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9 17:35
0. 레 미제라블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예술작품으로도 손가락 꼽고 있습니다. 아무런 기대도, 정보도 없었던 2007년 웨스트엔드 퀸즈극장의 레미즈. 3시간 동안 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영화판 레 미제라블은 제가 올해 가장 기다리던 작품이었고, 제가 가장 빨리 볼 수 있었던 어제 밤에 관람했습니다.
1. 우선 제게 무대의 레미즈와 스크린의 레미즈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전자가 인물의 설레임과 분노와 의지와 절망을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뛰어난 멜로디와 배우들의 노래에 비중을 두고 있다면, 후자는 아무래도 배우의 노래실력의 차이로 인해 전자의 장점이 발휘되지 못합니다. 대신 이 영화는 체감상 8할이 넘는 샷을 클로즈 업으로 잡으면서 잔재주없이 배우들의 연기에 무게를 실어줍니다. 특히 팡틴과 에포닌의 메인 테마라 할만한 I Dreamed a Dream과 On my own은 거의 표정만 잡는 절절한 원테이크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꽤나 효과적이었습니다. 뮤지컬극이 아닌 영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입니다.
2. 3시간 가까운 원작은 모든 대사가 노래로 구성된 송스루 뮤지컬입니다. 우선 송스루 뮤지컬을 거의 그대로 영화화 한 적이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렌트는 주요 곡들 외에는 거의 대사로 처리했습니다. 레미즈는 원작의 멜로디를 살린다는 점에서는 어느정도 성공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보통 관객들이 얼마나 좋아할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이 국내에서 롱런할지 의문입니다.
인지도가 있는 주요 넘버들은 온전히 살아남았습니다. 단 뮤슈 테나르디에의 Dog eat dog이 한소절만 남기고 사라진 건 좀 아쉽더군요. 주요곡 사이사이의 노래들은 축소된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같은 멜로디에 다른 가사로 변경된 경우도 보입니다. 곡의 순서도 변화가 있습니다. I Dreamed a Dream, Stars, On my own 모두 원작과는 다른 시간대에 불려집니다. 원작의 팬이긴 하지만 이런 정도의 변화는 흠이라고 생각 안합니다. 아 장발장의 신곡은 정말 좋았습니다.
3. 오리지널 런던 캐스팅의 장발장인 콤 윌킨슨 할아버지는 주교로, 에포닌인 프란시스 러펠은 러블리 레이디 중 한명으로 나옵니다. 잘은 모르지만 그 외에도 상당수의 역대 원작 출연진이 영화에 출연한다고 하더군요. 앙상블들이 더 노래를 잘하는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4. 일단 한 두번 정도는 더 보고 싶습니다. 화면보다는 소리가 좋은 곳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5. 생각해보니 예고편에서 마리우스가 에포닌이 저 여자는 누구지? 코제트. 하는 장면이 나왔었는데요. 정작 본편에선 안 나오죠. A heart full of love 씬에서야 서로 통성명하니깐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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