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0 02:10
0. 잠도 오지 않는 밤. 어쨌든 듀게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고맙습니다, 다들.
1. 요 며칠 일이 손에 안잡혀서 혼났어요.
육아도 제대로 안되고, 제가 애를 보는 게 아니라 애가 저를 보는 지경.
얼른 선거가 끝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결과는 이 모양이네요.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들이 1번 지지자라서 저들이 뭐라고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죠.
그걸 '설득'해서 바꾸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에 굉장히 괴로워했습니다. (듀게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글도 올렸었죠.)
애초에 뭘 설득하는 걸 잘 못해요. (영업 같은 건 아마 절대 못할 겁니다.)
근데 그게 이렇게 한스럽기는 처음이에요.
가족같은 사람들이 많지 않길 바랐는데.. sns나 듀게의 동향은 그렇지 않았는데..
현실은 역시 저들이 더 많다는 것..
다행이라면 제가 뭘 어떻게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 정도일까요..
결국 또 지긋지긋한 지역이구나.
전 이번 대선이 지성vs반지성 구도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착각이었어요. 정말 변하지도 않네요.
2.밑에 이원재 소장님 글도 그렇고 요즘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에요.
대체 이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건가...
그리고 이런 큰 일(4천만 유권자라니 사실 전 감도 안잡혀요)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도 적은데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너무나 크고
안 보고 살 수도 없고 삶에 영향을 너무 많이 미치네요.
이 에너지 낭비 너무 심한 거 아닌가. 뭔가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려볼 수 없을까.
좀더 작은 일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해 볼 수는 없을까.
내가 파악 가능하고 시작과 끝을 볼 수 있는 그 정도의 프로젝트에서...
그런 성취 없이 계속 이런 큰 정치 담론에 휘둘리다가는 말년에 너무 허망할 것 같아요.
그게 뭐가 될 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선거를 전부 안하겠다거나 정치 무관심으로 돌아서겠다는 이야긴 아니에요..
정말 이젠 자야겠네요. 다들 안녕히 주무시길. 꿈도 없는 잠이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