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임캅 - 1994년작이지만 한국엔 95년에 개봉했네요. 런닝타임 98분에 스포일러는 크게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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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액션 영화 치곤 성의 넘치는 포스터!)



 - 일단 남북전쟁 시절, 한 명의 괴한이 남군의 금괴 소송대를 털어 버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근데 이 양반 현대 무기로 무장하고 있네요.

 장면이 바뀌면 1994년, 뭔가 높은 분들 회의 같은 곳에 좀 낮은 사람이 막무가내로 끼어들어서 황당한 소리를 해요. 니들도 아는 유명 과학자가 사실 시간 여행을 연구 중이었는데 성공했다. 근데 그걸 이미 악당들이 써먹고 있다. 독일에서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금괴를 지불하고 무기를 대량 구매했는데 그게 미국 남군 것이며 내가 진품이라는 거 확인했다. 앞으로 이런 범죄가 많아질 테니 특별팀 결성해서 막아야 한다. 예산 내놔라. 그리고 우리의 '높은 분들'은 즉각 허락해버리네요. 런닝 타임을 아끼는 센스. ㅋㅋㅋ

 또 장면이 바뀌면 드디어 반담이 나와요. 부부가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는데 괴한의 습격을 받고 결국 반담은 간신히 살지만 그 아내는 죽습니다. 절규하는 반담.

 그러고 또 장면이 바뀌면... 아, 그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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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중요한 건 반담이 발차기를 한다는 겁니다. ㅇㅇ)



 - 그러니까 뭔가 티비 시리즈 한 시즌의 요약판 같은 스타트입니다. 듬성듬성 중요한 덩어리들을 앞뒤 연결 없이 툭툭 던져주는 요 도입부만 봐도 대충 영화의 완성도는 짐작이 가죠. 중반을 넘어가면 많이 나아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예 다른 영화가 되어 버릴 순 없으니까요. 런닝타임이 대략 15~20분만 더 주어졌어도 훨씬 나아졌겠지만 애초에 만드는 사람들도 크게 신경 안 썼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워낙 그 시절엔 관객들도 그렇게 꼬치꼬치 따져가며 보지 않고 많이 관대했으니까요.


 어쨌든 그래서 반담이 그 시간여행 범죄 대책반의 요원이 되어 활약하겠죠. 그러다 흑막을 만날 거고, 결국 아내의 죽음을 다시 맞닥뜨리게 될 거고 아마도 이 둘은 하나로 연결이 되겠죠? 그러는 과정에서 시간 여행물에 즐겨 나오는 패러독스들이 재미 거리로 던져질 거고, 어쨌거나 핵심은 반담의 발차기와 다리 찢기일 거구요. 그렇게 모든 게 예상대로 흘러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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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2004년! 미래의 자동차다!!!!!)



 - 그 두 가지, 시간여행물의 재미나 반담의 발차기 모두가 헐겁고 싱겁습니다. 애초에 반담 영화가 그렇죠 뭐. 유명세에 비해 거의 철저할 정도로 B급 영화들에서 활약했던 사람이잖아요. 감독인 피터 하이암스도 나름 유능한 고용 감독이었지만 딱히 거장도 아니고 스타일리스트도 아니고 그냥 주어진 역할을 기대치만큼만 해내는 감독이었구요. 진짜 아무 기대가 없었고 영화 퀄도 딱 그만큼입니다만, 이걸 굳이 제가 챙겨 본 이유는 그 시절에 극장 가서 이 영화의 예고편을 여러 번 봐 놓고 정작 본편은 안 봐 버린 기억 때문이었어요. 그 시절 기준 예고편은 나름 재밌어 보였거든요. 27년만에 고민 해결! ㅋㅋㅋ


 (문제의 그 예고편입니다. ㅋㅋ)



 - 할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영화 두 편 이야기를 글 하나로 묶어 버리기로 결심한 것도 이 영화 때문이구요. 

 뭐 재미가 아예 없지는 않아요. 시간 여행물이면 모두가, 아무나 줄 수 있는 딱 그 만큼의 재미는 있어요. 물론 그런 정상적인 재미보단 명색이 시간여행 범죄 전담반이라는 사람들이 타임 패러독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등의 멍청한 각본과 유치찬란한 그 시절 기준 미래 기술들을 구경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가 더 크긴 합니다만. 하지만 저처럼 무슨 추억이나 사연 같은 게 없는 분들이 굳이 챙겨 볼 이유는 정말 1도 없는 영화라는 거.



 + 빌런으로 론 실버가 나옵니다. 이 분도 은근 추억의 배우죠. 그 외에도 조연진이 은근 화려(?)합니다. 그러니까 스타는 아닌데 당시 B급 영화에 단골로 비치던 얼굴들, 그리고 요즘까지도 이 작품 저 작품에 대략 비슷한 캐릭터들로 꾸준히 얼굴 비추는 분들이 많아서 의도치 않게 반가운 시간이었어요. ㅋㅋ 개인적으론 '미스터 로봇'에 상담사로 나왔던 양반의 젊은 시절 쌩쌩한 모습을 본 게 가장 신기했네요. 그 외에도 뭐 '페리스의 해방' 여주인공도 나오시고 '맥가이버'의 맥가이버 친구 잭 달튼도 나오고 뭐뭐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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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뭐하시나... 했더니 이미 세상을 뜨신 론 실버님의 명복을. 미아 사라도 은퇴한지 한참 됐군요.)



 ++ 이 영화를 본 김에 장 클로드 반담에 대해 좀 검색을 해봤는데요. 'JCVD'라는 자학 개그성 영화 하나가 평이 되게 좋던데 벨기에 영화라 그런지 구해 볼 길이 없어서 아쉽구요. 그와 정 반대 방향의 시리즈 아마존 프라임의 '장 클로드 반 존슨'도 조금 호기심이 생기긴 하는데 뭘 굳이...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사생활 면에서 대체로 찌질한 내용들이 많네요. 사실은 싸움 잘 못 하면서 너무 나대고 다녀서 두들겨 맞고 망신 당한 에피소드들이라든가. 여자들은 닭장 속의 암탉처럼 집에서 애를 낳고 키워야 한다는 소신(...)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든가 등등. 사실 평소에 별로 이 분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벨기에 사람이란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영화 초반에 영어 발음으로 책 잡히는 개그가 나와서 검색해봤죠.




2. 퍼니셔 응징자 - 개봉 정보가 좀 특이합니다. 1989년 서독(...) 개봉, 1990년 한국 개봉, 1991년 미국 개봉이래요. 런닝타임은 89분.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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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로 '저지 드레드' 포스터에 옮겨도 아무 문제가 없을 광고 카피네요)



 - 마피아 보스가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디스 이즈 어메리카!!! 를 외치며 호탕한 웃음으로 귀가한 이 양반은 곧 참 움직이기 불편해 보이는 가죽 패션으로 무장한 괴한에게 보디가드들과 함께 도륙당하구요. 알고 보니 '퍼니셔'라고 불리는 1인 자경단이 지난 5년간 이 조직 사람들은 150명 넘게 죽여오고 있다네요. 그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지만 추억의 배우 루이스 고셋 주니어가 연기하는 우리의 형사 한 분께선 그 분이 자신의 동료였던 프랭크 캐슬이라고 믿고 있어요. 요 갱단에게 가족을 몰살 당하고 복수하는 중이라는 거죠. 뭐 다들 아시는 '퍼니셔'의 배경 스토리이고, 이렇게 가족 복수하는 영화가 되겠구나... 하는 순간 갑자기 일본 망가 속 닌자, 사무라이 스킬을 쓰는 정체 불명의 조직이 퍼니셔와 마피아 사이에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안드로메다로의 항해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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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스러운 갑분야쿠자 전개)



 - 내친 김에 그 시절 B급 액션 무비 중 못 보고 늙어 버린 걸 하나 더 보자. 라고 생각해서 고른 영화입니다. 사실 이게 '타임캅'보다는 더 보고 싶었어요. 그 시절 스틸샷들로 접했던 돌프 룬드그렌의 모습이 꽤 간지나기도 했고. 또 이 캐릭터 자체가 나름 매력적이잖아요. 복수와 응징을 대놓고 캐릭터의 핵심으로 삼고 활동하는 히어로이니 최소한 대리 만족 환타지 같은 거라도 충분할 것 같았구요. 그래서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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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처럼 몰려오는 한 남자의 분노를 보고 싶었다구요!!!)



 - 서두에 적었던 저 전개가 좀 문젭니다. '퍼니셔'가 주인공인 첫 번째 영화에서 사람들이 기대할 게 뭔가요. 당연히 복수겠죠? 근데 영화가 거기로 안 가요. 난데 없이 절정 기량의 전투 요원들로 무장한 야쿠자 조직이 미국에 상륙해서 주인공이 죽여야할 마피아 조직원들을 막 학살하구요. 그 와중에 조직 간부들의 어린 자식들을 납치하는데, 우리 프랭크 캐슬 a.k.a. 퍼니셔님께서는 그 소식을 듣고 애들을 구하러 다니네요. 엄(...) 

 결국 퍼니셔의 복수극은 도입부에 10분, 막판에 5분 정도 나오는 게 전부이고. 나머지 런닝타임 중 또 절반은 마피아와 야쿠자의 싸움. 나머지 절반은 퍼니셔의 어린이 구출 작전입니다. 아니 장난하십니까 휴먼? 도대체 누가 이런 걸 기대하고 '퍼니셔'를 보냐구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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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아쁜 일본인들이 우리의 어린이를 위협한다! 우리의 미래를 지켜다오 퍼니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타임캅' 보단 여러모로 훨 낫습니다. 일단 젊은 시절 돌프 룬드그렌은 덩치도 압도적이거니와 얼굴도 꽤 잘 생겼고 결정적으로 '퍼니셔' 이미지와 썩 잘 어울립니다. 가죽가죽한 옷차림으로 오토바이 몰고 부릉부릉 돌아다니는 모습만 봐도 뭔가 멀쩡한 방향으로 괜찮은 영화 같은 착시가 생기구요. 또한 돌프 룬드그렌은 장 클로드 반담따위보다 훨씬 좋은 액션 배우에요. 배우 데뷔 전 무술 커리어를 따져봐도 비교가 안 되기도 하고,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액션도 훨씬 진짜 같아서 맞는 사람 진짜로 아파 보이게 폼이 납니다. 심지어 그냥 연기도 반담보단 나아 보였...


 그리고 캐릭터빨이 있잖아요. 단순무식하지만 그래도 효과적으로 잡혀 있는 설정의 퍼니셔 캐릭터 덕에 '타임캅'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수준의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이 쪽 이야기가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고 그렇습니다. 지금 결과물보단 훨씬 피도 눈물도 없는 면을 부각시켰어야 했을 것 같긴 하지만 뭐. 흘러간 B급 액션 영화에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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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간지는 나거든요.)



 - 쌩뚱맞게 야쿠자 조직이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게 기대에 어긋나서 영화의 재미를 깎아 먹긴 했지만, 또 다른 쪽으로 재미를 주긴 했습니다. 1989년이니 한창 일본이 리즈를 구가하며 '라이징 선'으로 미국인들의 걱정거리였던 시절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류의 영화들이 참 많이 나왔고 이 영화도 그 중 하나였던 거죠.


 그래서 이 영화 속 일본인들은 참으로 자비심 없이 다뤄집니다. 그냥 이해불능의 악의 무리들이에요. ㅋㅋ 도대체 왜 저러는지 알 수 없는 나쁜 짓들을 계속 합니다. 근데 또 나름 성의는 있어서 복장이나 무기, 차림새 같은 건 그럴싸하게 표현해 놨고 덕택에 클라이막스의 액션도 나름 재미란 것이 있습니다. 실제로 무술 실력이 상당해 보이는 스턴트들이 우루루 나와서 실제 무술 고수였던 돌프 룬드그렌과 싸우는 전개이고 격투 안무도 그 시절 B급 무비 치곤 준수하더라구요. 아주 약간은 '킬빌' 파트 1 하일라이트 씬의 저렴이 버전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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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최종 빌런이 다 여성입니다. 일본만 걱정되는 게 아니었던 걸까요. ㅋㅋ)



 - 나름 괜찮게 봐서 다 보고 나니 아쉬워지는 영화였습니다. 속편에 들어가야할 내용으로 1편을 만들었다는 느낌? 그냥 딥 다크한 복수자로 마피아 때려잡으며 원수 갚는 내용으로 1편을 만들고 요건 속편으로 나왔음 괜찮았을 텐데요. 시작과 끝은 꽤 그럴싸한데 중간 부분에서 내내 딴소리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각본가님 불러다 놓고 해명 시키고 싶더라구요. 일본이 아무리 밉고 걱정되셔도 '퍼니셔' 영화 1편을 요렇게 만들어 버리면 안 되시지 말입니다? ㅋㅋ

 어쨌든 그럭저럭 잘 봤어요. 돌프 룬드그렌이 더 훌륭한 영화들에서 역할을 많이 맡지 못했던 게 아쉬워지는 기분까지 아주 살짝 들었네요. 하하;




 + 사실 두 영화를 본 후 "이제 반담과 룬드그렌이 함께 나온 '유니버설 솔저'를 볼 차례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요건 유료더라구요. ㅋㅋㅋㅋ



 ++ 둘 다 '시즌' 서비스로 봤습니다. 내친 김에 그 시절 B급 히어로 3대장이자 보스격이었던 스티븐 시걸 영화도 하나 볼까 했는데 유명한 작품이 하나도 없고 죄다 21세기에 나온 정체불명 초듣보 영화들 뿐이라 포기했어요. 



 +++ 어쨌든 돌프 아저씨는 참 멋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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