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43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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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인도 영화일 거라 생각하고 틀었는데요. 그럴 수 있는 포스터 아닙니까???)



 - 포스터 이미지에 속으시면 안됩니다. 시작하자마자 워킹 타이틀 로고가 뜨는 영국 영화이고 배경도 런던이에요.

 우리의 주인공 '리아'는 런던에 사는 파키스탄계 가정의 막내딸입니다. 부유하진 못해도 가난하지도 않은 정도로 보이구요. 예술 대학을 갔다가 중퇴하고 집에 돌아와 놀고 있는 언니를 매우 몹시 사랑하는 귀여운 동생이에요. 본인은 고등학생인데... 이런 영화에 흔히 나오는 아싸 인생이죠. 자기랑 비슷하게 좀 오타쿠스런 친구 둘과 함께 인싸들과 티격태격하며 학교를 다니지만 딱히 기세에서 밀리지 않으니 괜찮구요. 본인의 꿈이 최고의 여성 스턴트가 되는 것이어서 유튜브 채널에 자기 언니 말곤 거의 아무도 안 보는 수련 영상 같은 걸 올리며 자기가 좋아하는 여성 스턴트 스타에게 '나 좀 제자로 키워주세요'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 기다리는 게 삶의 낙입니다. 물론 답장이 오진 않겠죠.


 문제는 어느 날 엄마가, 파키스탄계 커뮤니티에서 가장 부자에 가장 영향력 있는 아줌마네 집에서 열린 파티에 이 자매를 강제로 끌고 가면서 시작됩니다. 그 집의 잘 생기고 섹시하며 매너 좋은 의학 박사 젊은이가 신부감을 찾기 위해 연 파티인데. 아니 이 인간이 우리 언니에게 반했네요. 그리고 우리 언니도 그 놈에게 반해버렸네요!!! 예술가가 되어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불꽃 같이 살아야 할 언니가 부잣집 며느리로 팔려가다니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리아는 언니 결혼 훼방 작전을 펼치겠죠. 일단 시작은 이렇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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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맨의 꿈을 갖고 맨날 연습하는 어린 동생 & 예술가의 꿈을 품고 살다 현실에 부딪혀 좌절한 언니. 하지만 어쨌든 서로 끔찍하게 위하는 자매... 구요.)



 - 썸네일만 보고 인도 영화일 줄 알았어요. 근데 워킹 타이틀 로고가 뜨고. 영화가 시작하니 다들 영어를 쓰고 있고. 원어로 바꿔서 들을 거야! 하고 메뉴를 눌러 보니 원어가 영어입니다? 게다가 조금 후에 대사로 인도도 아니고 파키스탄 사람들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죠. 심지어 배경은 런던이네요. 뭐 이렇게 혼란스럽게 시작한 영화 감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이렇게 헷갈릴만 했다구요... 직접 영화를 보시면 아마 제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을 걸요. ㅋㅋㅋ


 그러니까 파키스탄계 영국인 여성 감독이 파키스탄계 영국인 배우들과 함께 만든 파키스탄계 영국인 여성들의 이야깁니다. 그쪽 분들이 시대에 맞지 않게 굉장히 보수적인, 특히 여성의 삶에 대해 억압적인 문화를 갖고 있나 보죠. 영화의 테마가 그거거든요... 까지 적다가 '파키스탄 여성 인권'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음. 무식해서 죄송합니다. ㅠㅜ 그나마 본토는 아닌, 영국에서 살아가는 이미 영국인이 된 파키스탄 사람들 이야기라서 이 정도로 끝났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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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핏줄이야 어쨌든 멘탈은 온전한 현대 영국 녀성인 둘째 입장에서 언니가 갑부집 느끼 미남에게 '팔려가는' 상황은 전혀 달갑지가 않을 수 밖에요.)



 - 그래서 여성주의적이고, 특히 파키스탄의 후진 여성 인식과 지위에 대한 풍자를 핵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입니다만. 장르는 엄연히 코미디입니다. 그것도 하이틴 성장극이요.

 그리고 그게 잔잔한 코미디가 아니라 대책 없이 막 나가며 '웃어라!!!' 라고 외치는 코미디에요. 시작부터 끝까지 이야기는 현실성을 저 멀리 던져 놓고 강-강-강-강-강으로 달려가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웃겨야 한다!'는 목적을 잠시도 잊지 않아요. 그리고 그게... 웃깁니다. ㅋㅋㅋㅋ 

 근데 이 영화의 웃김에 대해선 뭐라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네요. 그냥 감독님이 센스가 되게 좋으신갑다... 했습니다. 왜 뻔한 얘기도 남들보다 재밌게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의 만담을 듣는 기분이 드는 영홥니다. 거의 예측 가능한 개그들로 일관하는데도 그냥 웃음이 나와요. 뻔하거나 썰렁하단 기분 잘 안 들구요.


 그리고 그렇게 웃기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파키스탄 여성들의 한숨 나오는 현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되게 건전하고 바람직한 이야기를 하는 계몽 코미디구나! 라는 생각은 드는데 암튼 웃기거든요. 재미있구요. 아주 잘 만든 계몽&고발&응원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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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성장 코미디니깐 당연히 모자란 친구들이 출동해야죠. 참 뻔한 캐릭터들인데 오묘하게 웃기고 쉽게 정이 붙습니다. 만든 사람의 센스겠죠.)



 - 장르 분류를 보면 액션/코미디라고 되어 있는데요. 실제로 액션씬이 많이 나옵니다. 주인공 리아의 희망 직업을 핑계로 삼아서 자꾸만 매트릭스 패러디 같은 스타일로 '웃기는' 격투 액션씬들이 나오는 거죠. 막판엔 정말 정색한 액션씬도 좀 나오고 그럽니다만 일단은 씐나게 웃기려는 식의 액션이에요. 그러니 정통 액션물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마시구요. 그래도 웃기는 역할, 유쾌하게 분위기 띄워주는 역할은 충분히 잘 해줍니다. 특히 클라이막스의 (나름) 대규모 액션씬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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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우드 스타일! 도 막판에 한 번 나와줍니다. 다만 보시다시피 좀 격투기 품세 느낌이랄까... ㅋㅋㅋ 생각해보면 이것도 의미가 있겠구요.)



 - 아주 비현실적인, 게다가 코미디의 틀을 활용하는 이야기지만 담겨 있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깊고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상대하게 되는 빌런의 정체와 그 사연 같은 걸 보면 이게 허투로 만든 캐릭터가 아니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그렇게 메시지를 알차게 담아 놓은 가운데 뭐... 그냥 웃기고 즐겁고 신나는 코미디 영화이기도 해요.

 그러니 여성 중심 서사 좋아하는 분들, 페미니즘 메시지 잘 담아낸 장르물 좋아하는 분들,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좀 모자란 캐릭터들 나와서 꽁냥거리는 거 좋아하는 분들... 혹은 뭐가 됐든 암튼 그냥 즐겁고 웃기는 영화 좋아하는 분들까지 다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근래... 를 대충 한 1년까지 잡아도 그동안 본 영화들 중 가장 '즐겁게' 봤어요. 넷플릭스에 뭐 볼 거 없네... 라는 생각 하시는 분들은 그냥 속는 셈 치고 한 번 틀어보시길. 물론,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ㅋ




 + 이러나 저러나 쓸 데 없이 긴 글이지만 제 글치곤 조금 짧은 편입니다. 스포일러스런 내용은 아예 언급을 안 하려다 보니 할 말이 없어져서요. 하하;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만. 어지간하면 읽기 전에 영화 한 번 틀어보시고 영 취향에 안 맞는다 싶으면 읽으세요. ㅋㅋ


 리아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언니의 신랑감을 다방면으로 털어 보지만 정말 먼지 하나 안 나오구요. 마지막 수단으로 한밤중에 신랑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가 이 남자가 바람둥이라는 가짜 증거를 심어서 모함을 해서라도 결혼을 막겠다는 파렴치한 결심을 합니다. 친구들은 이런 리아에게 질려서 떨어져 나가구요.

 근데 침입했던 리아는 현장에서 신랑 엄마에게 발각되고. 그 와중에 발견한 증거라고 믿었던 신랑의 결혼 사진은 사별한 전 아내의 사진이었으며, 그 사실을 이미 언니는 다 알고 이해를 한 상태였죠. 결국 리아는 언니에 집착한 미친 x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이제 다 포기하고 언니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 신랑 엄마에게 사과하러 그 집을 찾은 리아는 신랑 엄마의 극진한 환대를 맞으며 얼떨결에 미용 접대를 받는데. 그러다 왁싱 코스에 들어가니 갑자기 신랑 엄마가 본색을 드러냅니다. 난 내가 원하는 건 다 얻는다! 매운 맛 좀 보시지!! 깔깔깔... 이렇게 빌런 포스로 웃으며 리아를 조롱하는 가운데 왁싱 기술자들은 엄청 아프게 리아를 괴롭히구요. 결국 현장에서 기술자들을 다 때려 눕히고 도망치던 리아는 대저택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하실의 수상한 시설을 발견합니다. 거기 있던 컴퓨터를 대충 이리저리 만져보던 리아가 알게 된 것은, 초반에 그 집에서 열었던 파티 때 이 남자가 그 곳에 방문한 여성들의 dna, 엑스레이 등을 수집해서 그들의 자궁 건강(...)을 평가해 놨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우리 언니가 수퍼 1등!! 게다가 거기에 '숙주로 최적' 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으니 더욱 환장하겠죠.


 하지만 당연히 아무도 리아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결국 리아는 친구들에게 찾아가 읍소하며 다시 손을 내밉니다. 그리고 순박하기 그지 없는 친구들은 리아의 저 황당한 말을 다 믿어주고서 더 황당무계한 계략에 동참을 해요. 결혼식장에서 리아 언니를 마취한 후에 강제로 유괴해버리겠다는 것... ㅋㅋㅋ


 그리고 거기에 성공합니다. 먼저 리아가 축하 댄스 무대를 펼쳐서 사람들 시선을 끌고, 그 동안 신부 대기실에 혼자 있던 언니를 친구들이 가서 마취해서 데리고 나오죠. 근데 그 와중에 리아가 신랑 엄마와 독대하게 되는데 이 엄마가 또 절정의 무공을 자랑하는 고수였군요. 리아를 신나게 두들겨패며 신랑 엄마는 자신만만하게 음모를 다 털어 놓습니다. 나도 꿈이 있는 소녀였지만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강제로 결혼하고 바로 애를 갖게 되었다. 내 꿈과 가능성은 그걸로 다 날아갔고. 하지만 나의 완전 소중한 사랑스런 아들래미는 학자가 되어 그런 나를 위해 두 번째 삶을 준비해주기로 했다. 그러니까 내 유전자를 복제한 아기를 만들겠다는 것! 다만 거기에는 아주 튼튼 건강한 자궁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니 언니!!! 뭐 이런 황당한... ㅋㅋ


 이후에 한참 더 이어지는 소동은 대략 생략하구요. 결국 리아는 친구들과 함께 결혼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언니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린 후 둘이 도망을 칩니다. 마지막까지 다시 등장해서 앞길을 가로막는 모자는 엄마는 리아가 영화 내내 연습하던 공중 회전킥으로, 아들은 언니가 분노의 발길질 연타로 물리치고 오픈카를 몰고서 현장에서 떠나요. 그러고 차에서 깔깔 웃으며 대화 나누고, 중간에 식당에 들러서 맛나게 햄버거도 먹고, 강변에 차를 세워두고 대화를 나누다가... 영화 내내 리아가 팬질을 하던 스턴트 스타에게서 드디어 답장 메일을 받습니다! 그동안 마블 영화 찍느라 (ㅋㅋ) 바빠서 메일 못 읽었다며 너 참 맘에 드니 한 번 만나서 브런치라도 하자네요. 자매는 너무 씐나서 브! 런! 치!!! 브! 런!! 치!!! 라고 외치며 강변에서 막춤을 추다가. 영화 내내 실패하다 방금 빌런에게 딱 한 번 성공했던 공중 회전 차기 영상을 다시 찍기로 해요. 그리고 리아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영화 내내 반복했던 대사를 다시 들려주네요. "내가 분노다!" 이어지는 돌려차기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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