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이고 에피소드 아홉개로 된 시리즈인데 한 편당 길이가 10분(!) 내외입니다. 장르는 드라마.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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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포스터에 살짝 뻥이 있네요. 에피소드가 아홉개라 저렇게 적었나 본데 1번 주인공이 9에서 재활용되기 때문에 사형수는 8명 나옵니다.)


 - 그러니까 형식이 좀 튀는 편입니다만. 구태여 설명을 해보자면 '블랙필즈'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오는 '숏폼' 형식의 시리즈들 중 하나라는데... 
 그냥 '웹드라마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다만 이 작품의 경우엔 각 에피소드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옴니버스식 구성이기 때문에 그냥 극장용 영화 한 편 정도 되는 분량의 단편 모음집 같은 거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하겠구요.

 제목 그대로 여성 사형수들의 이야기라는 게 이 시리즈의 테마구요. 대략 사형을 하루 정도 남겨 놓은 시점에서 그들이 겪는 상황들을 이것저것 다양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가족 면회, 마지막 식사, 사형 장소로의 이동, 종교인과의 마지막 접견 등등을 거쳐서 마지막 소재로는 사형 집행 자체가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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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가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감옥이 배경인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우중충 갑갑!!!)


 - 처음엔 살짝 다큐멘터리 분위기... 가 나다 말구요. 다큐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부턴 '실화 소재인가?'가 궁금해졌었지만 확인해 보니 아니네요. 그냥 순도 100% 픽션입니다.

 해거 벤-애셔라는 여성 감독이 직접 쓰고 연출한 여성들의 이야기답게 사회 구조의 피해자로서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는 얘긴 아니구요. 다 보고 나면 결국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사형 제도 그 자체, 그것의 비인간성(참 애매한 소리지만;)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폐지하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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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말라구요!)


 - 요 아홉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형수들은 모두 다 흉악범입니다. 당연하겠죠. 괜히 사형 선고를 받았을 리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좀 특이한 점이라면 에피소드가 다 끝난 후에야 자막으로 그들의 죄를 보여준다는 거에요. 에피소드 진행 중에 보여지는 그들은 다들 인간적이고 짠하고 안타깝기 때문에 10분간 감정 이입해서 보고 나면 자막이 이러는 거죠. '방금 잔뜩 몰입해서 보신 갸는 아무 죄 없는 부부와 갓난 아기까지 직접 자기 손으로 죽인 애랍니다.'

 어찌보면 살짝 사악함을 넘어서 관객들로하여금 깬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는 구성인데, 다행히도 그 전에 보게 되는 드라마들이 상당히 탄탄해서 그 자막을 본다고 '우왕 홀랑 깬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되진 않습니다. 대체로 감정을 절제하며 무덤덤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서서히 울컥 기운이 쌓이는... 이런 식의 전개로 그냥 그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도 결국 다 같은 사람이다. 라는 흔한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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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분들이 그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은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는 거. 사실 살짝 반칙이기도 하죠. ㅋㅋ)


 - 단편 모음 형식이니 당연히 에피소드별 편차는 있습니다. 메시지 전달을 위해 캐릭터를 너무 뻔하게 잡았다 싶은 이야기도 있고, 결말이 너무 쉽게 간다 싶은 것도 있구요. 또 어떤 건 살짝 의도를 모르겠다 싶은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연출과 훌륭한 (대부분 어디서 뭐하시던 뉘신지 모르겠지만 ㅋㅋ)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에피소드당 10분이라는 짧은 런닝타임의 가호를 받아 한 번에 정주행할만한 매력은 충분하구요. 또 그 중에 상당히 강렬한 이야기들이 박혀 있어요. 이 시리즈에 별 관심이 안 가는 분이라고 해도 '볼 수 있으면 함 보세요!' 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ㅋㅋ 콕 찝어 말해서 저는 에피소드 2와 3이 정말 좋았습니다. 조금만 더 좋았다간 신파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을지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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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것이 그 에피소드 3번. 뭔 내용인지는 당연히 안 알랴드립니다.)


 - 짧은 런닝 타임 때문에 주인공들 캐릭터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부족한 것인데요.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이 시리즈의 각본은 내내 관객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잔재주를 부립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물들간의 소소한 대사 몇 마디, 주고 받는 눈빛, 그리고 배경의 소품 같은 걸로 '뭔가 있다'는 암시를 던지는 식이죠. 사실 어설프게 시전했다가는 시원하게 망하기 좋은 트릭인데 이 시리즈에선 대체로 잘 먹히는 편이에요. 이런 힌트들이 세심하게 잘 배치되어 있기도 하지만 뭣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습니다. 확 몰입해서 본 에피소드가 몇 개 있는데 그러면서 '대체 이 캐릭터를 몇 분 몇 초나 봤다고 이렇게 이입되나' 같은 생각이 들어 살짝 투덜거렸네요. 뭔가 사기 당하는 기분이랄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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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없는 시리즈라 짤 구하기 힘들어서 긴급 투입한 출연진 모듬샷! 가운데 산발하신 분은 감독님입니다. ㅋㅋㅋ)



 - 다시 말씀드리지만 방향성이 아주 확고한 시리즈입니다. 중립이라든가 객관적이라든가 그런 거랑은 거리가 먼, 좀 삐딱하게 보면 사형제 폐지 홍보 영화 같은 이야기구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준수하면서 몇몇 에피소드들의 강렬한 훅이 있는 드라마들이 자잘한 불평 불만을 집어 넣게 만드는 시리즈였습니다.

 특히 앞서 말한 에피소드 2와 3. 요 두 개의 이야기를 본 것만으로도 전 충분히 만족했네요. 다만 '시즌 독점'이라는 장애물이... ㅋㅋ 
 혹시 시즌 서비스 이용 중이시라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아시다시피 제가 이런 건전한 거 잘 안 보고 특히 눈물나는 류의 이야기는 일부러 피해다니는 사람인데요. 이거 보다가 딱 한 번은 하마터면 눈물 날 뻔 했다는 거.



 + 제 짧은 지식으로는 출연진 중 가장 유명한 스타님은 아마 이 분이 아니었을까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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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 딕키. 사실 이름은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해봤지만 '윈터스 본', '흔적 없는 삶',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등 좋은 작품들에 자주 얼굴 비치는 분이시죠.


 ++ 글 하나 올릴 때마다 '이번엔 사진 잘 올라갔나?'가 궁금해지는 게 상당히 귀찮습니다만.
 이번엔 자동 저장을 안 했으니 잘 올라가겠죠. ...그렇겠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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