자기 입으로 이게 그냥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꿈이자 목표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일을 계속 키우죠. 그리고 그 결말은 루스의 죽음과 아들래미 살인자행. 험... 


 앞서 말 했듯이 루스의 죽음은 그래도 이야기의 논리나 메시지에 맞는 걸로 이해를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웬디에 대해선 지금도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캐릭터를 시궁창에 처박아야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와중에 마티에게만 그렇게 열심히 면죄부를 줄 필요가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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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로라 린니에게 흑화 연기 한 번 시켜본 게 너무 간지나서 작가님들이 웬디에게 과몰입하셨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 음. 글을 적다 보니 또 지나치게 흥분해 버렸는데요.

 사실은 결국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시청자들 토끼몰이(...)하는 작가들 역량은 참 대단했구요. 주역 배우들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잘 해줬구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루스의 죽음에 대해서도 머리로는 납득이 돼요. 워낙 몰입해서 봤다 보니 감정적으로 매우 빡칠 뿐이지. ㅋㅋㅋㅋ

 다만 마지막 시즌에서의 웬디와 마티 묘사 하나는 영 찝찝하고 이해가 안 되는군요. 전반적으로 엄청 몰입해서 열심히 달린 재밌는 시리즈였다 보니 이 부분이 더더욱 아쉽고 찝찝한 부분으로 남습니다. 나중에 배우들이나 작가진 인터뷰라도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웬디는 왜 그래야만 했을까...




 + 사실 루스의 사망 플래그는 최종 시즌 내내 노골적으로 펼쳐지고 있었죠. 계속해서 죽은 사람들을 보고, 백주 대낮에 육성으로 대화까지 나누고...; 제가 꽂힌 캐릭터가 아니었으면 초장부터 걍 '아~ 쟨 죽겠구먼 ㅋㅋㅋ' 하고 편하게 봤을 거에요.



 ++ 아, 다 모르겠고 그냥 랭모어 최후의 생존자 쓰리 랭모어군이 샷건 들고 쳐들어와서 마티네 다 쓸어 버리고 카르텔 보스 아줌마를 생매장하는 스페셜 에피소드를 보고 싶습니다. '더 라스트 오브 랭모어'라니!!! 간지 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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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니다.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니 어차피 조나가 다 처리하겠네요. 루스 죽은 것도 모르는 상태로 이미 살인 미소 킬러 등극했는데, 며칠 후에 루스 죽은 것 알게 되고. 그게 다름 아닌 본인과 엄마 탓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면 그게 조용히 넘어가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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