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올해) 6월 3일 조선일보에서는 '올해 1분기 소득 늘어난 가구는 상위 27.6%뿐…나머지는 줄었다'라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기사 읽어보면 통계청이 5월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에서 가계별 소득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27.5% 가구들의 총 소득이 증가했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기사는 현재 시점에서 183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상당히 영향력 있는 기사입니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제로 인해서 이득을 본 가구가 돈많은 집들이고 나머지는 오히려 손해봤다는 증거자료로 써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 중간에보면 "“소득을 10분위로 나눴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위 10%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고, 최소한 근로 소득에 관해서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도 줄어들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는 청와대 설명과 대조적"이란 이야기가 있는데 이 부분을 보면 이 기사가 암시하는 바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효과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사 아래에 링크를 보면 "최저임금 긍정효과 90%? 청와대 분석 미스터리"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차단한 대통령...내년도 대폭 오르나" "문대통령 "최저임금 정책, 긍정 효과가 90%" 등 최저임금이 제목에 들어간 기사를 엮어놓았습니다. 


최저임금제가 과연 국가 경제에 좋을까(나쁠까), 만일 좋거나 나쁘다면 누구에게 좋고 누구에게 나쁠까, 이론적으로는 어떻고 현재까지 나온 empirical papers는 어떤가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는 자료 분석 방법론에 대해서 캔자스 대학 김창환 교수가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 했기에 옮깁니다. 전체 포스팅이 워낙 잘 씌여져 있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조선일보 방법론의 가장 큰 문제는 가중치 (weighting) 적용을 안한 걸로 보임


김교수가 가중치를 주지 않고 분석을 해보니 조선일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가중치 적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내서 설명해주셨네요. 


2. systematic sampling에 문제 있었을 가능성 


2번의 경우 조선일보에서는 2017년과 2018년 표본 수가 다르다고 해서, 2018년 표본을 소득 순위별로 정렬한 다음에 같은 간격으로 일부 삭제해서 표본수를 맞췄다 (김창환 교수가 다운받은 경우 2018년 가구 샘플이 6,610개인데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6,115개라고 함. 이 샘플 수를 4,189개로 줄임) 고 합니다. 샘플을 다시 샘플링한 것이죠. 김창환 교수의 포스팅에도 적혀있지만 이렇게 표본이 다르면 percentile rank를 구하고 평균소득을 비교하겠죠. 저는 이 부분 읽었을 때부터 왜 이렇게 하지? 하고 의아했는데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3. 김창환 교수 방법론대로 하면 "70%에 이르는 가구에서 노동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90% 이상의 절대 다수의 가구에서 노동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친 경제활동 소득이 늘었다. 90%의 노동자의 소득이 늘었다는 문통의 발언과 일치한다."입니다.  


이 글은 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제를 옹호하려고 쓴 것도 아니고, 기사 작성자인 조선일보 조귀동 기자를 비난하려고 쓴 것도 아닙니다. 이 기사는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경제 정책의 단기 결과일지도 모르는 통계 해석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이론적으로 맞든 경험적으로 그르든 국가 경제를 위해서 차분하게 접근해야할 일입니다. 이건 '시답지도 않은 시비'가 아니고 조심스럽고 중요한 내용이죠. 데이터 분석의 프로가 시간을 내서 자료 다운받아 직접 분석을 했을 때는 원 기사 작성자도 일단 겸허히 듣는 게 낫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기사의 방법론에 오류가 있어 결론이 잘못 나왔다면, 사고(社告)를 통해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김창환 교수 블로그에 달린 댓글 보니 볼 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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