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전에 다녀왔는데, 세상 사람 다 벼르고 있다가 오늘 왔구나 싶을만큼 사람이 많았어요.

 

다행히 일찍 가서 처음에는 편하게 관람했는데 점점 사람이 몰려 들면서 나중에는

한 공간에 사람들이 네 다섯 줄씩 우르르 떼를 지어 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전시장 내부에서의 촬영은 금지라고 분명히 공지되어있고

거의 대부분의 전시장에서 그건 적용되는 일이고....

입구에서부터  말해주는데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사진을 찍어가는 사람이 많았어요.

 

특히 내내 선글라스를 착용한채 어느 노인과 전시를 관람하던 한 중년 아주머니는 소리 안 나는 똑딱이 디카도 아닌

찰칵 찰칵 소리가 엄청 크게 나는 폰카로 사진을 막 찍더라고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운 좋게 제지를 받지 않았는데 솔직히 폰에서 나는 찰칵 찰칵 그 소리가 좀 크잖아요,

저랑 동선이 계속 같아서 좀 거슬렸는데 멈추질 않더군요. 제발 좀 제지해줘, 싶더라고요. 그러나 안 걸렸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어떤 남자는 똑딱이 디카를 들고 갑자기 어디선가 막 튀어나와서

조명이 어두울 때 디카에서 내보내는 새빨간 불빛을 마구 뿜으며

작품 바로 앞에다 대고 사진을 찍고 갑자기 휙 다시 뛰어 도망가고

역시나 대학생인 것 같은 여자도 폰카로 찰칵!! 찰칵!!!! 계속 찍는데.....

그 셋만 그런 것도 아니어서,

관람하는 내내 저 쪽에서 찰칵

이쪽에서 찰칵

아주 배경음처럼 들리더라고요.

 

전 이해가 안되는 것이, 사진 촬영이 금지라고 하는 건 꼭 딱히 저작권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자는 의미도 있는 거 아닌가요?

아닌가, 그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전 그렇게 생각해요. 사람도 많은데 그러고 있으니 확실히 주의가 더욱 흐트러지더라고요.

차라리 소리 안 나는 어플 같은 거라도 깔고 슬쩍 슬쩍 찍어가면 방해가 안되잖아요.

왜 그렇게들 소리 내고, 불빛 내고, 이러면서 당당히 찍어가는지...

 

전시를 보면서 기록을 남기고 싶은 욕구는 저도 잘 알고 그게 뭔지도 알지만

그러라고 도록과 기념품이 있는 거잖아요? - 노파심에 수정해서 덧붙이자면 이 전시회에는 도록은 없고 아트북만 있습니다.

혹시 이거 보고 도록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있을까봐. 그러나 아무튼 다양한 기념품과 엽서 등을 팔고 있어요. -  

금지라고 굳이 콕 집어서 말해준 것을 또 콕 집어서 지키지 않는 그 심리는 뭐랄까,

좀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으로 보였어요.

 

그리고 전시장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조용히 말해야 되는 걸로 알고 있었고

지금까지 제가 다닌 모든 전시장에서는 심지어 다들 속닥이듯 살살 말했는데   

어떤 남자분은 자신이 팀 버튼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과시하지 못해 안달이 난 듯

굉장히 높은 데시벨로 마치 자신이 도슨트라도 하듯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더라고요.

몇 몇이 좀 안 좋게 쳐다보고 제 뒤에 있던 어떤 키 큰 여자분이 그 분 들으라는 듯이

아 정말 시끄럽네 매너 없어  이랬나 아무튼 뭐라고 그런 식의 말을 하며 (조용히 하랬는지 어쨌는지 매너 없다는 말은 똑똑히 들은 듯)

지나갔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크게 "에드워드 고리라는 작가가 있는데 말이야~"

(네 알아요 알아요 에드워드 고리 너만 아는 거 아니라고요..  하도 과시하듯 크게 말해서...)

 

전시장 내부에서 통화는 원칙적으로 금지일텐데

그 안에서 무슨 거래처랑 가격까지 이야기하며 큰 소리로 업무 전화 처리하시는 분도 있고...

멀쩡하게 복도가 엄연히 있고 1층으로 내려가 나가는 것만 아니면

언제든 복도에서 다시 전시회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데도

전시회 한가운데 서서....

 

팀 버튼의 습작이나 영화 관련 스케치 같은 것들을 무슨 뭐 대단히 엄숙하고 근엄한 분위기에서 보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상식 수준의 매너쯤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 나름 놀랐네요.

사람 많은 전시회는 몇 번 가 봤지만 그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팀 버튼전 가실 분들은 웬만하면 10시 땡 하고 가세요.

그래도 대략 1시부터는 슬슬 엄청납니다. 전 10시 반에 갔는데 돌다 보니 몰리는 시간과 겹치게 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리고 다 보고 오다가

전시 같이 갔던 친구가 갑자기

자긴 이제 아무리 봐도 ㅂ ㄱ ㅎ 가 뽑힐 것 같으니 어차피 자기가 해 봤자 안 되니까

추운데 그냥 집에나 있겠다고 하길래 이건 또 무슨 Dog소리야 하면서 투닥투닥대다가

너 때문에 한 표 차이로 지면 어쩔 거냐니깐 그 애는 또 이건 또 무슨 Dog소리 of Dog소리냐고 투닥투닥

결론은 투닥투닥대고 와서 더욱 괜히 전시회장의 비매너인들에게 분노를 투영하게 되네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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