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바낭&스압)환경과 유전

2012.11.11 07:53

봉쥬 조회 수:1082

 

언제나 그렇듯 우울하고 침침한 글이니 미리 도망을.....

 

 

 

 

 

 

 

 

 몸살이 오는 바람에 약에 취해서 일찍 잤더니

조조영화나 보러나갈 시간에 깨버렸어요.

그랬더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 피어오르네요.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요즘 제 주변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어디서 친구가 자신의 딱한 처지를 보며 동정과 우월감을 드러내더라. (물론 어디까지나 글쓴이만의 느낌에 충실한) 는 글을 봤어요.

 

 

누군가에게 고민과 자기가 힘든점을 털어놓기란 생각보다 어려운일 같아요.

저는 집안 사정으로 반지하게 살면서 부터 급격하게 자격지심이 커지더군요.

물론 우울증이 같이 터져서 더 심했던 거지만...

 

이 시기 이후로 저는 여전히 반지하에 살고 있고

취업해서 지상으로 나가는 것이 목표가 되었죠.

정확히 말하면 독립해서 어머니와 조금 떨어져 지내는것.

 

 

여튼 저도 친구들에게 저런 느낌을 받은적이 있어요. 그럼에도 그냥 절박한 나머지

제 처지를 털어놓았던것 같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마음이 편안하다는 느낌보다는

뒤돌아서서 불편했던것 같아요. 내 자신이 약자같고.....어쩌면 인정하기 싫지만 약자가 맞을지도

나만 속얘기를 털어놓고 상대방은 별로 그렇지도 않았구요.

아마 제가 만족할 만큼의 행복충족조건이 이루어지기 전까진 이럴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기본적으로 외로움을 잘 타서 내 마음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 내가 먼저 꺼내기전에 자기 얘기를 꺼내는 사람은 드물더군요..

이런것에 대한 원망 같은것이 있어요.

그런데 누군가가 어려움이나 힘든점을 털어놓을때 본능적(?)으로 공감해주기보다는

어떻게 해결해주지 라는 마음에 이런저런 썰을 풀게되는건 사실인것 같아요. 저도 그런면이 있으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글이나 사진을 보면

여행도 다니고 행복하게 사는것 같아요.

저는 반지하에서 어떻게 살아보려고 이력서 쓰고 늦은나이에  학교 졸업하려고

끙끙거리고 있는게 요즘 새삼 서글퍼요.

이런 식의 생각이 좋지 않다는건 알아요.

저는 성당을 다니는데 처음으로 '행복해지고 싶다' 고 기도할만큼

힘드네요. 그전엔 어쩌면 스스로를 방치했나봐요. 이제와서 저런 기도를 하는거 보면...

 

요 몇년간 '내가 가진것에 감사하자'며 버텨왔는데

지금 제 자신의 객관적 상황이 마냥 감사히 받아들이기 힘든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내가 이런 처지가 되었다는 것에대한 분노와 자괴감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들었던지...

 

 

 

지난번 프랑스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이민이나, 유학을 생각하는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어요.

거기 가서 사는 삶도 결국 일상이 되겠지만...적어도 이곳의 삶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생각.

그렇지만 제 자신을 지금보다 나은 환경속에 살게 해주고 싶어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지만

 

저는 어머니와 좀 분리되어야 제 삶을 제대로 살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사실 머리로는 알았지만 엄마의 고난한 인생과, 저의 용기없음, 외로움 등으로

실천하기가 어려웠어요.

 

원래 알고있었지만 얼마전 제가 엄마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다는것에

너무 놀랐어요. 단순히 생각과 행동을 넘어서서 그냥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기분이요.

다시 실패해서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해도 , 저만의 삶을 살고싶다.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됐어요.

 

 

요즘은 작은것들을 굴려가며 점진적인 변화를 택할것인가

바로 용기를 내어 큰 변화를 택할것인가...의  사이에서 왔다 갔다해요.

20대의 저였다면 후자를 택하고도 남지만 그런 큰 변화의 문제점을 너무 잘 알기에

갈등이 되네요. 그치만 점진적인 변화를 견뎌내기엔 지치고 힘에 부칩니다.

 

 

 

그동안은 사람을 너무 끊고 살면 안좋겠다 싶어서 어떻게든 만날 기회가 되면

만났어요.

하지만 이젠 혼자 제 미래를 위해 집중해야할 때인것 같아요.

내가 다른사람의 행복에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요.

 

 

 

 

이러니저러니 닥치고 취업을 해야 뭐든 되겠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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